머리식히기

행복이란?

부산갈매기88 2009. 7. 28. 10:05

그의 집은 아주 가난했다. 그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되자 그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장난이 심한 아들은 사과상자로 만든 미끄럼틀을 만들고 비탈길을 내달리면서 발로 문질렀던 탓에 운동화가 빨리 떨어졌고, 아내는 아내대로 고장난 세탁기 때문에 빨래를 할 수 없다고 불만이었다.

 

그는 신문광고란에 본 중고 세탁기를 파는 집을 찾아갔다. 하지만, 막상 그 집 앞에 다다르자 선뜻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 집은 너무나 크고 훌륭한 저택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집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그는 부러움과 자신의 가난한 처지가 한데 섞여 마음이 복잡했다. 한참을 집 앞에서 머뭇거리다가 그는 용기를 내어 초인종을 눌렀다. 다행히 걱정과는 달리 주인 부부는 너무나 친절했고 세탁기도 아주 싼값에 팔았다.

 

값을 치른 후 그는 주인 부부가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무심코 장난꾸러기 아들이 신발을 험하게 신는 바람에 운동화 값이 많이 든다며 걱정했다. 그러자 갑자기 주인 여자의 안색이 변하더니 눈물을 흘리며 방 안으로 급히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때 주인 남자가 말했다.

 

“아닙니다. 선생님의 실수가 아니라 미안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딸이 하나 있는데, 그 아이는 태어난 이후 한 번도 걸은 적이 없습니다. 만약 우리 아이가 신발을 신을 수 있다면 우리에겐 그보다 큰 행복은 없을 겁니다.”

 

 

에이지21 <지혜의 소금밭>에서

'머리식히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 뒤의 거창한 표어  (0) 2009.08.10
한 치만 더  (0) 2009.07.29
밥을 거르지 않는다면 칭찬도 거르지 마라  (0) 2009.07.27
용병술  (0) 2009.07.24
외과의사가 제일 수술하기 쉬운 사람은?  (0) 2009.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