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백산산악회 황령산 둘레길 번개산행 후기 ◈(2015. 2. 6. 토)

부산갈매기88 2016. 2. 12. 16:06

◎산행지: 황령산(428m), 금련산(415m), 행경산(347m)

◉산행일시: 2015. 2. 6.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백산산악회원 14명(동방, 청송, 스마트, 태영, 효리, 현진, 은수, 호두, 새콤달콤, 청산, 산아, 나비, 부산갈매기)

 

●트레킹 코스: 광안역 2번 출구~금련암~헬기장~금련산~황금약수터~함박골약수터~구상반려암~행경산(중식)~황령산~황령산 봉수대~황령석탑~시어재~사자봉~칠공약수터~시어재~편백나무숲~바람재~남구도서관

 

◔시간대별 산행코스:

   09:38 광안역 2번 출구 산행시작

   09:50 금련암

   10:32 헬기장(휴식 5분)

   10:42 금련산(415m)

   10:47 이정표(금련산 0.2km/용문사 0.6km)

   11:10 경주 이씨묘

   11:12 황금약수터(휴식 3분)

   12:20 함박골약수터(휴식 5분)

   11:30 갈림길 사거리

   11:37 황령산 나들숲길 안내판

   11:57 구상반려암/이정표 갈림길

   12:27 행경산(348m: 중식 40분)

   13:27 주차장

   13:35 황령산 정상석(428m)

   13:45 황령산 전망카페(커피 타임 30분)

   14:20 황령산 봉수대

   14:35 황령산 석탑

   14:46 시어재

   14:52 사자봉(400m)

   15:01 사자봉 남쪽 전망데크

   15:11 칠공약수터

   15:22 시어재

   15:25 편백나무숲

   15:35 바람재

   16:18 남구도서관

 

 

★산행 시간 및 거리: 6시간 40분(중식 40분, 황령산 전망카페 커피타임 30분, 기타 휴식 25분) 12.4km(GPS)

                                           <<순수 산행시간 5시간 5분>>

◎교통편: 대중교통 시내버스 및 지하철

 

 

●산행 tip: 이번 황령산 번개산행은 부산 도심지의 조망과 광안대교를 최고의 위치에서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좋았다. 쾌청한 날씨 속에 금련산, 행경산, 황령산을 올라 시가지와 광안대교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힐링 산행을 했다. 걸음이 빠른 사람이라면 이 코스를 4시간이라면 족히 완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산행은 얼마나 빨리 걷느냐가 아니라 부산에 살면서 소외되기 쉬운 황령산과 행경산을 제대로 보기 위해 여유롭게 걸었다. 그리고 이들 산의 가치를 재발견했다는 점이다. 이렇게라도 함께 걸어보지 않으면 황령산 둘레길의 가치를 잘 모르기에. 느긋한 걸음으로 6시간 40분을 걸었다.

 

(1)산행의 들머리는 지하철 2호선 광안역 2번 출구의 부산은행 앞에서 시작을 한다. 황령산의 들머리로 경성대/부경대역에서 가장 많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이번 산행은 동방님의 리딩으로 광안역 2번 출구 옆에서 시작하여 금련산 KT기지국이 올려다 보이는 곳으로 진행을 하게 된다. 10여 분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산쪽으로 진행을 하게 되면 금련암이라고 씌여진 굴을 지나서 산행을 하게 된다. 거기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채비를 갖추어 시작한다. 그곳에서 헬기장까지 30여 분을 치고 올라가야 한다. 약간 된비알이 시작되고, 헬기장이 가까워질수록 가풀막은 거세진다. 초반전에 온몸을 풀어준다는 의미에서 기분 좋은 오르막이다.

 

헬기장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한다. 그런 다음 금련산으로 진행을 한다. 금련산에는 정상석이 없다. 예전에는 정상석이 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없어졌다. 그래서 산불방지 플랭카드 앞에서 인증샷을 한다. 이제 황금약수터와 함박골약수터를 찾아 오르락내리락을 한다. 둘레길도 여러 갈래로 나 있어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다른 길로 가기가 쉽다.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아는 길임에도 이틀 전에 동방님은 사전 답사를 갔다 왔다고 한다. 함박골약수터 옆에는 간이 화장실이 있어서 근심을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 그 약수터를 조금 지나 서쪽으로 진행하게 되면 사거리 갈림길이 나온다. 연제구에서 올라오는 길과 황령산 봉수대에서 내려오는 길이 만나는 사거리다. 우리는 구상반려암에서 행경산으로 오르기 위해 동의과학대 방향으로 계속 진행을 한다.

 

(2)구상반려암 갈림길에서 행경산으로 오르기 위해서 완만한 비탈길을 30분 오른다. 서면 시가지가 뒤돌아보며 편백나무 숲을 잠시 지나가는 재미도 괜찮다. 코 끝을 편백나무 향이 간질인다. 거북이 같은 느릿한 걸음으로 어기적거려도 여유가 생기는 그런 등로다. 진행방향의 왼쪽에 행경산이 있기에 곧바로 치고 올라가면 능선길을 만난다. 이제 확실히 부산진구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로 아래가 서면시가지이고, 조금 오른쪽으로 시민공원이 펼쳐진다. 미군 부대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행경산 전망데크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햇볕은 따스하고 바람도 세게 불지 않아서 안성맞춤이다. 40여 분의 꿀맛 같은 휴식시간이다.

