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백양산 둘레길 번개산행 후기 ◈(2016. 3. 5. 토)

부산갈매기88 2016. 3. 11. 17:31

◎산행지: 백양산 둘레길

◉트레킹 일시: 2016. 3. 5. 토. 흐림

☢산행 참석자: 백산산악회원 8명(은수, 슬로우, 퀵, 동방, 산아, 팅커벨, 일식, 부산갈매기)

트레킹 코스: 만덕역~보건환경연구원 옆 쉼터~만남의 광장~바람고개~선암사~오행약수터~등나무약수터~숲속도서관/건강공원~양지 어린이집

 

◔시간대별 트레킹 코스:

   08:35 만덕역 출발

   08:47 간이 체육시설

   09:04 보건환경연구원 옆 쉼터

   09:30 만남의 광장

   10:17 이정표(바람고개 0.2km/만남의 광장 2.6km)

   10:22 바람고개

   10:42 선암사

   10:54 선암 약수터

   11:21 이정표(예비군 훈련장 2.8km/선암사 1.5km)

   11:30 이정표(예비군 훈련장 2.2km/선암사 2.1km)

   11:35 오행약수터

   11:40 이정표(정상부 0.3m/백양터널 0.8km/꽃동산 0.3km)

   12:12 숲속 도서관/건강공원

   12:35 양지 어린이집

 

★트레킹 시간 및 거리: 4시간(기타 휴식 30분) 11.4km(GPS)

                                <<순수 산행시간 3시간 30분>>

◎교통편: 대중교통 이용(지하철)

     

 

●산행 tip: 이번 번개는 백양산 둘레길 트레킹으로 만덕역~만남의 광장~바람고개~선암사~건강공원~주례 양지 어린이집까지 트레킹을 했다. 트레킹 시간은 4시간, 11.4km를 가볍게 걸었다. 낮부터 비가 온다고 예보되어 청도 지룡산 미나리 삼겹살 번개산행이 취소되었다. 그래서 토요일 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기 보다는 뭔가 활력을 찾고자 백양산 둘레길 트레킹을 진행하였다.

 

대체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의외로 평소 보지 못한 것들을 보게 되어 숨겨진 보물을 찾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백양산도 부산시민의 사랑을 정말 많이 받고 있다. 대부분의 산꾼들은 백양산을 남에서 북으로, 또는 북에서 남으로 종주하곤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둘레길은 나약한 노인네나 아줌마들이 산책하는 정도로 인식되기가 쉽다. 그러나 날씨가 궂은 날이나 겨울 찬바람이 휘몰아치는 날에 오붓하게 걸어볼만한 코스이다.

 

(1)만덕역에서 6명이 만난다. 번개 댓글은 3명밖에 안 달렸는데, 의외의 산우들이 나타나니 반갑다고 아우성이다. 성지곡 수원지의 [만남의 광장] 방향으로 진행을 하기 위해 신만덕 방향으로 나아간다. 도로를 따라 신만덕의 오르막을 조금 올라가게 되면 야외 공연장에 다다른다. 그곳이 트레킹 들머리다. 야외 공연장 계단에 주저앉아 잠시 산행채비를 한다. 생각보다 포근하기에 상의 자켓을 벗어서 배낭에 집어넣는다. 거기서 데크 계단을 오르면 흙길이 나타난다. 간밤에 비가 온 탓에 땅은 물기가 머금고 있어 미끄럽기도 하다. 먼지가 날리지 않음에 감사하며 자욱한 안개 속을 헤치며 오른다. 시야가 트이지 않아서 [만남의 광장]이 이 오르막 끝에 있을 거라고 짐작을 하며 오른다. ‘인생도 다 알고 걸어간다면 무미건조하겠지.’ 그렇게 걸어 올라가니 간혹 한 두 사람 정도 과객을 만나게 된다. 날씨 탓으로 대부분 방콕을 하고 있나 보다. 주위가 안개가 끼어서 감싸주고 너무 조용해서 좋다.

 

 

(2)보건환경원 옆의 쉼터 탁자에 앉아서 잠시 물 한금과 쑥떡을 먹는다. 팅커벨님이 쑥떡을 가지고 왔다. 다시 몸을 추슬러본다. 만덕역에서부터 반시간을 걸어 올라왔기에 서서히 몸이 달구어지고 있다. 아무도 재촉하는 사람이 없고, 사방이 안개로 자욱하여 어딘가에 갇힌 기분이 든다. 거기서 조금 비탈진 목책 계단과 흙길을 올라 20여 분을 오르면 [만남의 광장]이 나타나게 된다. 자유롭게 걷는 것만으로도 봄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봄은 추위를 몰아내고 곧바로 오기가 괜스레 미안스러운지 간밤까지 비를 뿌리고 안개마저 자욱하게 해 두었나 보다. 그 촉촉함에 나뭇가지에도 생명의 움이 트고 있다. 혹한을 이겨내고 봄은 나뭇가지에서 머무르고 있다. 시련은 인생의 소금이고, 꿈과 희망은 인생의 설탕이라고 노래했듯이 겨울 끝에서 그 꿈과 희망이 이루어지고 있다. 긴장감과 좌절감 속에서 한 주일을 살아왔는데, 이 시간에 모든 것을 자연에 맡기고 싶다. 넉넉함과 느긋함이 찾아오기를 갈망하면서......

