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한 치만 더

부산갈매기88 2009. 7. 29. 10:01

한 청년이 부모에게 물려받은 전 재산으로 금광을 사 들였다. 분명히 신념을 갖고 파기만 한다면 노다지를 캘 수 있을 거라는 믿음에서였다. 청년은 모든 열정과 지혜를 동원하여 땅을 팠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도록 금맥은커녕 그 힌트조차도 찾지 못했다. 파산 위기에 몰린 청년은 광산을 헐값에 팔아 넘겼다.

 

그런데 금액을 떠나고 채 1년도 되지 않았을 때 청년은 기가 막힌 소식을 들었다. 자신의 광산을 인수한 새 주인이 땅을 한 치 정도 파고들어갔을 때, 금맥이 기다렸다는 듯이 위용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새 주인은 노력도 돈도 별로 들이지 않고 큰 부자가 된 셈이다.

 

청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자신에게 이런 운명을 안겨준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밤마다 ‘그 광산을 팔지만 않았어도....’하고 금덩어리가 눈앞에 아른거리는 듯했다.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청년은 곧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래. 하늘은 나에게 이 교훈을 가르쳐주려 한 거야. 어떤 일이든 한 치만 더 파고들자. 죽을 때까지 이 교훈을 잊지 말자.’

 

청년은 그 신념으로 마음에 품고 보험판매원이 되었다. 그리고 고객들을 끈질기게 설득해 불가능하게만 보이던 계약을 하나둘 성사시켜 나갔다. ‘한 치만 더’라는 신념으로 일한 결과 그는 1년 만에 ‘판매 왕’의 자리에 올랐다.

 

 

국민일보 <모퉁이돌> 2000년 10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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