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영산대-천성2봉(855m)-상리천 계곡피서 번개산행기◈(2013. 8. 3.토)

부산갈매기88 2013. 8. 6. 08:36

◈천성2봉(855m) 계곡피서 번개산행◈(2013. 8. 3.토)

♣산행일시: 2013. 8. 3(토)

♤산행 참석자: 백산 회원 및 게스트 포함 11명(피네, 노홍철, 한사랑, 청림, 심안, 와카노, 심안 게스트, 김지영, 현진, 부산갈매기 및 게스트)

 

♧산행 코스: 양산 영산대학교(10:00)-주남고개(주남정)(10:42)-623봉-812.7봉-천성2봉(855m)<12:22, 정상 20분 휴식, 점심식사: 30분>-짚북재 합수점(14:00)-노전암-매표소-내원사 입구 버스정류장(16:50)

▶산행거리: 14.9km(영산대~내원사 입구 버스 정류장)

☞산행시간: 6시간 50분(점심시간: 30분, 알탕 1시간, 기타 휴식 50분)

     *순수하게 걸은 시간 4시간 30분 정도

 

☸산행 tip: 이번 산행은 영산대학교에서 짚북재 아래 합수점으로 해서 상리천의 계곡을 따라 내원사 매표소 방향으로 하산하려는 코스로 진행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진행을 하는 과정에 일부 착오가 있어서 영산대학교에서 바로 뒤편의 임도를 따라 주남 고개까지 40여 분을 올랐다. 그리고 임도를 따라 623봉까지 간 후 등산로를 따라서 812.7봉으로 오르는 코스를 택했다.

 

812.7봉까지 가는 길은 조금 된비알을 오르는 정도이나 완만하고 숲도 우거져 즐겁게 오를 수 있다. 정상의 땡볕 아래 인증샷을 남긴 후 짚북재 방향으로 내려가 상리천의 계곡을 쭉 따라 내려가 소에서 알탕을 1시간 정도 하고 나와 더위를 식힌다. 거기서 30분 정도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내원사 매표소까지 오면 북적거리는 인파에 정신이 나간다. 하는 수 없이 내원사 입구 버스정류장까지 20여 분을 걸어내려 오면 다리품 파는 일은 끝이 난다.

 

이번 산행은 주남 고개에서 천성 2봉까지의 쉬엄쉬엄 숲길을 걸으며 힐링을 하고, 정상에서 상리천 계곡 산행에서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여름 계곡 산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코스이다.

 

▶영산대학교-주남고개-천성 2봉(855m)

이번 산행은 처음에 3~4명 정도로 오붓하게 갈 것으로 생각을 했다. 그러나 항상 하루 전에는 변수가 있다. 갈등을 하던 님들이 하루 전에 배팅을 하기에. 09시에 노포동에 만나기로 한 시간에 가보니 피네님, 청림님, 김지영이 보이고, 심안님이 게스트 2명과 함께 나왔는데, 한 분은 와카노님이었다. 노홍철님이 5분 늦어진다고 하였으나 거의 제 시간에 왔다.

 

울산행 좌서버스를 타고 서창동사무소 앞에서 양산 시내버스 57번으로 환승을 하여 영산대학교에 하차를 한다. 그리고 하차지점에서 산행준비를 한 후 각자 소개를 하고 영산대학교 안내판 앞에서 인증 샷을 남긴다.

 

영산대 건물 중간 사잇길 계단으로 올라 임도로 오른다. 오가는 차들이 너무 많아서 무더운 날씨에 짜증이 확 솟구친다. 그때 남쪽으로 오르는 지름길이 있었는데, 그 길을 간과하는 바람에 주남 고개까지 40여 분을 개고생한다. 그 지름길은 1km를 조금 빡시게 올라가는 된비알인 반면, 숲이 우거져서 조금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영산대에서 주남 고개는 2.2km 조금 넘는 코스에 시멘트 포장도로를 팥죽 같은 땀을 흘리며 올라가야 한다.

 

영산대에서 출발을 하려는데 한사랑님에게서 전화가 온다. 자신은 내원사 매표사라고 한다. 나중에 천성 2봉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한다. 주남고개의 주남정에 걸터 앉아서 한숨을 돌린다. 습도가 높고 무더워서 예사롭지가 않다. 가만히 있어도 땀샘이 열려서 그냥 줄줄 흐른다. 좀처럼 땀을 흘리지 않는 심안님도 땀이 조금 난다고 한다.

