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밀양 덕대산(620m)-종남산(663M) 산행기(2013. 4. 27)

부산갈매기88 2013. 5. 1. 12:48

*산행일시: 2013. 4. 27(토). 갬. 오후 5시 이후 이슬비

*산행자: 부산백산 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30명(운해, 와니, 형제, 부용, 물새 부부, 붉은 노을, 즐거운 산행, 햇살, 산하, 유유산속, 여니야, 정은, 은수, 서희, 피네, 해곤, 해월정, 흔적, 청림, 수산나,노홍철, 부산갈매기, 게스트 7명)

 

*산행코스: 밀양 대구령(초동초등)(10:20)-덕산사(10:56)-덕대산(11:50)-종남산(14:13)-방동고개(15:06)-참새미(샘)(15:22)-방동저수지(15:40)

*산행시간: 5시간 20분(점심시간 35분, 휴식 30분, 알바 25분)

 

♤산행 tip:

♣산행개요: 덕대산, 종남산 번개산행에 의외로 대형버스로 30명이나 되는 대군사가 봄을 맞이하여 5시간을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밀양 수산교를 지나 초동면 대구령 마을에 도착하여 덕산사 방향으로 올라 덕대산과 종남산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서 방동저수지까지 내려오는 산행이었다. 그리고 방동저수지 옆의 펜션 잔디 정원에 앉아서 삼겹살 파티를 열어 화기애애한 친교와 우의를 다지는 것으로 번개산행은 끝이 났다.

 

☞산행의 들머리:

 밀양 하남읍의 수산다리를 건너노라면 좌측으로 덕대산의 산등성이가 눈앞에 전개된다. 이제 초목들도 연초록의 새옷으로 단장하니 우리의 마음에도 진정 봄의 평화가 찾아 왔는가 보다. 덕천을 출발한 버스는 1시간 10분 만에 밀양 초동면 대구령 마을에 정차했다. 버스에 내리자마자 일행들은 짐 채비에 분주했다. 대구령이라는 마을 표지석이 세워진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서 힘차게 걸어 올라갔다. 길가 밭에서는 연초록 보리이삭이 머리를 뻣뻣하게 쳐들고 있었다. 일행 중 몇 사람이 그 보리이삭에 샷터를 눌러댔다. 그리고 길가의 노란 유채꽃에도 일행은 잠시 마음을 빼앗겼다.

 

▷덕산사를 향하여:

 마을이 끝나나 싶더니 길가에는 감나무 과수원들의 새순들이 파릇파릇했다. 그리고 바로 산길로 접어든다. 폐가가 한 채 나타났다. 그리고 또 감나무밭이 나타났다. 잠시 일행들이 멈춰 섰다. 선두에서 산행 들머리를 잡는 것에 시간이 약간 걸리는 것 같다. 그래서 1분여 멈춰 서서 기다리더니 곧바로 대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내린 출발지점에서 20여 분을 올라가니 덕산사로 오르는 임도를 만나게 되었고, 거기서 2분여를 올라가니 덕산사가 나타났다. 덕산사 입구에는 머리 위로 초파일을 맞이하려는 연등들이 즐비하고, 돌담장 위에는 돌탑들이 여기저기 올려져 있었다. 그리고 바닥은 돌계단이었다. 일행들은 덕산사 옆 이정표가 세워진 공간에서 물도 마시고, 다시 몸도 추스릴 겸 해서 2~3분 멈춰 섰다. 덕산사에서 내려다보니 성만저수지의 물이 가득 차 있고, 여기저기 비닐 하우스도 보였다. 거기서부터 무덤까지 15분 정도는 된비알로 제법 가파랐다. 무덤에 도착하니 날씨가 더운 탓인지 헉헉거리는 대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물을 들이키고 고개를 숙이며 헐떡거리고 있었다. 깔딱 고개처럼 된비알인 탓도 있지만 봄을 맞이하여 더운 날씨에 몸에 부하가 많이 걸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일행 중 몇 사람은 지난밤에 과음한 탓에 몸이 이제야 본격적으로 가동이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 같기도 했다.

