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백산산악회 가지산(1,241m), 백운산(891m) 번개 산행기 ◈(2016. 10. 29. 토)

부산갈매기88 2016. 11. 4. 15:14

 

◎산행지: 가지산(1,241m), 백운산(891m)

◉산행 일시: 2016. 10. 29. 토, 흐림

☢산행 참석자: 백산산악회원 11명(호두, joon, 윤슬, 블랙이글, 새콤달콤, 해월정, 동방, 산아, 수피아, 솔향, 부산갈매기)

●산행 코스: 가지산 폐휴게소~입석대~입석봉~중봉~가지산~백운산~백연사 주차장

 

◔시간대별 산행:

09:24 가지산 폐휴게소 출발

09:42 입석대

10:21 입석봉(813m)

10:38 갈림길(호박소/가지산)

10:38 이정표 갈림길(석남터널 0.4km/가지산 3km/능동산 3.3km)

11:09 매점

11:50 중봉

12:17 가지산 정상(1,241m)(식사 30분)

12:57 헬기장

14:05 이정표 갈림길(가지산 2.6km/백운산 1.78km)

15:12 백운산(891m) 정상

15:48 이정표(백운산 0.65km/삼양마을 0.8km)

16:09 철계단

16:54 도로

17:03 백연사 주차장

 

★산행 시간 및 거리: 7시간 36분(중식 30분, 휴식 46분) 11.0km(GPS)

                                 <<순수 산행시간 6시 20분>>

◎교통편: 승합차 대절

 

●산행 tip: 이번 번개산행은 영남 알프스 가지산을 찾아갔다. 영남 알프스는 영남 동부지역에 위치한 해발 1,000미터 이상 되는 산악군을 유럽의 알프스 산맥에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가지산을 포함하여 9개의 산(가지산, 신불산, 천황산, 운문산, 재약산, 간월산, 영축산, 고헌산, 문복산)이 영남 알프스군이다. 그 산들 중에서 가지산이 제일 높다. 가지산 폐휴게소에서 입석대~입석봉~중봉~가지산~백운산~백연사 주차장까지 7시간 반, 11km의 가을 정취와 암릉을 여유있게 즐긴 하루였다.

 

♣선돌(입석대)의 매력

이번 산행의 들머리는 가지산 폐휴게소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영업을 했지만 지금은 문이 닫혀 있다. 여기를 들머리로 잡은 이유는 입석대의 웅장함을 보기 위해서이다. 지난 6월 첫째 토요일(6월 4일) 능동산~입석대~호박소까지 번개산행을 진행하였는데, 이 입석대의 큰 선돌(입석대)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이번 산행에 입석대를 거쳐서 가지산으로 오르는 코스로 진행을 하게 되었다. 들머리는 폐휴게소에서 길 건너편의 왼쪽의 리본이 달린 곳에서 오른다. 오른쪽에서도 올라가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왼쪽 들머리가 완만하고 지능선의 끄트머리이기에 암봉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거기서부터 입석봉 방향으로 암릉을 타고 오르면 7~8미터 높이의 입석대가 나온다. 선돌이 크지 않다면 그 옛날 선인들이 세웠다고 하겠지만, 거암이라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바위를 보면 수직 중간 부분이 갈라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랜 세월의 부침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 입석대의 모습은 마치 한 쌍의 부부 같기도 하다. 진행방향으로 쳐다보았을 때 왼쪽 부분이 남편 같기도 하다. 왜냐하면 오른쪽 부분은 선돌 위부분이 약간 잘려져 나갔기에 여성스럽게 보이기 때문이다. 함께 서 있지만 왼쪽에 살짝 기대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그 입석대 주위는 다른 거암들이 세월에 깎이고 깎여서 웅장한 자태를 보이는 것들이 여럿 있다. 잠시 그 바위의 군상들에게 마음이 흔들린다.

