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백산산악회 제 278차 정기산행: 의령 자굴산 시산제 산행기 ◈(2016. 2. 27)

부산갈매기88 2016. 3. 3. 16:51

 

◎산행지: 의령 자굴산(897m), 한우산(836m), 산성산(741m)

★산행일시: 2016. 2. 27.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46명(금호지, 동무, 스마트, 행운이, 윤슬, 차돌이, 효리, 붉은 노을, 새콤달콤, 야초, 슬로우, 퀵, 수정, 진주, 오뚜기, 동방, 가연, 방랑자. 달빛, 그림자, 홍종태, 산들바람, 송향, 솔뫼, 혜영, 피네, 수피아, 은수, 탱탱구리, 미산, 허성관, 봄산, 유유산속, 군자대로, 수희, 옥여사2, 해월정, 햇살, 산하, 호두, 청산, 운해, 와니, 부산갈매기 외)

 

●산행 코스: 자골티재~바람덤~자굴산~쇠목재~갑을정~한우산~산성산~외초재~내초마을 송림 주차장

 

◔시간대별 산행코스(후미 기준):

   10:09 자굴티재 도착

   10:21 산행시작

   10:58 이정표(자굴티재 1.0km/정상 1.1km)

   11:26 바람덤

   11:44 자굴산(897m)<시산제 및 중식 1시간 23분>

   13:37 쇠목재

   14:06 갑을정

   14:19 팔각정

   14:28 한우산(836m)

   14:51 이정표(산성산 850m/한우산 2.1km)

   15:10 상투바위

   15:18 산성산(741m)

   15:21 이정표 갈림길(주차장 하산길/산성산)

   15:45 외초재

   16:16 외초마을

   16:23 내초마을 송림 주차장

 

★산행 시간(후미기준): 6시간 2분(시산제 및 중식 1시간 23분, 기타 휴식 15분>

                                            <순수 산행시간: 4시간 14분>

◍산행거리: 10.2km(GPS)

◎교통편: 신부산고속투어버스

 

▶산행 tip: 이번 백산산악회 278차 정기산행은 시산제 산행으로 의령 자굴산(897m)을 다녀왔다. 자굴산은 성문 위에 높게 설치된 망루처럼 우뚝 솟은 큰 산이라는 뜻이다. 자굴산은 육산으로 한우산과 산성산과 함께 완등하게 된다. 의령을 감싸고 있는 이 거대한 산맥 전체의 형상이 마치 황소를 닮았다고 한다. 자굴산의 우람한 덩치가 황소의 머리, 동남으로 길게 뻗은 한우산과 응봉산의 산줄기가 몸통이며 신덕산이 엉덩이 부분에 해당된다. 그래서 이번 백산 시산제 산행은 자굴산, 한우산, 산성산의 세 산을 모두 완등하고 하산하여 한우고기로 몸과 입을 즐겼으니 그 기분이 하늘을 찔렀다. 자굴산과 한우산은 봄철 진달래와 철쭉이 피는 계절에 꽃의 향연으로 볼거리가 많다.

 

자굴산~한우산~산성산의 세 개의 산을 완등하고, 또 시산제를 지내야 하는 점을 감안하여 자굴산 정상에 접근하기 쉬운 자골티재를 들머리로 잡았다. 자골티재에서 자굴산 정상까지 1시간 20여분 소요되며, 오르막이 대체로 완만하여 고도를 높여 가더라도 그렇게 힘겹지가 않아서 좋다. 육산이라 자굴산 정상에서의 조망을 빼고는 이렇다 할만한 것은 없다. 지리산 천왕봉을 바라볼 수 있을까 내심 기대를 했지만 미세 먼지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자굴산 정상은 편평하여 100여 명이 운집할 수 있어서 시산제 장소로 정한 것이다. 또 자골티재에서 정상까지 제물을 지고 오르더라도 힘들지 않은 코스라는 점도 고려되었다.

 

시산제는 한 해의 건강과 안전산행을 기원하기 위해서 마음과 뜻과 정성을 모우는 중요한 시간이다. 한 해의 시작은 겨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예부터 봄이 한 해의 시작이라 생각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춘하추동)이라고 했다. 겨울, 봄, 여름, 가을이라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산제 역시 실질적인 마음의 봄인 봄철에 올리는 것이 좋을 듯 하여 대부분의 산악회에서는 초봄에 시산제를 올리고 있다.