 

▷덕대산을 향하여:

산의 고도는 서서히 높아져 갔다. 이 산행코스는 남동쪽의 명성마을회관에서 오르는 능선코스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이 코스는 덕대산(620m)을 바로 치고 올라가는 가파른 코스이고, 명성마을회관에서 오르는 덕대산 정상 산행은 낮은 봉우리를 순차적으로 오르내리는 코스이다. 그래서 이 코스는 단번에 덕대산으로 올라야 하기에 체력에 다소 무리가 올 수 있었다.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니 경사는 조금 완만해졌다. 아직 나무의 새순들이 작은 탓에 햇볕을 가려주지 못해서 등허리는 후끈거렸다. 덕대산 정상을 100여 미터 앞두고 너덜지대가 나타났다. 그런데 내 뒤를 따라오던 노홍철님이 오른쪽 다리에 경련이 일어난다고 고개를 수그렸다. 그때 노홍철님 뒤에 오던 청림님이 그를 바위에 앉게 하더니 바로 발목을 잡아서 발끝을 세게 눌려댔다. 노홍철님은 아파서 ‘아~~!’하고 고함을 질렀다. 그러길 3~4분 청림님은 계속 종아리를 주무르고 발끝을 밀어제쳤다. 어느 정도 경련이 완화되어갔다. 어쩌면 청림님이 비틀듯이 발끝을 눌려대는 그 힘에 압도되고 오히려 아파서 노홍철님은 괜찮다고 말하지는 않았는지. 표정은 다소 웃음을 띠면서도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기에. 아무튼 다행스럽게 시간이 조금 지나니 안정이 되어서 덕대산 바로 정상 아래의 깔딱 고개를 줄을 잡고 올랐다.

 

덕대산 정상에 오르니 시야가 탁 트이는 넓직한 공간이 나타났다. 앞서 간 선두조들이 웅성거리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타지에서 온 중년 부부 한쌍이 정상 표지석을 구경하려고 섰다가 우리 무리에 압도되어 옆으로 비켜섰다. 사진을 먼저 찍으라고 말해도 기세에 눌려서 우리 보고 먼저 찍어라고 했다. 우리는 단체 사진도 찍고 삼삼오오 포즈를 취하며 한바탕을 웃음을 날렸다.

 

▶먹는 것이 남는겨:

이제는 종남산을 향하여 가는데, 덕대산에서 제법 많이 내려가서 다시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산꾼들에게는 조금 부담이 되는 산이다. 덕대산에서 가파른 길을 종남산 방향으로 다리가 후덜거리며 내려갔다. 후미조들은 어디에서 식사를 해결할지가 과제인지 자꾸 보챘다. 시간을 보니 낮 12시가 조금 지났다. 인간의 배꼽시계는 역사를 거슬릴 수 없는가 보다. 425봉의 산허리를 감돌아 가기 전에 야트막한 공간이 있어서 식사할 자리가 있었건만 선두조들은 빨리 내달렸다. 내 뒤에 오는 일행은 식사를 빨리 하자고 외쳐댔다.

 

425봉을 지나 508봉으로 가는 길은 누군가가 큰 소나무로 막아 놓아서 그 길을 가지 않고 508봉의 산허리를 돌아서 갔다. 등산로는 그렇게 힘을 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는 편안한 길이었다. 와니님과 여니야님은 지난 주 여수 금오도에서 새순과 쑥을 뜯어 재미를 붙였는지 오늘도 연신 새순을 뜯는다고 후미에서 지정거렸다. 그것은 어쩌면 여자의 본능인지도 모른다. 또 그 새순을 사랑스러운 가족에게 주고 싶은 간절한 소망 때문일지도.