 

이제 동남쪽의 황령산 봉수대를 올려다보면서 황령산을 오른다. 동북방향에 산객을 기다리고 있는 황령산 정상석에서 일행은 함박웃음을 날린다. 나는 걸려온 전화를 받느라 일행을 놓쳐버리고 황령산 봉수대로 오르고 있는데, 일행들로부터 전화가 빗발친다. 일행은 황령산 전망카페에서 느긋하게 커피 한 잔을 주문해두고 있다고 한다. 되돌아 내려간다. 광안대교는 팔을 벌려 바다를 안고 있고, 파란 바다는 광안대교의 흰색과 잘 어울린다. 장산의 산자락을 따라 훑어 내려오면 센텀시티의 높은 건물들이 키재기를 하고 있다. 학창 시절의 비행장은 간 곳이 없고 높은 건물들만 숨이 턱 막히게 한다. 세월의 부침 속에서 살아남아야 할 것들만 현재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전망카페 안쪽에 우리 일행들이 탁자를 차지하고 앉아 여유를 즐기고 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너무나 황홀해서 커피 한 잔 값을 지불해도 아깝지가 않은 것 같다. 그 자릿값은 태영님이 내어 주었다. 번개산행의 묘미는 이런 수다가 곁들여진다는 점이다. 그래도 발걸음이 가벼워 가슴에 빨간 웃음을 달고 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오늘 함께 한 번개산행은 행복하다. 또 누군가에게 웃음꽃을 선물할 수 있고, 함께 한 동료에게서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면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의미를 찾고 가는 것이다.

 

황령산 봉수대 위에서 사방팔방으로 바라보는 경치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남쪽으로 영도 그리고 신선대부두, 그리고 동쪽으로 광안대교, 그 동북으로 장산, 북쪽으로 연제구, 서쪽으로 서면 시가지와 백양산이 경계를 이루며 다가온다. 거기에 서노라면 부산은 복 받은 도시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포근한 날씨마저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한다. 어느 덧 포근한 바람을 느끼게 되니 벌써 봄은 우리 곁에 와 있는 것 같다.

 

(3)황령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황령석탑이다. 이것을 지자체에서 조성했는지는 모르지만 석탑을 5미터 가까이 쌓아올린 것이다. 옛 선조들은 마음의 한을 그 석탑을 쌓으면서 풀었는지 모르겠다. 또 응어리진 한을 석탑 속에 묻었는지도 모른다. 그 수많은 한 맺힌 돌들이 하늘을 받치고 있는 것이다. 아니 그 한이 하늘로 향하고 있다. 그 한을 하늘에 닿게 하기 위해서 높게 쌓아올리려 했는지도. 조선에는 한이 많은 사람들이 살아 온 것 같다. 그것이 토착신앙과 함께 하여 자연 속에 뿌리를 내린 것 같다.

 

황령석탑에서 사자봉으로 가기 위해 서어재로 간다. 그 남쪽에 사자봉이 우뚝 솟아있기 때문이다. 어릴 적 이 사자봉은 자살바위라고 불렀다. 간혹 이 바위에 올라와 목숨을 던진 사람이 있었기에. 사자봉 뒤로 보이는 광안대교는 파란 하늘 아래 더 멋지게 다가온다. 가을밤 광안대교의 불꽃놀이를 보러 여기까지 올라오기도 한다. 거기서 남쪽으로 100여 미터 내려가면 전망 데크가 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문현동과 대연동, 그리고 영도 방향의 경치도 상큼하다. 그리고 수정산과 엄광산의 능선이 정겹게 다가온다. 그 전망 데크에서 여유를 즐기다 사자봉 방향으로 올라와서 전포동 방향으로 150여 미터쯤 내려가면 칠공약수터를 만나게 된다. 칠공약수터에서 약수 한 모금을 마시고, 괜스레 철봉대에 한 번 매달려 보기도 한다.

 

하산길은 칠공약수터에서 사자봉의 왼쪽 산자락을 감돌아 서어재로 오른다. 그리고 서어재를 바로 내려서면 편백나무숲을 만나게 된다. 이 숲을 조성한지도 30여 년이 되었으니 숲이 울창하여 숲속은 캄캄하다. 편백나무의 향이 진하게 진동을 하여 머리가 가벼워진다. 10분 정도 느릿느릿 숲속을 거닐며 바람재로 향한다. 바람재는 체육시설이 있는 빈터이고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이라 차갑다. 잠시 정자에 앉아서 물을 마셔본다. 쉬거나 운동을 하는 사람도 보인다. 거기서 남구도서관 방향으로 40여 분 걸어 내려가면 산행은 끝이 난다. 하산길은 임도도 있으나 굳이 산길을 고집하며 하산을 한다.

 

(4)뒤풀이는 남천동에 있는 유명한 고깃집에서 삼겹살 구이로 했다. 동방님이 리딩을 한다고 고생을 하였다. 리딩을 위해 사전 답사도 했고, 뒤풀이 장소까지 안내해 주어서 정말 고맙다. 이번 번개산행 뒤풀이에는 한 사람도 먼저 집에 가는 사람이 없이 함께 해 주었다. 2차 노래방까지 갔는데, 2차 경비는 동방님이 한 턱 쏘아 주셨다. 지난 영도 봉래산 뒤풀이는 숙이님이 쏘아 주셨고, 오늘은 동방님이 2차를 마련해 주어서 송구스럽고 감사하다. 마음과 뜻이 맞는 산우와의 친교가 삶을 살찌게 한다. 바쁜 가운데서도 자신의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고 즐거움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삶의 장미꽃을 피우기 위해서 함께 한 자리이기에 더 행복하다. 함께 한 회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황령산 전망카페에서 태영님이 일행에게 대접해 준 커피도 정말 자리가 자리인지라 맛이 더 있었고, 그 마음에 감사드린다.

 

 

♣산행지도: 지도는 지명과 지형만 참조바람.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