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양산 선암산 매봉 번개산행 후기 ◈(2015. 10. 3. 토)

부산갈매기88 2015. 10. 12. 08:20

◎산행지: 양산 선암산 매봉

◉산행일시: 2015. 10. 3.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16명(노홍철, 가연, 현진, 키종, 스마트, 행운이, 수정, 옥여사, 팅커벨, 새콤달콤, song이, 부산갈매기 외)

●산행 코스: 용선(화룡)~채석장~매봉(매바위)~새미기고개~약수터~춘추공원

 

 

◔시간대별 산행 코스:

   09:54 용선(화룡) 24번 버스종점 하차

   10:00 채석장 도착

   10:11 채석장 옆 다리 건너 산행시작

   10:50 이정표(명전마을/용선마을)

   11:57 이정표(선암산 매봉 0.9km/토곡산 4.4km)

   13:12 매봉

   14:02 이정목 1-16(해발 703m, 새미기고개 1.5km)

   14:56 새미기고개

   15:11 이정목 1-37(해발 345m)(새미기고개 0.3km/춘추공원 3.9km)

   16:24 약수터

   16:28 체육공원

   16:54 춘추공원/하산완료

 

 

산행 시간 및 거리: 7시간 3(중식 38분, 기타휴식 40분), 12.5km

                      <<순수 산행시간 5시간 55분>>

◎교통편: 덕천역에서 양산시내버스 24번 54분 걸림/덕천역 10번 출구

 

 

●산행 tip: 양산의 오봉산 산행도 좋지만, 선암산 매봉(매바위) 산행은 암릉이라서 더 끌린다. 매봉에 접근을 하려면 양산 어곡공단 위의 에덴벨리 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양산 시내버스 24번이나 78번을 타야 한다. 덕천역에서 접근하려며 24번을 승차해야 한다.

 

 

들머리는 화룡(용선)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도로 건너편의 채석장으로 이동한다. 그 채석장 왼쪽의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양산기도원이 있는 갈림길까지 35분여를 올라가야 한다. 그 갈림길의 이정표에서 매봉 방향을 따라 본격적인 산행을 하게 된다. 200여 미터를 올라가 왼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가면 조금 수월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 지점에서 곧바로 직진을 하여 오르게 된다. 그런데 그것이 오늘 운명을 좌우하는 선택이 된다.

 

 

산꾼이라면 대부분 반질반질한 등산로보다는 미답지 같은 길을 걷고 싶어 한다. 앞서간 사람이 많이 걷지 않은 신선하고 낙엽이 많고 수풀이 우거진 곳. 무엇보다 호젓한 길이라면 더 좋다. 그런 곳이 이곳이다. 시멘트 포장도로가 끝나 본격적인 흙길을 밝고 올라간다. 경사가 약간 심하기는 해도 잡나무 가지들이 걸리지 않게 쫙 뻗어 올라 있어서 시야를 가리지 않아서 좋다. 가풀막을 오른 다음 이제 산허리를 비스듬히 돌아간다. 길은 낙엽이 우거지고 너덜이 있어서 제대로 잘 쳐다보지 않으면 끊어져 없어진 듯하다. 그러나 분명히 앞서 산꾼들이 지나간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포장도로가 끝난 갈림길에서 30여 분을 올라왔을 때 앞에 노홍철님과 나는 오리나무가 있는 골짜기를 잘 지내왔다. 그런데 뒤에서 아~악 하는 비명소리가 들린다.

 

 

게스트로 온 주희님이 나와 20여 미터 떨어져 있었는데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는다. 그러면서 “벌에 쏘였는데 어떻게 해요!?” 하는 고함소리를 듣게 된다. 그 소리를 듣고 안 뛰어갈 사람이 누가 있을까? 내가 급히 달려가서 주저앉아 있는 주희님의 머리를 들여다보려고 그 옆에 서는데, 아뿔싸! 말벌이란 놈이 내 오른쪽 볼을 팍 찌르는가 싶더니 코 아래 인중을 가볍게 터치하고 날아가 버린다. 총알같이 날아와 볼을 팍 찌르더니 사라진 뒤라 손쓸 겨를도 없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온다. ‘어이쿠!!! 따가와라’

 

 

등산을 해도 이처럼 기습공격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그것도 말벌한테. 말벌집이 있는 곳을 얼른 피한다. 뒤에 따라 오던 일행은 우회에서 함께 모인다. 키종님이 말벌에 쏘인 일행을 불러 모은다. 신용카드로 말벌에 쏘인 자리를 긁어서 침을 제거한다. 주희님이 머리에 두 방, 오른팔에 한 방, 옆구리에 한 방 쏘였으니. 머리가 지근거리고 열이 나기 시작한단다. 내 볼귀도 얼얼해 오기 시작한다. 쓰리고 아프다. 그 말로만 듣던 말벌. 완전히 된통 걸렸다. 또 행운이님은 오른 손등에 한방을 당했다. 손이 붓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은 엉덩이에 쏘였다. 여기서 곧바로 하산을 하느냐 계속 산행을 하느냐 귀로에 놓인다. 일단 호흡 곤란자가 있는지 10여 분을 기다려 본다. 다행히 호흡 곤란자는 나오지 않는다.

