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보지 않고도 느껴지는 사랑

부산갈매기88 2009. 8. 26. 09:56

“여자가 언제나 바라는 것은 자신의 결점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다.” <프레보>

 

사이좋은 부부가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부인의 눈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수술을 했는데 그만 잘못되어 실명을 하게 되었다. 그날 이후 남편은 아내를 매일 직장에까지 데려다 주고 퇴근 무렵 회사로 가서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제부터 당신 혼자 다녔으면 좋겠어. 이제는 혼자 다니는 습관을 들여야지.”

 

아내는 남편의 말이 섭섭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섭섭한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게 된 것 것이라는 생각에 배신감까지 들었다.

 

아내는 이를 악물고 홀로서기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무엇이든지 혼자 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그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새삼 남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면서 남편이 그동안 얼마나 애썼는지 알게 되었다. 아내는 넘어지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점점 혼자 다니는 일에 익숙해져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남편이 심한 감기몸살로 앓아눕게 되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홀로 출근길에 나선 아내는 아픈 남편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미운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잘 되었어. 혼자서 아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야 해.’

 

아내는 이렇게 생각하고 회사를 가기 위해 발길을 재촉했다. 매일 타는 버스에 올라타는 아내에게 운전기사가 이렇게 말했다.

 

“아니, 오늘은 혼자시네요. 남편 분은 어디 가셨나요?”

 

아내는 운전기사의 말에 영문을 몰라 되물었다.

 

“무슨 말이세요?”

 

“남편 분 무슨 일 있으시냐고요. 매일 같이 다니시고선, 아줌마는 복도 많으셔요. 매일 남편 분이 아줌마만 바라보고 있더만요. 회사갈 때도 매일 손을 흔들어주시고. 그런 분 없으시죠.”

 

그제서야 아내는 무슨 말인지 알 거 같았다. 아내의 두 뺨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진정한 사랑은 굳이 드러내지 않는다. 사랑의 말은 거짓일 수 있으나 사랑의 행동은 모두 진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작은 배려의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김종웅 <행복은 물 한 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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