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백산산악회 법기수원지 환종주 번개산행 후기 ◈(2015. 1. 30. 토)

부산갈매기88 2016. 2. 4. 17:27

◎산행지: 법기수원지 청송산, 원득봉

◉산행일시: 2015. 1. 30. 토. 흐림

☢산행 참석자: 백산산악회원 11명(현진, 은수, 폭우, 수산나, 새콤달콤, 인선, 피네, mountain99, 동방, 군자대로, 부산갈매기)

     

 

●트레킹 코스: 법기수원지~법기전망대~404~473~544~556~564~청송산~600~원득봉~원효암 주차장 아래~천성블루팜 농장 입구~578~595~방화선 사거리~다람쥐캠프장 갈림길~법기수원지

 

 

◔시간대별 산행코스:

   09:00 법기수원지 마을버스 종점

   09:13 산행 시작

   09:22 법기 전망대

   09:44 정자

   09:55 쉼터

   10:06 묘지

   10:17 철탑(6분 쉼)

   10:27 쉼터/갈림길

   10:33 용천지맥 544봉

   10:50 청송산(584.1m)

   11:04 600봉

   11:14 안부

   11:28 전망바위

   11:41 원득봉

   12:05 임도

   12:20 원효봉 주차장 아래 임도(식사 40분)

   13:25 천성블루팜 농장 입구

   14:59 방화선 삼거리(다람쥐 캠프장 1.6km/천성산 5.9km)

   15:24 캠프장사거리(다람쥐 캠프장 0.8km/남락마을 6.7km)

   16:10 법기수원지 분기점(법기수원지 0.3km/편백숲길 둘레길 삼거리 0.1km)

   16:21 법기수원지 마을버스 종점

      

 

★산행 시간 및 거리: 7시간 09분(중식 40분, 기타 휴식 25분) 14.0km(GPS)

                                   <<순수 산행시간 6시간 4분>>

◎교통편: 대중교통 지하철, 범어사역 2번 출구에서 법기수원지 1번 마을버스 08:40분 탑승

 

●산행 tip: 이번 법기수원지 환종주 산행은 법기수원지 주차장에서 오른쪽 데크 계단을 올라 청송산~원득봉~법기수원지의 원점회귀이다. 법기수원지에서 철탑을 지나 쉼터/갈림길까지의 1시간 10여 분은 미끄러운 임도(방화선)를 따라 진행을 한다. 그리고 600봉을 지나 원득봉까지는 능선을 따라 1시간 15분 정도 걷게 된다.  

 

이번 산행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크리스탈 상고대를 원득봉 정상에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었다. 전체 산행은 7시간 남짓으로 예정에 없던 천성산의 눈을 본다고 원효봉 주차장 조금 아래까지 진행하여 40분 점심식사를 하였다. 그래서 거기까지 진행을 하게 되어 30분 정도 시간이 더 걸리게 되었다. 그리고 천성블루팜 농장으로 진입하는 바람에 7~8분여 알바를 했다. 원효봉 주차장까지 가지 않았다면 법기수원지 옆의 운봉산을 완등하고 올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시간상 제외시켰다. 그 대신 법기수원지 뒤편의 편백나무 숲길을 25분여 걷었다. 그 편백나무 숲길이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주는 최상의 트레킹이었다. 그리고 법기수원지 댐 마루에 서 있는 반송(소나무)과 수원지 호반의 경치는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기에 충분했다.

 

▶질퍽거리는 임도: 이야기꽃을 피우다

범어사역 2번 출구에서 8시 40분에 출발한 법기수원지행 1번 마을버스는 20분 걸려서 법기수원지 입구에 도착한다. 짧은 거리이지만 잠깐 동안 시골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법기수원지 옆 주차장에서 산행채비를 갖춘다. 법기수원지는 하산 후 둘러보기로 하고 곧장 산행을 준비한다. 데크 계단에서 먼저 단체 인증샷을 한 후 계단을 따라 오른다. 법기전망대까지는 9분 정도의 짧은 거리를 완만하게 산길을 따라 올라간다.