 

 

거기서 등로를 따라 매봉 방향으로 1시간 오른다. 벌에 쏘인 사람의 상태도 봐야 하기에 신경도 쓰여서 시간도 또한 더 걸린다. 매봉 부근에 와서 점심식사를 한다. 쏘인 부위가 정말 쓰리고 아프다. 내 볼은 점점 부어오른다. 식사를 하고 이어 매봉의 철계단을 오른다. 암릉 위에서 바라보는 북쪽의 에덴벨리 능선의 풍력 바람개비와 능걸산, 신선봉, 북서쪽의 토곡산, 남쪽의 오봉산과 작은 오봉산이 보인다. 바로 발아래의 채석장에서 산을 훼손하며 돌을 캐내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군청색으로 있어야 할 자리에는 누런색의 맨살이 벌레 파먹듯이 움푹 파먹어버렸다.

 

 

매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일행은 사진을 찍는다. 정상석이 재작년에 올 때에도 반 토막이 나 있었는데, 지금도 그대로다. 양산시는 정상석을 한 번 설치하면 그만인 것 같다. 수많은 산꾼들이 오고 가지만 정상석다운 정상석이 아쉽다. 매봉에 새미기고개로 내려서는 지점까지 암봉을 따라 500여 미터는 가야 한다. 암봉이 조금 까탈스럽다. 그래서 게스트 여자분들은 조금 힘겨워 한다.

 

 

새미기고개에서 양산의 스마트님 게스트 세 사람이 친구들의 차를 불러서 타고 간다. 3명 중 2명이 말벌에 쏘여서 대학병원으로 가서 주사를 맞겠다고 한다. 역시 말벌에 쏘인 우리 일행 3명은 가지 않겠다고 한다. 계속해서 춘추공원 방향으로 산행을 하겠다고 한다. 함께 시작을 했으니 함께 마무리를 하겠다는 뜻이다. 새미기고개에서 춘추공원까지 쉬엄쉬엄 2시간 걸려서 와서 마무리를 한다. 전체 7시간에 걸쳐 산행을 했다. 말벌들의 소동이 없었다면 더 빨리 더 재미있게 산행을 했을 텐데. 아쉽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서 위기에 대처하는 법을 알게 된 하루다.

 

 

그 긴급한 상황에서 키종님의 응급처지 능력이 돋보였다. 경험이 스승이다. 연륜이 스승이다. 가을철 산행시 여자분들은 강한 냄새가 나는 화장품을 조금 자제해야 할 것 같다. 특히 향수 등. 독이 오른 벌들이 냄새를 맡고 날아올 가능성이 높기에. 말벌에 쏘였음에도 굳건히 끝까지 완주해 준 행운이님, 가연님, 게스트 주희님과 함께 한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위기라도 함께 지혜를 모아 잘 해결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시련과 고통이 때로는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가 있다. 2015년 가을은 이 말벌 사건으로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 더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나가기를 소망한다. 뒤풀이 장소에 잠시 사라졌다가 나타난 노홍철님은 우리를 위해 약국에서 약을 사 가지고 나타났다. 배려하는 마음이 우리 백산의 자랑거리다. 그래서 이 가을은 쓸쓸하지가 않다.

 

 

♣산행지도

♣산행사진

▲도로변 입구

 

 

 

▲포장도로가 끝나고 본격적인 매봉 산행시작

▲여기까지만 해도 아주 상쾌하게 올라가는 중

▲말벌 쏘이기 직전의 여유있는 모습

▲말벌에 쏘여서 침 제거 및 상태 점검 중

▲말벌 쏘인 후 포기하지 않고 오르는 산우님들

 

▲말벌 소동에도 굳건히 뭉쳐서 점심식사를 하는 중

 

 

▲매봉의 계단을 오르는 현진님

 

 

 

 

 

 

▲키종님/가연님: 에덴벨리를 배경으로

 

 

▲옥여사님

 

▲song이님

 

▲수정님

▲현진님

▲삼총사: song이님/헹운이님/옥여사님

 

▲현진님/가연님/스마트님

 

 

 

 

▲새콤달콤님

▲스마트님의 게스트 양산에서 오신 세 분

 

▲말벌의 입맞춤 위력

▲에덴벨레 방향

▲작은 오봉산과 오봉산

 

▲뒤돌아본 매봉

 

▲매봉 능선에서 하산하기 전

▲새미기고개▼

 

▲장난기가 발동하는 노홍철님

▲체육공원에서 훌라후프도 돌려보고

▲춘추공원의 충열사

▲양산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