 

오늘 산행은 영산대에서 623봉 방향으로 올라가 바로 짚북재 방향으로 진행하려고 했으나, 게스트와 몇몇 회원님들이 천성 2봉을 오르자는 의견이 있어서 천성 2봉 방향의 능선을 택한다. 사실 천성 2봉을 가느냐 아니면 계곡으로 바로 빠지느냐로 의견이 분분했다.

 

주남고개에서 623봉 갈림길까지는 임도이기에 한결 수월하다. 그러나 임도이기에 623봉 갈림길에서 등산로가 최근에 정비되어 아주 깔끔하다. 그래서 능선을 타기로 한다.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는 것도 신이 나지만 숲이 우거져 햇빛을 차단해주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살랑살랑 미풍이 코를 간질일 정도로 불어준다. 앞서 간 일행이 20여 분쯤 올라가면 적당한 곳에서 기다려준다. 맨 꼴찌는 늘 내 차지다. 날이 더운 탓에 몸이 컨디션은 최상은 아닌 듯 하다. 쉬엄쉬엄 걸으면서 간간히 한숨을 돌릴 겨를도 있으니 괜찮아지는 것 같다. 영산대에서 주남 고개의 40여 분 코스에 몸도 어느 정도 워밍업이 되어서 걷기가 한결 수월하다.

 

623봉에서 812.7봉 코스는 낙엽이 썩고 썩어서 길도 푹신하지만 그 썩은 낙엽 속의 곰팡이들의 냄새가 코를 발름거리게 한다. 수풀 내음도 좋지만 때로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숨결을 느끼게 하니 힐링이 되는 것 같다. 오늘도 건강하기에 느낄 수 있는 힐링을 맛본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자연의 보물이 코 속으로 들어와서 온 몸으로 빠져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지난 한 주일 동안 세상에 살면서 찌들었던 몸속의 노폐물이 내 쉬는 숨과 땀으로 빠져나간다. 그 백만 불짜리의 기분을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상승효과를 더해 준다. 앞서 가던 친구는 내가 오는지 한 번씩 뒤돌아 봐 준다. 이 산 친구들이 이 순간만큼은 천만 불 이상의 값어치가 있다. 품어 주는 산이 있고 마음을 열어주는 산우들이 있어, 마음의 힐링은 이 보다 더 좋을 수가 있겠는가. 이 자투리의 산행시간이 병원 침상에 머무를 시간을 엄청 줄여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천성 2봉의 오르는 나무계단을 햇볕을 받아서 너무 뜨거워 계란 노른자가 익을 정도다. 한사랑님은 먼저 와 한참을 기다리고 있다. 칼 같이 뾰족뾰족한 암릉이 사람의 발길을 거부하고 있다. 정상석은 30여 미터나 남쪽에 있기에 그곳으로 올라간다. 다른 일행이 사진을 찍고 있다. 우리 일행도 단체로 인증 샷을 때린다. 두 세명씩 개인 사진도 찍는다. 다른 산악회가 와서 자리를 비켜 달란다. 늘 정상은 한 자리임을. 그래서 자리다툼이 있고, 경쟁자가 있다는 사실을.

 

그런데 아이스케키를 파는 아줌마도 목이 타는지 갈증 나는 앵무새 목소리 같다. 와카노님이 얼음과자 11개를 쏘았다. 얼음과자가 너무 단단하고 기화되는 냉기에 입술이 착 달라붙어 잘 먹지도 못하겠는데 일행들은 잘도 먹는다. 정상 부근에서 얼음과자를 먹으며 잠시 조망을 해 본다. 땡볕은 모든 것을 녹여버릴 기세라 노홍철님은 등산 모자를 쓰고 있다. 이제 점심시간이라 점심 먹을 장소를 어디를 하느냐로 의견이 다소 분분하다.

 

▶천성 2봉-짚북재 합수점-노전암-내원사 매표소-내원사 입구 버스정류장

천성 2봉 정상 부근의 능선에 앉아 점심을 먹기로 한다. 짚북재 방향의 하산길로 내려서면 점심을 먹을 만한 넓은 장소가 없기에. 노홍철님이 식탁보 자리를 확 펼친다. 그 자리를 중심으로 빙 둘러 앉는다. 막걸리가 한 순배 돈다. 소주잔 보다 약간 큰 잔에 막걸리 두어 잔을 마셨을 뿐인데, 빈 속이라 그런지 머리가 빙그르 돈다. 회전목마를 타고서 막 내린 순간인 것 같은 느낌이다.