 

(2)[만남의 광장]에 도착하니 슬로우님과 퀵님 부부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한다. 당감동 백양터널 부근이 집이라 벌써 1시간 이상을 이곳까지 걸어온 것 같다. 잠시 거기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가야 할 길에 대해서 얘기도 나눈다. 백양산은 슬로우님의 영역이라 가이드를 부탁한다. 작년 무릎 상태가 안 좋아서 산행을 갈 수 없는 좌절을 볼 때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슬과 닭발을 몇 달 동안 고아서 먹었다고 한다. 무릎 연골이 찢어져서 이대로 산행을 하지 못하지나 않나‘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고 한다. 그 민간처방에 의해 무릎은 호전되었고, 지금은 나름대로 함께 동행할 수 있으니 평소 몸 관리가 중요한 것 같다.

 

어제 온 비로 성지곡 수원지로 흘러내리는 개울물소리가 쏴~ 하게 들려온다. 그 물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상쾌하다. 백양산은 수량이 풍부한 것 같다. 그러하기에 일제 시대에 성지곡 수원지를 만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개울물에 손을 한 번 담궈본다. 시원함과 함께 봄이 전해져 온다. 또 개울물에 진흙이 묻은 등산화를 담근다. 겨울의 잔재를 씻어낸다. 마음의 묵은 찌꺼기도 흘러 보낸다. 뱀이 허물을 벗듯 우리 마음의 허물도 벗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봄을 맞이하여 마음도 새로워지고 싶다.

 

바람고개에 잠시 걸터앉는다. 조금씩 안개는 뒤로 물러나고 있다. 대낮의 열기에 안개는 제 모습이 옅어져 간다. 긴 의자에 걸터앉아 과일도 함께 먹고 생수도 병아리처럼 한 모금 마셔본다. [만남의 광장]에서 간혹 오르막길도 있지만 줄곧 조금씩 내리막길을 걸어가고 있다. 여유로움이 생겨나기에 발걸음도 가볍고 마음도 깃털 같다. 바람고개를 조금 지나면 넓은 임도가 나타난다. 하지만 그 임도를 따라 가지 않고 산허리를 따라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 선암사까지 간다. 그 등로는 평소 동방님이 애용하던 코스라고 한다.

 

 

(3)선암사에 이르니 일행이 할 일이 많아져서 흩어진다. 누구는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서, 또 누구는 대웅전에 예불을 드리기 위해서, 그리고 나머지는 절 뒤편으로 돌아가 용왕전 앞에서 예불을 드린다. 선암사 뒤편에 있는 폭포에서 세찬 물줄기가 요란스럽다. 그 물줄기가 사찰을 뒤흔들고 있다. 여름 산행에 이 선암사 뒤편으로 오른 적이 있는데, 언제 봐도 이곳의 수량은 풍부한 것 같다. 선암사는 신라 문무왕 때 창건 되었다고 하니 벌써 1,30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예부터 선암사 약수가 유명했다고 한다. 경내 여기저기 인위적인 냄새가 많이 배어 있으나 사람들은 세상의 번뇌를 떨쳐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마음은 그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하나 세상의 욕심은 발목을 잡고 있다.

 

경내를 나와 선암사 옆의 약수터로 향한다. 수돗물처럼 수도꼭지가 달려있어서 그 꼭지를 틀기만 하면 한 바가지의 물을 그득 담을 수가 있다. 쫄쫄 흐르는 약수가 아니라 폭포처럼 쏟아지는 물이다. 이 시대에 우리 마음의 갈급함을 단번에 채우게끔 해 놓았다. 인간은 그렇게 쉽게 편한 것에 길들여지고 단번에 채우려고 힘쓴다. 약수터 옆에는 간이매점이 있어서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지나치겠는가. 오뎅 한 개씩을 먹고 가자고 한다. 일행 중 몇 사람이 오뎅 한 꼬지를 거들어 본다. 오뎅국물이 조금 심심하다. 오뎅을 파는 주인은 국물 맛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다. 어차피 배가 출출하고 배고픈 사람이 먹고 갈 것이기에. 오뎅은 참 맛이 있는데 뭔가 2% 부족한 것을 느끼게 한다. 은수님이 그 오뎅에 자비를 베푼다.