 

이번 우리 산악회에서도 만차로 시산제 산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올 한 해의 안전산행과 가정, 직장의 행운을 빈다는 의미가 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올해 자신에 대한 마음과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는 뜻도 된다. 또 시산제는 home coming day의 축제이기도 하다. 설날이 되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가듯. 시산제는 지난 한 해 백산을 잊고 살아 온 회원들이 시산제를 통해서 다시금 백산의 고향에 찾아오고 옛 산우들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점이다. 그래서 평소 소원했던 산우들을 마음 편히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자굴산 정상에서 올리는 시산제도 이런 의미에서 백산인의 뜻 깊은 자리다. 운해대장님의 시산제 진행에 슬로우님이 구수한 목소리로 축문 낭독을 해 주었다. 늘 백산 산행에 부부가 빠지지 않고 변치 않은 우정을 보여주는 모습에 감동을 받고 있다. 슬로우님이 차분하게 축문을 잘 읽어주어서 감사하다. 그리고 산우들이 함께 하여 마음을 모두어 주었다. 시산제 이후 모두 한 자리에 둘러앉아 제물을 나누고 소주와 막걸리를 마시며 소중한 시간을 공유했다. 하늘도 감복하여 바람도 잔잔하고 따뜻한 햇살을 비춰 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음식이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만든다. 그런데 마음의 에너지는 어디서 올까? 다른 사람과의 행복감, 즐거움, 기쁨, 미소, 웃음소리, 만족감, 자긍심 등으로 내면성장이 이루어질 때 우리는 마음의 에너지가 활성화되고 재창조되어질 것이다. 그래서 소속감과 연대감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우리 산악회가 나날이 발전하는 원동력이 바로 이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산제와 점심식사를 하는데 1시간 20여분이 후딱 지나가버린다. 그 자투리시간을 활용하여 회원들은 자굴산 정상석 앞에서 부지런히 개인 인증샷을 했다. 그리고 점심식사 후 단체 인증샷을 하기 위해 한 덩어리가 되었다. 이제 북쪽으로 건너 보이는 한우산을 향하여 쇠목재로 내려선다. 자굴산 정상에서 쇠목재까지는 1.2km로 30분 내려가면 된다. 쇠목재는 ‘소의 목’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쇠목재에서 갑을정 정자까지는 된비알을 올라가야 하니 다소 힘이 든다. 그리고 임도 주차장이 있는 정자까지는 휘파람을 불면서 갈 수가 있다.

 

임도 주차장에서 한우산(836m)까지는 데크계단을 따라 오르면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사방으로 조망을 할 수 있고, 한우산에서 동쪽 건너편 산자락에는 풍력발전기가 새로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공사를 위해서 덤프트럭이 비포장도로를 따라 새하얀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진달래가 활짝 피고 초록 잎이 돋는 봄이 되면 그 경치는 더 생동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우산은 우리가 생각하는 한우(韓牛)가 아니라 한우(寒雨)였다. 그래서 모두 허탈한 느낌을 받았다. 의령은 소고기국밥으로 유명하여 당연히 한우(韓牛)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방으로 시야가 트이어 시원한 산들바람도 불어주니 기분마저 상쾌해진다. 또 햇살도 제법 따뜻하고 포근하다. 한우산에서 산성산으로 가는 하산길 또한 데크계단으로 되어 있어 산뜻한 느낌을 받는다.

