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차 뒤의 거창한 표어

부산갈매기88 2009. 8. 10. 14:13

차 뒤 유리창에 붙여진 사연들이다.

 

-저 밥하고 나왔구만유!

-미치겠지요? 저도 환장하겠어요.

-기억하세요. 당신도 한때는 초보였다는 걸.

-괜히 오해마세요. 옆에 탄 여자는 내 애인이 아니라 노처녀인데 내 딸입니다. 제발 좋은 남자 있으면 제게 폰 좀 주세요, 네?

 

-공휴일 비가 와도 맑은 날 일하는 것보다 천만 배 낫습니다.

-오늘 나는 부도가 났고 아내는 도망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가출한 제 딸 영숙이를 찾으러 가는 길입니다. 제발 빵빵 거리지 좀 마세요!

 

-영자, 도망가봐야 소용없어. 나 없이 잘살 생각하지마. 땅 끝까지 널 찾아 갈거야.

-카드가 세 달째 연체가 됐고 월세가 네 달째 밀렸습니다. 사장님, 내 차 좀 박아 주세요.

-이 아토스가 잘 자라서 다이너스티가 될 것을 저는 굳게 믿습니다

 

-내 차는 사채업자가 타고 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처리해 주시면 후사하겠습니다.

 

 

백현락 <한국분 한국인 한국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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