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백산산악회 청도 옹강산 번개산행 후기 ◈(2016. 4. 16. 토)

부산갈매기88 2016. 4. 20. 17:19

◎산행지: 청도 옹강산(832m)

◉산행 일시: 2016. 4. 16. 흐림

☢산행 참석자: 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19명(금호지, 동무, 송향, 수정, 스마트, 피네, 일식, 붉은 노을, 동방, 호두, 팅커벨, 새콤달콤, 현진, 미산, 청산, 그림자, 부산갈매기 외)

 

●산행 코스(원점 회귀): 소진리 당산나무~소진리 복지회관~독가촌 들머리~말등바위~옹강산~용둔봉~소진봉~독가촌~소진리 당산나무

 

◔시간대별 산행:

  09:50 소진리 당산나무 도착

  09:59 산행 출발

  10:00 소진리 복지회관

  10:04 독가촌 아래 들머리/이정표(옹강산 말등바위 3.8km/옹강산 4.3km)

  11:06 오진리 갈림길(558m)

  11:41 암릉 위 식사(27분)

  12:35 말등바위

  13:12 옹강산(832m)

  13:48 635.4봉

  13:58 용둔봉(641m)/이정표(소진리 3.5km/삼계리 1.4km)

  14:08 소진2봉

  14:34 소진봉 정상(379m)

  15:04 개울(세족 13분)

  15:19 들머리 입구

  15:23 소진리 당산나무

 

 

★산행 시간 및 거리: 5시간 24분(중식 27분, 기타 휴식 24분) 9.05km(GPS)

                                        <<순수 산행시간 4시간 33분>>

◎교통편: 승합차 1대, 승용차 1대

 

●산행 tip:

▶봄은 농익어 가고, 명주바람은 불고

봄이 점점 농익어 간다. 산자락은 새색시 볼처럼 발갛게 변하고, 이파리들은 연초록으로 산을 덮기 시작한다. 서서히 우리의 마음도 연초록으로 물들어간다. 소슬바람이 휘몰아치던 산자락이 어느덧 명주바람으로 바뀌고, 가지마다 생명의 향연이 펼쳐지니 우리네 삭막한 마음에도 꽃이 피기 시작한다. 삶이 기지개를 켠다.

 

청도 옹강산은 영남 알프스 뒤편에 자리 잡고 있어서 산꾼들의 기억에 조금 잊혀져 있다. 옹강산 산행은 운문댐 상부의 오진리 마을을 초입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1시간 반 정도 단축해서 산행을 하려면 소진리 복지회관에서 들머리를 잡으면 좋다. 그래서 우리는 소진리 복지회관 부근의 당산나무에서 채비를 갖추고 다리를 건너 외딴집 가기 전의 들머리에서 산행을 한다. 이정표에는 옹강산 말등바위까지 3.8km라고 되어 있어 그 방향대로 오르면 된다.

 

초입에서 오진리 능선 갈림길(558m)까지 전망바위에서 사진도 찍고 숨고르기를 하면 1시간 소요된다. 다만 들머리에서 오진리 능선 갈림길까지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된비알을 치고 올라가야 하기에 다소 힘이 든다. 게다가 기온이 높아지기에 땀을 많이 흘리게 되어 충분한 식수가 요구된다. 초입에서 전망바위까지 50여 분을 올라가야 하기에 초반전의 체력안배를 요한다. 초반전부터 오버페이스를 하게 되면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기 쉽기에 무엇보다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간중간 잠깐씩 쉬기도 하고 노송이 있는 전망바위에서는 전체 숨고르기를 한다. 숨고르기를 하면서 사진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또 과일을 함께 나누며 우정의 시간을 비축한다. 암릉과 소나무, 멀리 억산, 운문산, 가지산, 그리고 바로 앞의 복호산을 바라보면서 예전의 산행 기억을 더듬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운문댐 상부의 조망도 한 눈에 들어온다.