 

법기전망대에서는 발 아래로 법기수원지의 댐 하부와 댐 마루가 보이고, 얼음이 살짝 얼어있는 것이 내려다보인다. 들머리에서 잠깐 걸어 올라왔기에 몸에 열기가 나서 다시 한 번 바람막이 자켓을 벗어본다. 전망대에서 진행하고자 하는 방향을 쳐다보니 산불방지를 위한 방화선 정비를 위해 나무들이 많이 잘려나갔다. 전망대에서 그 위의 임도까지 1백여 미터의 가파른 된비알을 올라가야 한다. 임도 여기저기에는 쉼터와 미끄러운 흙바닥에 깔 자재들이 때를 기다리고 있다. 간밤에 내린 비와 해동이 된 임도는 너무나 미끄럽고 등산화 밑바닥에 찰떡같은 흙이 엉겨 붙어 발걸음은 무거워진다. 남여 두 그룹으로 나누어 남자들이 앞서 떨어져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며 걸어 올라간다. 철탑 아래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하면서 누군가 과일을 꺼내서 일행과 함께 한다. 그렇게 가파르지 않은 임도라 트레킹을 하듯 1시간가량 걷는다. 그 임도가 끝난 지점에 쉼터가 있고, 갈림길이 나타난다. 우리는 계속 능선으로 올라간다. 무명봉인 544봉에서 잠시 인증샷을 한다. 올망졸망한 능선을 따라 걷는 재미도 괜찮다. 청송산에서 다시 한 번 인증샷을 한다.

 

600봉에서 운무에 휩싸인 원득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컷씩 한다. 원득봉보다 높은 천성산은 운무에 가리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600봉에서 거센 바람이 한기를 느끼게 하기에 잰걸음으로 원득봉을 가기 위해서 안부로 내려선다. 안부로 내려가는 길은 미끄럽고 또 비탈이 져서 신경이 쓰인다. 남자들의 발걸음은 더욱 힘차게 안부에서 원득봉으로 향한다. 그 안부에서 원득봉 정상까지 250여 미터가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코스이다. 깔딱고개의 등로는 미끄러워서 몇 번 미끄러지기도 한다. 뒤에 따라올라 오는 낯선 젊은 부부 중 부인이 도중에 한 번 미끄러져 주저앉는다. 마운틴99님과 중턱의 전망쉼터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해 본다. 전망쉼터에서 지나온 능선들이 올망졸망 보이고, 오른편 골짜기 사이의 사찰도 보인다.

   

그런데, 중턱 전망쉼터 바로 위의 원득봉 정상에 있던 피네님과 동방님의 선두조가 빨리 올라오라고 성화다. 상고대가 있다고. 아니 여기서 상고대를 볼 수 있단 말인가. 조급한 마음으로 달려가니 정상 주위에 크리스탈 상고대가 만발했다. 간밤의 비가 눈으로 바뀌어 얼어붙어서 수정처럼 맑은 크리스탈 상고대로 변해 있었다. 정말 귀한 장면에 감동이다. 환희!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원득봉 오르기 전 안부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하던 여자 일행들이 합류를 한다. 그 상고대를 보고 죄다 얼굴이 싱글벙글이다. 행복이라는 것은 현재의 순간이다. 그리고 행복이라는 것은 함께 나누고 배려할 때 진폭이 크진다는 사실을. 삼삼오오 또 한 무리가 되어 보기도 한다.  

 

▶아~~ 크리스탈 상고대!!!

정상에서의 희열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크리스탈 상고대에 온통 마음은 유리공주와 유리왕자가 된다. 처음부터 눈을 밟는 것보다 산행 도중에 그것도 깜짝쇼를 하듯 눈과 상고대를 보는 것이 더 감동적인 것 같다. 감동이라는 것은 잔뜩 기대를 하고 예상하기보다 전혀 예상치 않은 것을 만나게 될 때 크다. 오늘이 그런 경우이다.

   

하산은 원득봉 정상에서 30여 미터 되돌아 내려가 천성블루팜 농장 방향으로 가면 된다. 그런데 원득봉 정상에서 상고대를 보고 나니까 마음이 달라진다. 북쪽의 운무에 휩싸여 있는 천성산에 모두 마음이 간다. 그 산자락에 눈이 허옇게 뒤덮여 있다. 덕유산에서도 눈은 진저리나도록 보고 또 밟고 왔건만, 그래도 눈만 보면 동심이 발동한다. 그 순백의 산에 올무가 걸린다. 그래서 일단 원득봉 정상에서 천성산 방향으로 발걸음을 잡아서 나아간다. 포장도로를 따라 경쾌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낮 12시가 넘은 시간이라 배가 고픈지 적당한 장소에서 점심식사를 하자고 한다. 일행 중에는 아침밥도 안 먹고 온 사람도 있단다.