 

508봉 아래의 갈림길 이정표가 나타났다. 앞서 간 선두조가 넓은 장소를 물색했다. 오늘 번개 산행에 운해대장님은 다소 느긋한 편이었다. 정기산행 때라면 앞과 뒤를 뛰어 다닐텐데 오늘은 마음의 평정을 찾고 중간 부분에서 앞뒤에 있는 선두대장과 후미대장의 무전기로 보고만 받고 있었다. 어쩌면 이제 백산산악회도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또 등산로도 험난하지 않고 샤방샤방한 길이라 마음의 여유가 생긴 탓도 있으리라고.

 

일행들은 가지고 온 식탁 자리를 깐다. 마음에 여유가 있으면 식탁 자리의 크기가 문제는 아니었다. 30명이 길게 두 줄로 마주보며 앉았다. 일행이 가지고 온 반찬을 이것저것 먹어보는 재미도 좋고, 무엇보다 식사 시간에 곁들이는 반주가 더 좋은 것 같다. 오늘도 은수님은 3년 숙성된 복분자주 원액을 가져 와서 막걸리병에 탔다. 하얗던 막걸리가 복분자주와 혼합되어 조금 시커멓게 변했다. 은수님이 옆의 일행에게 한 잔씩 권해 주었다. 술을 붓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인정을 부어 준다. 일행은 그 정에 취해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잠시 후 유유산속님이 2년 반 숙성된 매실주를 가져와 조금씩 따라서 주었다. 유유산속님의 짝지인 봄산님은 집안에 행사가 있어 오늘 오지 못했다고 했다. 넉넉한 미소로 좌중의 분위기를 살려주었었는데, 오늘은 안 보이고 유유산속님 혼자 있으니 마음에 짠 했다. 부부가 힘이 나는 건 때로는 그 상대가 자신의 눈앞에 있을 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남자가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도 사랑하는 아내의 에너지 충전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왁자지껄한 웃음소리와 식사의 교제가 30여 분만에 막을 내렸다. 배낭을 챙겨서 얼른 출발하자고 외치대지는 않아도 누군가가 찬통을 배낭에 넣고 커피를 한 잔 돌리면 주섬주섬 배낭을 짊어지고 일어선다. 그게 백산의 룰 아닌 룰이 되어버렸다.

 

▶종남산을 향하여:

 식사를 한 자리에서 10분을 가니 임도가 나타났다. 그 임도에서 바로 가파른 능선을 치고 올라가 종남산으로 오르느냐, 아니면 우회를 해서 올라가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일행 중 두 사람이 능선을 바로 치고 올라갔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임도를 걸어서 동쪽 우회로로 택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 우회로의 다소 완만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제대로 나타나지가 않았다. 중간에 종남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는지 두 번 시도를 했지만 그 길은 다소 희미한 길이라 포기를 했다. 임도 시작점에서 15분 정도 걸어서 종남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능선길을 찾았다. 오르자마자 무덤이 두 기 나타났고, 바로 위에도 또 무덤이 두 기 나타났다. 종남산으로 오르는 우회로를 택한다고 왔지만, 웬걸 15분의 임도를 걸어온 것을 보상해 주지는 못했다. 임도에서 오르는 길에서부터 종남산 정상까지는 40분이 걸렸는데, 두 번을쉬어 가야 했다. 임도에서 처음 14분간 오르는 동안 너무 된비알이라 물새님은 아예 하늘을 향해 드러누웠다. 그리고 다른 일행도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점심을 먹고 25분 정도 소화를 시키며 임도를 걸어왔지만, 시간을 따지자면 결국 임도에서 동쪽 우회로로 해서 종남산에 오른 시간이 1시간 걸린 셈이다. 그렇다면 처음에 임도 갈림길에서 바로 치고 올라왔으면 시간은 다소 줄어들었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도 해 본다.

