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이 세상 사노라면

부산갈매기88 2009. 9. 10. 08:51

한 여인이 스틱스 강가로 다가간다. 저만치서 배 한 척이 다가온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데리고 가는 배다. 배 위에는 이 임무를 맡은 차론이 노를 젓고 있다.

 

여인이 배에 오르자 차론이 말한다.

 

“이 물을 마시지 않으시렵니까?”

“그건 왜요? 무슨 물인데요?”

“레테의 강에서 떠온 물입니다. 이 물을 마시면 세상에 살면서 겪은 모든 고통을 잊어버리게 해 줍니다.”

 

여인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묻는다.

“정말 슬프고 힘들었던 괴로움을 다 잊을 수 있는 건가요? 정말 그렇다면 마시겠어요. 사는 게 고통스러웠거든요.”

 

여인이 물병을 받아 물을 막 마시려는데 차론이 제지한다.

“한 가지 아셔야 할 게 있습니다.”

“그건 또 뭔데요?”

“고통의 기억이 모두 망각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들도 동시에 망각으로 사라집니다. 다시는 기억할 수 없게 된다는 거죠.”

“그건 좀.....”

 

여인이 망설이자 차론이 좀더 설명한다.

 

“이를테면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를 잊을 수 있는 것과 동시에 사랑받았던 기쁨도 영영 잊어져 버린다는 사실입니다.”

 

여인은 물병을 차론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마시지 않겠습니다.”

 

그리하여 배는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서 겪은 슬픔과 기쁨을 함께 배 위에 싣고 미끄러져 간다. 스틱스 강물 위로 안개가 흐른다.

 

어떤 사람은 망각의 강물을 마시고 영영 기억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랄지도 모른다. 망각하고 산다면 좋겠지만 그건 백치 상태다. 인생도 아니고 삶도 없다. 껍데기만 사람일 뿐이다. 아픔과 슬픔이 있음으로 인간답게 사는 힘이 된다.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괴로움이 친구처럼 함께 어우러져 있어야 그서이 진정한 인간의 삶이다.

 

‘하버드대 행복학 강의’ 책을 쓴 탈 벤-사하르는 이렇게 말한다.

“행복은 우리의 장애를 극복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행복은 시련을 극복하는 것을 전제로 함을 잊지 말자.

 

 

우와 <잘 풀리는 삶>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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