 

입석대를 지나 입석봉으로 오르는 도중, 아래로 보이는 입석대의 훤칠한 모습에 자꾸만 눈이 가게 된다. 등로는 험하고 단차가 있어서 올라가는데 조금 힘이 부치게 한다. 오른쪽 계곡 비탈길에 군데군데 여름을 버티어 낸 단풍나무들이 가을 여인이 되어 서 있다. 발갛게 물들어 자신의 색을 드러내고 있다. 주위의 나무들은 아직 푸르스름한 이파리를 매달고 있는 것도 있고, 이미 차가운 바람의 볼멘소리에 이파리를 날려버리고 서 있는 것들도 있다. 입석대 쪽으로 올라갈수록 나뭇가지들은 앙상하다. 나무들은 겨울채비를 하고 서 있고, 전날 온 비로 등로는 낙엽들로 촉촉하다. 그래서 등로는 먼지도 안 나고 미끄럽지 않아서 좋다.

 

♣안개에 휩싸인 중봉과 가지산

입석대를 지나 입석봉 능선에 올라서게 되면 길은 오름이긴 하지만 평탄하다. 입석봉의 돌무더기에서 인증샷을 한다. 그리고 오른쪽 석남터널이 있는 방향으로 접근을 한다. 등로는 산책로와 같아서 기분이 좋아진다. 다만 능선에 부는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한다. 조금 센 바람에 바람막이 자켓을 입는 일행도 있다. 낙엽이 깔린 길을 걸으니 마음도 가볍고 좋다. 입석봉에서 15분여를 진행하면 호박소와 가지산 갈림길이 나온다. 나무에 갈림길이라 표시를 해두고 있다. 거기서 조금 가면 석남터널에서 올라오는 길와 만나는 갈림길이다. 가지산까지는 3km 남았다고 이정표는 일러준다. 길은 조금 완만한 오름이다. 25분여를 올라가게 되면 데크 계단이 나오고 왼쪽에 매점이 하나 나온다. 2년여 만에 온 솔향님이 일행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 입석대와 입석봉에서 인증샷도 제대로 하지 않고 곧장 동방님을 따라 먼저 와 있다. 거기서 조우을 한다. 매점 밖에는 몇 개의 허연 막걸리통을 내놓고 있다. 혹시 목마른 자는 마시고 가라고 하는 의미인지. 목에 군침이 돈다. 지금부터 데크 계단이고 된비알이 시작되는데 입맛만 다시고 만다. 눈을 질끈 감아본다. 옆에 동방님이 “한 사발 하고 갈까요?” 하지만 일행은 올라갈 길을 생각하여 침묵만 지킨다. 마음은 원이로되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가지산 정상에서 기약을 한다.

 

데크 계단 위와 옆으로 단풍나무들이 색동옷을 입고 서 있다. 색동옷 여인의 매무새에 어찌 그냥 지나칠 수가 있겠는가. 그 옆에 서 본다. 데크 계단은 지그재그로 제법 길다. 그나마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단풍 여인네들 덕분이 아닐까. 데크 계단을 지나고 나면 돌길과 패인 길 투성이의 오르막이다. 이제는 안개가 자욱하다. 위로 올라갈수록 안개는 더욱 짙어진다. 안개 속의 중봉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한다. joon님은 거기서부터 열심히 산꾼들이 버리고 간 과자를 쌓던 비닐 포장지를 줍는다고 허리를 연신 굽힌다. 타 지방에서 가지산에 산행을 많이 왔다. 100대 명산을 찾아 새벽 일찍 도착해서 가지산을 등정하고 하산을 하고 있다. 중봉에서 가지산까지 15분여 거리이지만 돌길이라 다소 힘겹다. 가지산 조금 아래에서 만난 등산로 이정표 정비작업을 하는 일꾼이 스테인레스 기둥을 어깨에 메고 힘겹고 오르고 있다. 그에게 쑥떡 한 개라도 먹이려고 다가가는 joon님. 누군가 헌신하는 사람이 있기에 보다 안전하게 우리가 산행을 하는 것이 아닐까.