 

원효봉 주차장 조금 아래의 도로변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잔설이 있지만, 겨울산에 이 정도면 그런대로 좋다. 식탁보를 펼치고 밥과 반찬을 꺼내어 산중의 미식을 즐긴다. 한켠에서는 피네님이 열심히 라면을 끓이고 있다. 번개산행의 단골 메뉴는 오뎅 라면으로 금호지님의 전매특허이다. 금호지님이 오지 않았기에 피네님이 버너에 불을 피워 라면을 끓여보지만, 밥은 다 먹어 가는데 도무지 라면이 끓을 생각을 않는다. 그때 누군가 말했다. 금호지님은 뜨거운 물을 부어서 라면을 끓였다고. 그래 맞어. 그랬었지. 피네님은 처음부터 찬물을 부어 끓였으니 바깥 찬 공기에 버너의 화력은 약하여 물을 끓이는데 시간이 더 걸리게 된 것이다. 인생에 경험이 스승이다. 우리 일행을 위해 피네님이 뭔가 오뎅 라면을 제대로 한 번 먹여보겠다고 작정을 했는데, 물이 제대로 끓여지지 않아 노심초사한다. 일행이 밥을 다 먹고 찬통 뚜껑을 덮으려는데 그제야 라면이 끓여져 모두 라면 한 컵씩 건더기와 뜨거운 국물 맛을 본다. 추운 날씨에 뜨거운 국물이 속에 들어가니 온몸이 달궈져서 좋다. 몸이 훈훈해진다. 피네님의 사랑을 몸으로 먹었다. 누군가의 헌신과 봉사가 주위의 사람에게 감동과 사랑을 준다. 손은 시러도 마음은 뜨끈뜨끈하다. 

 

▶사랑은 라면국물처럼 뜨끈하게~~

뜨거운 라면국물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나니 한결 마음도 가볍다. 이제 하산이다. 식사하기 전에는 이 천성산을 오르거나 아님 원효암까지 가보자고 했다. 그런데 식사를 하고 나니 마음이 바뀌었다. 처음 계획대로 하산을 하자고 한다. 그 포장도로를 따라 20여 분 천성블루팜 농장까지 내려간다.  

 

천성블루팜 농장에서 오른쪽 철조망을 따라 법기수원지 방향으로 하산을 해야 한다. 그런데 2년 전에 천성블루팜 농장 안으로 들어가서 능선을 따라 간 기억이 있기에 농장 안으로 일단 진입을 하였다. 200여 미터를 진행하고 있는데, 뒤에 오던 일행이 농장 주인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가 농장 안의 비포장도로를 따라 걸어가고 있을 때 개 짖는 소리 때문에 농장 주인이 달려 나온 것이다. 여기는 농장 안이니까 되돌아 나가라고 한다. 앞쪽으로 진행하게 되면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어서 통행이 안 된다는 것이다. 혹시나 싶어 진행을 했지만, 해프닝으로 끝나버렸다. 하는 수 없이 되돌아나와 농장 옆의 산허리 둘레에 쳐진 철조망을 따라 걸어가게 된다.

 

천성블루팜 농장에서 농장 철조망을 따라 20여 분 걷게 되면 뭉퉁한 삼각형의 볼펜 뚜껑을 닮은 바위를 만나게 된다. 거기서 하산로는 조금 내려갔다가 산자락을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일행이 과일을 먹고 가자고 한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보니 그 옆에 손가락을 닮은 바위가 있었다. 그 바위는 영락없는 손가락을 닮았다. 또 가운데 중지는 어쩌면 남자의 거시기를 닮았다고 한바탕 박장대소를 한다. 그런데 그 휴식이 일행 중 한 사람에게는 짠~ 한 추억으로 남을 줄이야.