 

그러나 그 된비알을 지나도 정상에 가까이 갈수록 경사는 만만찮았다. 그러나 그 정상 9부 능선에서부터 피어나는 진달래꽃에 마음을 달래고 보상을 받았다. 노홍철님과 진달래꽃을 배경으로 교대로 사진을 한 컷 했다. 참꽃은 지고 개꽃이 피어나고 또 봉오리가 봉긋이 올라와 있었다. 정상에 다다르니 앞서 간 선두조들이 정상석을 배경을 사진을 찍고 있었고, 또 다른 일행은 봉수대의 담장 위에 올라서서 사방을 조망하고 있었다. 북동쪽 밀양 물돌이 마을(삼문동)의 뱀처럼 감돌아 가는 강줄기를 내려다보았다. 강물이 휘돌아 가는 섬 안에 아파트 군락들이 보였다. 조선시대에는 그 섬을 하중도라 불렀다고 한다. 지금은 다리가 연결되어 아파트와 주택이 들어섰는데 제방을 높게 쌓았기에 홍수 걱정은 없다고 한다.

 

일행들은 종남산(663m)과 남산봉수대의 표지석을 배경으로 열심히 추억 쌓기에 분주했다. 밀양의 남산에 올랐으니 이제는 하산할 일만 남았다. 인생도 정상에 오르면 세상이 제대로 내려다보이고 살아온 발자취들이 또렷하게 보이듯이 정상에서 바라보는 사방팔방은 그냥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분위기에 도취된다.

 

▶방동마을로 하산하기:

일행은 정상에서 15분여를 머무르며 마음껏 기분을 하늘에 날렸다. 마음 맞는 사람끼리의 만남은 항상 좋은 일만 생기고, 찌그락달그락하는 사람과의 만남에는 분쟁의 씨앗만 자라는 법이다. 하산은 북동쪽에 있는 헬기장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정상에서 100여 미터를 내려온 갈림길 이정표에서 형제님은 자신은 이 길로 간적이 있기에 그쪽으로 하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헬기장 방향으로 내려갔고, 나를 포함한 후미조는 뒤따라 내려갔다. 헬기장 내려가는 안부까지 하산길은 억센 나무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걷기도 수월치가 않다.

 

간신히 헬기장을 올라서니 일행들은 웅성거리며 서 있었는데, 그 길은 방동마을로 내려가는 데는 둘러서 가기에 시간이 더 걸린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되돌아 아까 형제님이 내려간 그 길을 간다고 다시 올라오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래서 전체 25분이나 알바를 했다. 되돌아올라 오는 일행의 표정은 완전히 기진맥진해 있었다. 기분 좋게 내려갔다가 그 길로 갈 수 없다는 말에 낙심에 되어 벌레 씹은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크게 불평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그냥 오늘도 산행코스가 조금 짧아서 코스를 조금 연장했다는 마음으로 일행들은 희희낙락하면서 올라왔다. 뜻 맞는 사람과의 동행이라 그냥 즐거운 것이다.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방동마을로 내려가는 하산길은 진달래 가지들이 사람 키보다 한 배 반 더 컸다. 진달래는 이미 져버렸지만, 진달래나무가 사잇길을 만들어 주고 있어서 포근한 느낌을 받았다. 산허리를 왼쪽으로 감돌아 직선으로 18분여를 내려가니 방동고개가 나왔다. 앞서 간 해곤님과 일행이 벤치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었고, 노홍철님은 장난기가 발동해서 열심히 일행과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방동고개에서 뒤에 오는 후미조를 생각해서 5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왼쪽 하산길로 내려섰다. 바로 직진을 하게 되면 우령산 방향이 된다.

 

거기서 5~6분을 내려가니 폭이 넓은 임도가 나타났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서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왔다. 방동고개에서 참새미(샘)까지는 15분 정도 걸렸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앞서 간 일행이 참새미에 들러서 목을 축이고 나왔다. 친구 따라서 강남간다고 우리 후미조도 가서 목을 축였다. 옆에 개울이 있어서 샘 같지 않은 샘이었지만, 그래도 자연이 주는 혜택을 누리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방동마을은 마을 전체의 길가에 돌탑들이 많이 세워져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돌탑 앞에서 소원을 비는 소원정이라는 것도 있었고, 천하대장군과 천하여장군도 여기저기 세워져 있었다. 고즈녁한 마을에 저수지가 있어서인지 마음의 평화를 더 고양시키는 것 같았다. 일행들은 그 돌탑과 천하대장군을 배경으로 사진도 한 컷씩 했다. 그리고 잔디가 깔려 있고, 집 담장을 따라서 옅은 분홍색의 금잔화가 피어있는 곳에서 은수님과 청림님은 한 컷을 했다. 정말 그 집은 누가 보아도 그림 같은 집이었고, 한 번쯤 들어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집으로 정자까지 있었다. 도회지의 퀘퀘하고 정형화된 건물 속에 살다가 마음에 감동이 이는 집을 보니 한결 마음이 더 동화되었다.