 

30분 정도의 즐겁고 활기찬 식사시간이 끝나 일어선다. 짚북재로 내려가는 길은 잔잔한 돌멩이가 많은 너덜길이다. 경사는 급하고 미끄럽기까지 하다. 일행은 잘도 내려간다. 시야에서 멀어진다. 걱정이 되는지 앞서 가던 노홍철님이 “우측으로!”라는 말이 희미하게 메아리쳐 온다. 친구와 나는 쉬엄쉬엄 엉금엉금 기듯이 내려간다. 취기가 돌아서 머리가 붕 떠있는 기분이다. 나무들은 잔가지들이 없어서 시원스럽게 아래를 바라볼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이 하산길은 사람의 왕래가 많지 않은지 선명하고 좋은 길도 아니다. 그냥 가끔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에 의해 저절로 만들어진 그런 길이다. 그래서 때묻지 않은 길이기에 더 정감이 간다. 도랑은 비가 오지 않아서 메말라 비틀어진 낙엽과 나무가지들이 듬성듬성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식사한 자리에서 30분 정도를 내려가니 짚북재 합수점이다. 거기에는 도랑에 물이 졸졸 흐르고 있어 다른 일행들도 자리를 깔고 앉아 있다. 우리 일행은 도랑의 물에 손수건을 적셔 보기도 한다. 도랑의 바위 위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린다. 아래로 내려가니 물소리는 조금씩 커지고 도랑은 넓어진다. 알탕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짚북재 합수점에서 계곡을 따라 1시간 정도를 내려간다. 알탕하기에 적당한 장소가 보이건만 일행들은 쉬지도 않고 내려간다. 앞서 가던 일행이 냇가 가운데 배낭을 내려놓고 물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 보인다. 노홍철님이 큰 바위 올라가 다이빙도 해 본다. 그리고 장난기가 발동한 청림님이 노홍철님을 깊은 데로 끌고가 장난을 치며 물을 먹인다. 청림님의 장난에 헤엄을 못치는 노홍철님이 물을 잔뜩 먹었다. 그곳에 놀러 온 다른 일행들도 구경하느라고 신바람이 났다. 그 소(沼)는 2.5미터 이상이 되어서 발이 냇가 바닥에 닿지가 않는다. 노홍철님이 몇 차례 이런저런 모습으로 다이빙을 해대니 피네님과 청림님도 다이빙을 한다. 냇가 바닥에 퍼질고 앉아서 한바탕 웃음을 날려본다.

 

여자 회원님 세 사람은 20여 미터 아래의 얕은 곳에서 발에 물을 담그는데 와카노님과 심안님 게스트가 가서 물을 튀기며 물장난을 한다. 어린애마냥 물장난을 치다보니 1시간이 훌쩍 넘어가버린다. 팬티를 갈아입을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 그대로 입고 노전암 쪽으로 내려간다. 냇가 하류로 갈수록 냇가에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은 넘치고, 내원사 매표소 입구에 오니 계곡피서를 온 가족 나들이객으로 넘쳐난다. 물이 조금 넉넉하게 있는 곳이라면 애들 천지다. 매표소 부근은 또한 차들로 넘쳐나고, 차들은 게걸음으로 엉금엉금 긴다. 매표소 부근에서 뒤풀이를 하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아 내원사 입구 버스 정류소까지 걸어 내려와야 했다. 도로 한 켠을 따라 나무계단을 해 놓아서 걷기에 수월했다.

 

버스 정류소에 오니 심안님과 게스트, 와카노님은 다른 일정 때문에 가고 없었다. 노홍철님은 약속이 있어 버스로 가고 남은 우리 일행은 한사랑의 승용차에 7명이 타고서 양산의 터미널 부근으로 왔다. 낙지 전문점에 들어가 콩낙삼(콩나물, 낙지, 삼겹살)과 요리 하나를 더 시키고 밥과 국수 사리를 곁들여 맛있는 식사로 뒤풀이를 했다. 산에서 마음과 뜻을 모두어 함께 땀을 흘리고, 이렇게 맛있는 식사까지 함께 하며 즐거움을 더하니 인생의 즐거움이 이 보다 좋을 수가 있으랴. 모든 현대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고 한다. 자연에서 힐링 받고, 산우에게서 마음을 힐링 받은 후, 음식으로 힐링 받아 안빈낙도의 삶이 누리니 어찌 함께 하고 싶지 않을손가?

 

함께 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그 소중한 시간은 병상의 시간을 팍 줄어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몸으로 다가가니 산이 친구가 되어주고, 마음으로 다가가니 백산님들이 친구가 되어주어 늘 희망이 넘치는 일만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여름은 여름 나름대로의 계곡산행이 있으니 함께 동참하면 희망은 풍선처럼 커질 것이다.

 

*산행지도: 지형만 참조 바람.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