 

▶오진리 능선 갈림길

운문댐 부근의 오진리 마을에서 올라오는 오진리 능선 갈림길에서 잠시 무리지어 웃음꽃을 피운다. 피곤한 기색이지만 카메라가 찰칵거리기 전 얼굴의 근육은 풀어진다. 주위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진달래꽃의 자태에 마음이 녹아내린다. 봄꽃이라 향기는 없지만 눈요기할 꽃들은 많다. 새햐안 이팝나무꽃이 새색시 드레스를 입고서 반기고, 진달래꽃은 능선길 키 높이에서 입맞춤한다. 능선길은 갈잎이 사각거리며 지난 시절을 노래하고 있다. 덤으로 산들바람마저 불어오니 기분은 이 보다 좋을 수가 없다. 군데군데 하늘이 열리는 전망바위가 나타나면 그곳에 서서 왔다간 흔적을 사진 속에 퍼 담는다. 위로 올라갈수록 암봉이 길을 가로막는 곳이 많다. 암봉 위에서 일행의 웃음소리가 하늘로 날아가고 행복은 가슴 한 켠에 둥지를 튼다. 이 무지개빛 행복을 위해서 함께 하는 것이 아닌가. 이미 옹강산 정상에 가 있다는 동방님의 전화를 받는다. 맛있는 뒤풀이를 위해서 점심을 조금 빨리 먹어야 할 텐데......

 

▶천사도 함께 하는 점심식사

동방님과 우리와의 거리는 20여 분 더 되는 것 같다. 홀로 동방님은 옹강산 정상을 지켜야 하나 보다. 우리 일행은 말등바위 가기 전 암봉 뒤에 자리를 편다. 18명이 한 자리에 두 줄로 도열해 앉는다. 산등성이를 타고 넘는 따듯한 봄바람이 살랑거린다. 함께 마주 앉는 것만으로도 좋다. 봄철인지라 반찬은 파릇파릇한 식재료들이다. 봄나물들은 모두 약재라고 하지 않는가. 갖가지의 식재료가 어우러져 구미를 돋운다. 거기에 토종 요굴트(?) 한잔이면 신선도 부럽지 않다. 우리가 신선이 되는 것이다. 천사가 잠시 내려와 함께 하는 시간이다. 점심을 먹은 후 암봉 위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 암봉 뒤로 펼쳐지는 능선과 운문댐 수면이 살짝 고개를 내미는 경치가 그림이다. 그래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날카로운 암봉에 소나무가 있고 장소가 협소하여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설 수가 없어 교대로 자리를 바꾼다고 시간이 걸린다.

 

 

▶말등바위를 타고

점심식사를 한 장소에서 바위 틈새를 헤치고 올라 30여 분을 올라가면 말등바위가 나타난다. 이번 산행의 백미는 이곳이다. 말 잔등처럼 생긴 암릉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곳에 서면 골바람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지나가거나 또 반대로 휘몰아치기도 하여 모자를 붙들고 서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앉아서, 그리고 누워서 이런저런 모습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본다. 산자락은 그렇게 각각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기에 그 상황에 맞춰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일행의 모습이 재미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엔돌핀이 솟구친다. 잠자는 영혼이 기지개를 켠다. 혼자라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함께 어우러지기에 웃음꽃이 피고 신바람이 난다. 그리고 암봉을 껴안고 버티고 있는 노송의 자태에 삶의 한 수를 배운다. 그 투박한 바위 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뿌리는 흙을 찾아 멀리까지 뻗어있는 모습에 존경심이 저절로 우러난다. 그 노송은 그렇게 백여 년의 세월을 버티어 온 것 같다. 비가 오면 빗물로, 그리고 눈이 오면 눈물을 빨아먹어가면서 인고의 세월을 보낸 노송의 의연함에 박수를 보낸다.