 

(3)선암사 약수터를 지나 이제는 본격적인 임도 둘레길이다. 길은 널찍하여 이야기꽃을 피우며 걸어간다. 한참을 가다가 동방님이 장갑 한 짝을 잃어버렸다. 윗주머니에 넣고 팔에 옷을 걸치고 가고 있었는데 없어진 것이다. 부리나케 되돌아간다. 우리 일행은 잠시 길가의 의자에 앉아 여유를 부려본다. 이제 날씨는 많이 깨어났다. 도심지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지나가는 길손들도 제법 보인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무리지어 다니고 있다.

 

 

생각보다 빨리 동방님은 장갑 한 짝을 찾아 되돌아왔다. "장갑 한 짝은 누군가 안 주어 간다."고 일행 중 누군가 얘기를 했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쓰잘데기 없는 장갑 한 짝을 주어서 어디서 쓰겠는가. 한 짝은 쓰레기밖에 안 되기에. 임도를 따라 가다가 오행약수터 부근에서는 둘레길을 따라가지 않고 등산로로 가로질러 간다. 그 약수터를 지나 조금 가니 웅덩이에 올챙이가 알을 까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그토록 춥게 느껴졌던 겨울이 안개에 파묻히고 녹아버렸다. 봄은 올 것 같지 않았는데 어느 틈엔가 우리 턱밑에 살글살금 와 있었다. 산 어귀 자투리땅에 매화꽃이 피어 있다. 봄은 그렇게 살짝 한 발짝씩 와 있었다. 그 봄맞이를 하면서 함께 걸으며 웃음꽃을 피우는 것만으로도 행복의 포물선은 낮게 드리우고 있다.

 

(4)등나무 약수터 가까이 가게 되면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가게 된다. 예비군 교장 옆으로 내려서지 않고 신라대학교 방향으로 좀 더 비포장도로를 따라 더 걸어간다. 이제 수많은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한가로이 시간을 즐기고 있다. 봄 처녀를 맞이하려 왔는가 보다. 비가 오지 않아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표정이다. 연인들의 발걸음도 보인다. 애를 앞세우고 바람을 쏘이는 사람도 있다. 할머니가 손자들과 함께 봄나들이를 하는 풍경도 아름답다.

 

 

오늘 둘레길의 마지막 지점은 숲속도서관이 있고, 바로 옆이 건강공원이 있는 곳이다. 그 건강공원 표지석 앞에는 세족을 할 수 있도록 수도꼭지가 달려있어 금상첨화다. 흙탕길을 지나온 탓에 등산화의 몰골은 말이 아니다. 풍성하게 쏟아지는 수도꼭지 아래 물통이 있어서 그만이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빨리 신발을 씻었다. 인생은 끝이 좋으면 다 좋다. 가푼하게 신발을 씻고 보훈병원으로 내려서기 위해서 양지 어린이집까지 간다. 그 어린이집 앞에 노란 개나리처럼 피어있는 영춘화를 본다. 일식님 덕분에 그 꽃 이름이 봄을 맞이하는 꽃 [영춘화]라고 한다.

 

(5)뒤풀이 장소는 오뚜기님의 식당이다. 양지 어린이 집에서 곧장 아래로 쭉 내려가면 된다. 현대 아파트를 지나 조금만 가면 버스 정류장 옆에 [삼겹구이]집이 나온다. 오뚜기님은 업무차 외출을 하고 없고, 낭군님이 우리를 반긴다. 두 테이블 위에 불판을 준비해 두었다. 지글거리는 불판의 고기 굽는 냄새에 코가 발름거리기 시작한다. 재빨리 막걸리 한 잔이나 소주 한 잔을 곁들여 잔을 부딪치지 않을 수가 없다. 힘겹지 않은 트레킹이지만 무료함을 달래 본 시간이었다. 행복한 사람들과 함께 하였기에 더욱 행복한 것이다. 행운의 자기장을 품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기에 슬픔보다 즐거움의 파장, 행복의 파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그 행복의 파장에 공진현상이 일어나 그 큰 행복감을 맛본 시간이 되었다. 어느 정도 배가 불러오고 이제 밥을 볶아서 마무리를 할 시점에 오뚜기님이 외출에서 돌아왔다.

 

 

우리를 보고 반가워서 곧장 홍삼즙과 홍삼젤리를 가져다준다. 늘 변함없는 마음. 베풀기를 좋아하는 마음에 모두 흡족한 시간을 보냈다. 바깥은 비는 오지 않고 날씨는 더 좋아지고 있다. 아쉽지만 자리를 털고 일어날 시간이었다. 함께 해준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약속을 지켜주신 일행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둘레길 지도: 지형과 지명만 참조바람.

 

♣산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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