 

거기서 10여 분 578봉으로 진행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군자대로님이 아까 쉰 장소에서 휴대폰을 놓고 왔다고 한다. 아뿔싸! 이게 무슨 자다가 도깨비 방망이 두드리는 소리인가. 군자대로님은 식사 후 은수님 배낭과 바꾸어 여기까지 메고 왔는데, 배낭을 팽개쳐버리고 휴대폰을 찾으러 달려간다. 일행은 산중턱에 잠시 대기를 한다. 산길은 여기저기 미끄러워 잘못 하다가는 쭉쭉 미끄러지기 일쑤다. 잠시 후 은수님이 군자대로님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다행히 휴대폰을 찾았다고 한다. 아까 쉴 때 지인으로부터 온 전화를 받고 휴대폰을 돌 위에 올려둔 것이 까마귀고기(?)를 먹어버린 것이다. 나이를 든다는 것은 이 세상과 이별하는 연습이요, 나를 잊어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두뇌의 깜빡거림이 살아 있다는 증거일까. 아님 나이를 먹어간다는 사인일까. 

 

이제 농장의 산허리를 돌고 돌아 겨우 농장의 철조망을 가로막아 놓은 능선에 올라섰다. 아까 농장을 가로질러 능선으로 온다면 30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인데, 농장의 산허리를 돌아왔기에 1시간이나 걸렸다. 거기서 방화선 삼거리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는 25분여 걸린다. 방화선 삼거리까지는 능선길이고 촉촉한 황금낙엽을 밟으며 아주 경쾌하게 갈 수가 있다. 여름이면 수풀이 우거져서 좋지만, 낙엽이 져버린 겨울에도 호젓해서 좋다. 이런 능선길은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느릿한 걸음으로 삶의 궤적을 그려보는 호기를 부려도 좋다. 하늘은 흐려져 낮게 드리워 있어도 마음 맞는 사람과 웃음꽃 피는 시간을 수놓아도 즐겁다. 방화선 삼거리를 지나 억새를 헤치고 조금 내려가면 250여 미터의 경사진 비탈이 오금을 저리게 한다. 길은 미끄럽고 등산화 신발은 찰떡덩어리(?)가 된다.

 

▶찰떡덩어리의 등산화에 혼쭐난 된비알

그 비탈길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방화선을 위해 나무들을 죄다 베어 놓았다. 건너편의 운봉산(535m)이 약간 내려다보인다. 그 된비알의 시작점이 550m 지점이니까 큰 고도차는 나지 않지만 기분상 약간 높게 보인다. 그 된비알은 100여 미터 정도 밧줄이 걸려 있어서 그 밧줄을 잡고 내려가면 되지만, 길이 미끄럽고 경사가 심해져 심적인 부담은 더 크다. 전체 한 줄로 서서 대오를 이루며 내려간다. 등산화에 달라붙은 흙덩어리 무게는 천근만근이라 중간쯤 나무에 등산화를 털어 보기도 하고, 돌에 쓱싹 등산화를 문질러 보기도 한다. 겨우 법기수원지와 다람쥐 캠프장으로 갈라지는 캠프장 사거리 이정표 갈림길에 도착하게 된다.

 

운봉산은 시간상 포기를 할 수밖에 없다. 거기서 운봉산을 올라가려면 30여 분, 법기수원지 쪽으로 하산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1시간이 걸린다. 일행들이 6시간 넘게 걸어왔기에 운봉산은 숙제로 남겨둔다. 이제 큰 고생은 끝이 났다. 법기수원지로 하산을 재촉한다. 그쪽 방향은 등로에 낙엽이 많이 쌓여 있어서 좋기는 하나, 등로가 다듬어지지 않아서 잔 돌이 많은 편이다. 캠프장 사거리 이정표 갈림길에서 20분 정도 내려가면 법기수원지의 편백나무 숲길을 만나게 된다. 하늘을 향해 쭉 뻗쳐있는 편백나무 숲속에 서니 걸어 온 모든 피로가 다 풀리는 느낌이다. 갑자기 마음에 여유로움이 생긴다. 평화가 찾아온다. 안식이 날갯짓을 한다. 아름드리 편백나무들을 안아 본다. 1백 여 년 가까운 세월을 버티어 온 그들의 진정한 모습을 대하니 대견스럽고 인간의 나약함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1백년의 세월을 버티어도 아직 청춘이어라