 

▶그림 같은 펜션에서:

 방동 저수지의 잔잔한 물결을 보면서 일행은 잠시 저수지 옆의 포장도로를 걸으며 오늘의 모임 장소를 찾아갔다. 먼저 온 운해님과 붉은 노을님이 우리가 타고 온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펜션이 여러 채 마을을 이루고 있는 비탈길을 먼저 올라가라고 했다. 종남산 아래의 넓직한 마을에 그림 같은 펜션들이 들어차 있었다. 아무래도 주말에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서는 최적인 것 같았다. 물새님의 펜션 정원에는 잔디가 깔려 있었고, 집 주위에는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다. 일행들은 집 안으로 들어가 세수도 하고 옷도 갈아입는다고 부산했다.

 

잠시 후 뜰에서는 삼겹살 굽는 냄새와 연기로 자욱했다. 붉은 노을님과 노홍철님이 숯불을 피워 삼겹살을 굽는다고 고개를 수그리고 있었다. 바람 때문에 연기는 이리저리 휘날렸다. 뜰에는 물새님이 준비해주는 식탁 위에서 일행들이 삼겹살을 곁들여 술을 한 잔씩 한다고 시끄러웠다. 물새님과 운해대장님의 건배 소리가 정원을 울렸다. 시간이 지남에 모두 얼굴은 홍조를 띠고, 물새님은 자신의 정원에서 심은 매실나무에서 딴 매실로 담근 술과 포도주병을 들고 나와 일행들에게 한 잔씩 돌렸다. 아름다운 펜션을 개방해 준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인데, 담근 술까지 꺼내서 일행에게 한 순배 돌리니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 마음을 시기라도 하듯이 이슬비가 내리는 듯 하더니 우리들의 열기에 그냥 뚝 그쳐버렸다.

 

이어서 와니님, 여니야님, 부용님이 손수 장만한 밥과 된장국이 나왔으니 미국의 오바마가 부럽지 않은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다. 등산은 알바 시간을 포함해서 여유있게 5시간을 하고, 저녁의 삼겹살 가든 파티는 1시간 반을 했으니 정말 멋진 하루였다. 자연 속의 봄 향기에 취하고, 꽃에 취하고, 백산의 인정에 취하고, 거기에 삼겹살 냄새와 구수한 된장국 냄새에 취하니 말이 필요치 않았다. 그 기분을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해서 운해님은 일행에게 버스에 오르라고 했다. 펜션의 노래방 기기까지 작동하면 그 끝을 알 수 없기에.

 

함께 자연의 숨소리를 듣고 보고 느낀 하루 속에 뱃속까지 따뜻하게 해 주니 어찌 백산의 숨결이 느껴지지 않을 손가? 기분은 하늘을 찌르고 마음은 이몽룡이 되어 있으니 그 누구를 부러워할소냐.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갈수록 백산은 더욱 눈덩이처럼 성장해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 끈끈한 정으로 뭉쳐 친목을 도모하고 심신을 단련하는 멋진 산악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 구심점에는 물론 회장님과 운해대장님, 그리고 붉은 노을님을 비롯한 여러 운영진의 땀방울이 맺혀 있다.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산악회임에도 당일 참석하는 회원 여러분에게 최고와 최선의 편의와 배려를 해 준다. 단지 함께 한다는 이유와 그 정으로.....

 

*산행지도: 국제신문 참조<산행코스는 다르게 진행되었읍>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