 

▶옹강산자락의 진달래꽃에 홀리고

이제 옹강산으로 걸음을 재촉하면 옹강산 오르기 전 진달래 군락지를 이루며 여기저기 피어있는 진달래꽃 대궐을 만난다. 누구 하나 보아주는 이 없어도 자신의 생명의 시간표대로 열심히 삶을 지켜가는 진달래. 산 아래에는 지고 있어도 정상부근에는 기온 차이로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다양한 색깔의 진달래꽃에 홀리어 걷다가 등로를 이탈한다. 돌부리에 걸려 정신이 번쩍 들어 둘러보면 등로가 아닌 곳을 걸어가고 있다. 분홍색 새색시에게 정신이 팔린 것이다. 앞서 가던 동무님의 모습은 제법 멀어져 있고.....

 

▶옹강산은 옹기산인가?

옹강산 정상에는 앞서 간 일행들이 사진을 찍는다고 요란스럽다. 1시간이나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동방님을 만난다. 초입에서부터 자신과 경쟁을 했나 보다. 때론 삶의 정체성을 찾고 싶을 때도 있는 법. 밋밋한 세상살이에 채찍을 가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세상살이는 남과의 경쟁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싸움이요, 경쟁이다. 온갖 부귀영화를 누려도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없다면 쌓아올린 모든 것에 싫증이 날 때도 있다. 옹강산은 그 옛날 홍수가 나서 다 잠기고 산꼭대기만 겨우 옹기처럼 남았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옹기산으로 불리다가 옹강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개인 인증샷과 단체 인증샷을 다 한 후 삼계리 방향으로 하산을 재촉한다.

 

▶하산길도 즐거워 신바람나고

하산길은 낙엽이 깔려 있고 샤방샤방한 길이라 기분도 상쾌하다. 정상에 10여 분 내려가다 생명을 다한 노송 위에 수정님과 미산님이 올라가고, 나머지 일행은 그 노송 앞에 쭉 늘어서서 시간을 농축한다. 한바탕 웃음꽃이 휘감고 지나간다. 낙엽 위에 웃음이 뚝뚝 떨어져 바삭거린다. 죽은 노송은 그렇게 우리에게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주고 있다.

 

하산길은 이제 줄곧 능선길을 오르내리며 용둔봉, 소진봉을 지나가면 된다. 하산로는 육산이라 대체로 완만하고 부드러운 흙길이다. 타원형으로 한 바뀌 돌아 개울가에 도착하여 머리를 감고 발을 씻는다. 기온도 적절하여 개울물도 차갑지 않아서 딱 좋다. 식초냄새(?)가 나는 몸을 씻고, 상의를 갈아입으니 개운한 느낌이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소진리 당산나무 아래로 향한다. 모든 휴식시간을 포함하여 5시간 24분(후미기준, 선두기준 5시간 10분) 9.05km의 산행은 갈무리를 한다.

 