25분여 편백나무 숲길을 걷는다. 바로 아래의 수원지 호반을 따라 걷는 것이다. 우리만의 호젓한 산책이다. 사람의 출입이 많지 않은 곳이다. 수원지의 관리인이나 마을 주민들이 오가는 산책로이다. 그래서 조용하고 정적이 감도는 곳이다. 수원지 물은 위쪽이 살짝 얼어 있고, 테두리는 따뜻한 날씨에 녹아 허연 하늘을 담아내고 있다.

   

수원지 물넘이(여수로)는 통행을 차단해 두었다. 2년 전만 하더라도 수원지 아래쪽 여수로를 지나 댐 마루로 넘어갈 수가 있었는데. 그래서 남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오니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개구멍이 나온다. 마을 주민들이 이곳을 오가는 모양이다. 우리가 거기에 도착하니 마을주민 부부가 약수를 긷기 위해서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개구멍에 철조망이라 조심을 해야 하는데, 앞서 통과하려다가 이마가 철조망에 살짝 한 방 스친다. 아뿔싸! 이마에 손을 대어보니 웬걸 찍혀서 피가 난다. 수업료를 냈다. 인생에 수업료 없이 그저 얻어지고 배울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데 이 수원지는 성지곡수원지처럼 시민들을 위해서 완전히 개방되어야 한다. 상수원보호 때문에 제대로 개방을 안 하고 있는데, 이것은 행정편의주의라고 생각한다. 얼마든지 시민의 편의와 안식을 위해 성지곡수원지처럼 개방이 가능하다고 본다. 시민들의 건강과 안식을 위해 개방된다고 해서 수질이 달라지거나 오염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시민의 건강과 안식을 찾는 것이 맑은 물을 마시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이제 거기를 나와 법기수원지 정문으로 들어간다. 배낭은 입구 사무실 앞에 보관을 해야 하거나 아님 물품 보관함에 보관을 하고 수원지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수원지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어른 두 사람이 팔을 벌려 안아야 될 만큼의 히말리야시다 나무에 입이 딱 벌어진다. 개방된 지가 몇 년 되지 않았기에 모든 것이 깨끗하다. 입구 오른쪽에는 번개맞은 나무도 있다. 그리고 잣나무도 여러 그루 있다. 2~3년 전만 하더라도 댐 중앙의 계단을 따라 올라갔지만, 요즘은 댐 왼쪽의 데크 계단을 따라 올라가서 동쪽 데크 계단으로 내려오게 되어 있다. 댐 마루에는 반송이 여러 그루 서 있다. 그 반송의 가지와 크기에 압도된다. 시민들은 이 반송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많다. 범어사로 나가는 마을버스 시간이 10분도 채 남지 않았다고 서두르자고 한다.

 

범어사역에서 하차하여 동래역에서 해물탕으로 뒤풀이를 했다. 11명이 오늘 행복한 시간을 만들었다. 그 뒤풀이에 청림님과 스마트님이 타산악회에서 산행을 하고 이곳으로 달려왔다. 해물탕의 뜨끈한 국물과 해물이 어우러진 식자재가 우리의 마음을 녹였다. 오늘 산행은 육산이었지만, 중간의 원득봉에서 크리스탈 상고대를 여유롭게 즐기고 법기수원지의 편백나무 숲길을 함께 거닐며 마음의 안식을 누린 행복한 시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것은 돈보다 건강이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다. 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은 고칠 수가 있지만 다 망가진 건강을 고칠 수는 없다. 망가지기 전에 회복시켜야 한다. 건강을 잃어 본 사람만이 진정한 건강의 가치를 안다. 너무 많이 마시지도 말고 건강할 때 건강을 지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산우와 이마를 가까이 할 수 있는 한 잔의 술이라면 족하리라. 함께한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산행지도

♣산행사진

 

 

 

 

 

 

 

 

 

 

 

 

 

▲청송산 정상에서

 

 

 

▲운무에 쌓인 원득봉/ 오른쪽이 천성산자락

▲원득봉으로 오르는 전망쉼터에서 마운틴99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