 

 

산성산으로 오르기 전 왼쪽에 상투바위가 있다. 거기 아래로 펼쳐지는 내초와 외초마을의 논밭을 내려다 볼 수 있다. 미세먼지 탓으로 흐릿하게 보이지만 일행은 상투바위와 그 아래를 배경으로 독수리처럼 두 팔을 높이 쳐들어 본다. 등산로 여기저기 최근에 강한 바람이 불었는지 나뭇가지들이 꺾이어 나뒹굴고 있다. 소나무들은 독야청청하지만, 잡나무들은 계절에 순응하여 나뭇잎을 떨쳐버리고 서 있다. 이제 어느 덧 그 나뭇가지에 움이 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나무들도 시련과 고통의 겨울을 지내고 따스한 날씨 속에 조금씩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사람도 근심과 고통과 시련이 닥쳐올 때는 나무처럼 온갖 근심의 이파리를 떨쳐내고 버텨내야 할 것이다. 그러다 훈풍의 계절이 오면 일어서야 하리라. 너무나 세찬 비바람과 눈보라가 산을 휘감고 지나가버리면 감당하기 어려워 이 나뭇가지들처럼 인생도 꺾이어 버리게 되는 것이다.

 

 

후미조들이 산성산 정상석에서 대자연의 꽃이 없으니 인간의 웃음꽃을 피워본다. 하산길에 바람에 쓰러진 나무들이 길을 가로막고 있어 이곳저곳을 우회해서 내려간다. 오랜만에 온 솔뫼님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나 보다. 후미 일행은 솔뫼님을 걱정하며 산성산 하산길에 퍼질고 앉아 쉰다. 누군가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내팽개치지 않고 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무릎 보호대까지 해 보지만 다소 힘이 든다. 혼자 평상시 뒷산을 오르내렸다고 하지만 그 연습이 다소 미진했나 보다. 외초마을과 벽계마을의 갈림길인 외초재에서 솔뫼님과 일행이 내려오기를 잠시 기다린다.

 

외초재에서 외초마을로 내려서는 처음 100여 미터는 아주 가파른 갈짓자 코스다. 그리고 조금 내려가면 다소 완만하여 걸음걸이에 신바람이 난다. 그러나 솔뫼님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일행들은 발걸음을 같이 한다. 일행 중 한 사람이 솔뫼님의 배낭을 받아 자신의 배낭 위에 얹는다. 백산의 저력, 백산의 힘이 솟구친다. 화합과 단결. 의기투합. 함께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사랑과 고통을 분담하는 열정이 있기에 백산인은 옆 사람의 고통에 눈감지 않는다. 산우는 마음으로 손과 발을 움직인다. 목이 마를 때 건네주는 한 모금의 피 같은 물이 진달래꽃보다 더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 길 끝에서 행복을 친구로 삼을 수 있는 멋진 산행이다.

 

외초마을로 내려서서 내초마을의 솔밭 주차장까지 간다. 이미 먼저 와 있던 일행들은 세수를 하고 기다리고 있다. 10km 정도 밖에 안 되는 거리이고, 험한 코스가 아니기에 백산인에게는 거뜬한 산행이었고, 축제의 시산제였다. 모두에게 신바람이 나고 올 한 해의 안전산행을 함께 기원하는 시산제 산행이었기에 더 즐겁게 발걸음을 뗀 것 같다. 뭔가 목적이 있고 목표가 있는 그런 산행이었으니까 마음가짐부터 다르기에.

 

합천 삼가의 <금오암소한마당>식당에서 뒤풀이를 했다. 자리가 마련된 식당 안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한 해의 건강과 안전산행을 위해 축배를 들었다. “백산을 위하여!!!”

모두 입 안에서 살살 녹는 한우 불고기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이니 억만 장자가 부럽지 않은 것이다. 지상최대의 행복한 시간이다. 바깥에는 매화가 봄 향기를 날리고, 방안에는 백산이 사람의 향기를 날리니 어찌 이 시간이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이 시산제 준비를 위해 운해대장님과 와니님의 노고가 정말 컸다. 그 노고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봄산님과 유유산속님이 오랜만에 산행에 참가한다고 칡즙까지 들고 와서 감사하고, 은수님은 팥떡까지 제공해주어서 정말 잘 먹었다. 그 마음 감사드린다. 또 시산제 산행을 위해 마음과 정성을 모두어 준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처럼 백산의 저력은 이러한 공동체의 사랑 때문이라고 믿는다. 늘 열정의 에너지가 샘솟는 백산. 그 내면의 성장을 통해서 백산 개개인이 행복해져서 가정과 사회에 기여해 가리라 확신한다.

 

 

♣산행지도: 실제 코스와 딱 맞는 지도가 없으므로 아래의 지형과 지명을 참조바람.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