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개는 짖어도 달은 밝다

부산갈매기88 2012. 11. 23. 07:29

 미국에서의 일이다. 재임 기간동안 큰 과오가 없었던 판사가 재선을 위해서 선거운동을 할 때였다. 그 판사는 덕망이 있었던 사람이었으며, 능력도 뛰어난 사람이었고, 자신의 명예를 소중하게 여기는 판사였다.


 그러나 그와 함께 선거에 도전한 상대는 그 판사에 대해서 악의가 가득찬 비난을 퍼부어 대며 유권자들을 선동했다. 그 지방 방송국의 뉴스 시간이었다. 방송국의 사회자가 판사에게 물었다. "판사님! 상대방이 당신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당신에게 비난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까?"


 그 판사는 천천히 미소를 띤 얼굴로 조용히 입을 열었다. "어렸을 때에 우리집에서 늙은 사냥개 한 마리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그 놈은 언제나 둥근 보름달이 떠오르면 달의 얼굴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밤새도록 끙끙거리며 으르렁거리며 짖어댔습니다. 우리는 그런 날이면 제대로 밤잠을 자지못하고 잠을 설쳤습니다.


 사회자는 어리벙벙해진 모습으로 "주제에 빗나간 이야기 같습 니다"라고 했다. 판사는 설명이 필요함을 알고, "그 개가 달을 보고 짖어댈 때에도 보름달은 계속 넓은 대지 위에 빛을 밝혔습니다. 나는 나에 대한 비난에 관해서 아무런 변명도, 해명도 아니하겠습니다. 달과 같이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내가 해야 할 나만의 일을 계속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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