▶뒤풀이는 번개산행의 백미

지난 달 복호산 산행 후 찾아간 두레농원으로 향한다. 미리 예약을 해 둔 탓에 비닐하우스 안에는 5개의 휴대용 가스레인지가 놓여 있다. 밖에서는 일행들이 분홍색의 박태기꽃에 반해서 사진을 찍는다고 소란스럽다. 이 농원이 마음에 든 것은 젊은 부부가 열심히 표고버섯을 키우며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사는 모습이다. 그리고 다른 지역보다 다소 때 묻지 않은 것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적당한 알콜이 한 순배 도니 긴장감이 풀리어 여기저기에서 함박 웃음꽃이 피어난다. 오늘 운전을 한다고 알콜을 입에 댈 수 없는 스마트님에게 다소 미안한 느낌과 가혹한 느낌이 교차한다. 몇 사람의 즐거움을 위해 자신이 희생할 줄 아는 용기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뒤풀이에서 또 재미있는 것은 일식님의 볶음밥 시범이다. 남은 고기와 식재료를 가위로 송송 썰어 넣고 밥을 세 공기나 함께 비벼댄다. 그럴 즈음 일식님이 주인아줌마에게 계란 두 개를 갖다 달라고 하니 한 개를 집안 냉장고에서 찾아 가지고 온다. 이제 일급 쉐프의 비빔밥 만들기가 시작된다. 숟가락 두 개를 가지고 휘젓는 솜씨가 예사롭지가 않다. 모두 군침을 흘리면서 바라본다. 뭔가 기대가 되는 순간이다. 함께 웃고 배를 채우고, 또 가슴에 행복의 바구니를 주어 담는다. 이래서 정기산행이든 번개산행을 함께 하는 이유다. 한 주일 살면서 소진된 에너지를 하루 동안 충전해 간다. 또 한 주일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고 가는 것이다. 돌아갈 때는 이 집에서 재배한 표고버섯 한 보따리를 안고 간다. 주인아저씨가 인정을 보태어 덤으로 조금씩 더 표고버섯을 담아준다. 아직 시골의 인심은 살아 있다. 그 사랑을 안고서 부산으로 향한다. 하늘도 우리를 응원하는지 비는 내리지 않는다.

 

먼 길에 동행해준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 행복한 웃음과 삶의 에너지 충전으로 한 주일 멋지게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함께 행복 에너지를 충전하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 그 즐겁고 행복한 마음이 우리의 가정과 직장, 그리고 국가에 나비효과를 일으키리라 믿는다. 산은 많아 가야할 곳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제철을 맞추고 시간을 맞추어야 하니 결국 1주일에 한 개의 산행지에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 아쉽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달려갈 수 있는 건강이 허락한다는 것이 하늘의 복이다. 또 다음 산행이 기대된다.

 

 

♣산행지도: 부산일보 지도 대로 진행함.

 

 

♣산행사진

▼▲소진리 마을 당산나무에서

▼신나는 출발이여~~

▼소진리 복지회관

 

 

▼▲산행 들머리에서

 

▲새콤달콤님/피네 부회장님

▲들머리에서 청산님

▲운문댐 상부가 보이고

▲소나무야 엉덩이 깔판 좀 빌려주라~~

▲오진리 능선 갈림길까지 오르는 도중 전망쉼터에서 복호산을 배경으로

▲에고~~ 숨차다~~새콤달콤님 게스트들

▲지룡산을 배경으로 청산님/피네님/그림자님

▲여보슈~~ 소나무 몸살 하겄수~ ~

 

▲전망바위 쉼터에서

 

 

 

▲산행은 이 맛이여~~니들이 이 맛을 알어~~?

 

▲▼오진리 능선 갈림길에서 함박웃음 날리고 ~ ~

 

 

▲진달래꽃을 두고 어찌 가오리~~

▲나도 진달래 여인이 되고파여~~

 

 

▲초입에서 오진리 능선길까지의 능선을 배경으로

 

▲운문댐과 오진리 능선을 배경으로

 

 

▲▼금강산도 식후경이여~~~

 

 

 

▲미인은 게으르면 안 되는 거여~~

▲참 멋지지요~~

 

 

▲워매~~밥 묵고 오르니 힘들고만유~~

 

 

 

 

▲말등바위 위에서 나도 독수리가 되고 싶어~~ 호두님

 

 

 

 

 

 

 

 

 

▲줌마님들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되옵나이다~~~ ㅎㅎ

▲▼노송 앞에서

 

 

 

 

 

 

 

 

 

 

 

 

 

▲아니~~두 사람은 날다람뒤띠여~~

 

 

 

 

 

 

 

 

 

▲오늘 산행의 발자취를 더듬어 봅니다

 

 

 

 

 

 

 

 

 

 

 

 

 

 

 

 

 

 

▲▼소진마을 당산나무 원점회귀

 

 

 

 

▲▼두레농원 뜰에서 이쁘지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