 

가지산 정상은 짙은 안개 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인증샷을 찍는다고 아우성이다. 다행히 정상석이 두 개라 인증샷을 하려는 사람들이 나누어지게 되어 홀가분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짙은 안개에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여기 왔다간 흔적은 남기고 싶은 것이 산꾼의 마음이다. 여정의 발자취를 남기고 싶은 것이다. 어쩌면 자신의 개인 역사이기도 하기에. 정상은 안개로 사방을 분간하기도 쉽지 않고, 조금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기에 서둘러 식사할 곳을 찾아 내려간다. 정상 바로 아래의 산장에 들어가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이미 앞서 단체 한 테이블이 식사를 하고 있고, 안쪽에는 두 개의 테이블에 나뉘어 네 명이 식사를 하고 있다. 실내라 역시 아늑해서 좋다. 자릿값을 위해 어묵을 시킨다. 뜨거운 어묵이 두 그릇 나온다. 밖의 찬바람에 떨지 않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일행이 내어 놓은 먹거리는 군고구마, 빵, 밥 등 다양하다. 뜨끈한 어묵국물을 목으로 넘기는 것만으로도 몸이 따뜻해서 좋다. 우리 일행이 실내의 다수를 차지하기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백운산의 암릉을 탐하다

뱃속을 챙기고 나니 마음의 여유가 있다. 금강경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여전히 정상의 산자락은 안개에 휘감겨 있다. 산장 밖 등산 안내판 앞에서 산세를 파악한다고 일행은 엉겨붙어 있다. 산장 아래의 헬기장을 지나 운문산 방향의 능선길을 걷는다. 산장에서 청도 운문산과 백운산 갈림길까지 2.6km는 걸어가야 한다. 다만 능선길이라 그다지 힘이 드는 것은 없다. 산자락 아래를 조망하면서 가면 좋을 텐데 안개가 잔뜩 끼여 있어서 아쉽다. 능선길 옆에는 간간히 단풍이 발갛게 상기된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주고 있다. 백운산/운문산 갈림길 조금 가기 전의 전망쉼터에서 가지산자락과 건너 천황산자락을 배경으로 이런저런 모습으로 사진을 찍는다. 그 전망쉼터 아래의 호박소 계곡은 울긋불긋 단풍잎으로 물들어 있다.

 

이제 백운산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비탈진 길을 내려가다가 안부에서 백운산을 약간 치고 올라가야 한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백운산 암릉이다. 백운산 정상 가기 전 전망쉼터에서 바라보는 바위는 암봉 위에 큰 바위와 작은 바위가 조금 떨어져 서 있다. 마치 아버지와 아들이 마주보고 서 있는 듯하다. 그 모습을 배경으로 일행은 시간을 멈추어 본다. 발아래의 골짜기는 가을 수채화의 채색이 더 짙어져 가고 있다. 여전히 가지산 정상에는 안개로 가리어져 보이지 않는다. 그 안개로 가지산은 더 신비롭게 느껴진다. 영남 알프스의 맏형이 안개 속에 잠들어 있다. 우리 일행은 백운산 정상과 그 아래쪽 너럭바위에서 마음껏 가을의 향연에 녹는다. 백운산자락의 하얀 암벽을 건너편의 천황산자락에서 바라보면 백호의 모습이라고 한다. 부산 근교에서 보기 드문 암봉을 자랑한다. 그래서 백운산만을 즐기기만 해도 반나절은 걸리게 된다.

 

철계단 위와 아래의 마지막 전망바위 쉼터에서 함께 어울려 포즈를 잡아보는 재미도 이 가을에 빠질 수 없는 행복보따리를 찾는 시간이다. 잿빛 하늘이라 사위가 조금 어둡긴 하지만 느긋하게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좋다. 그 암봉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즐기게 되어 예상보다 50여 분이나 더 지체해서 하산을 하게 된다. 하산지점이 백연사 위 도로변이라고 기사분에게 일러 주었는데, 백연사 주차장에 차가 대기하고 있단다. 하는 수 없이 주차장까지 걸어내려 간다. 땀을 흘리어 개울물에 씻고 갔으면 하지만, 일행의 약속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서 곧바로 가야 한다. 7시간 반, 11km의 암릉과 단풍을 즐긴 산행이었다. 뒤풀이는 구서동 종가집에서 수육으로 맛있는 식사를 했다. 음식도 제철이 있듯, 산행도 적기에 하는 것이 최상임을. 동행해주신 회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산행지도: 지명과 지형 참조

 

♣산행사진

 

 

▼산행 들머리

▼완만한 비탈길을 치고 올라감

▼지능선 끄트머리의 암봉에서

 

▼시야가 트인 곳이 배내고개

 

 

 

 

▼새콤달콤님

▼솔향님

 

▼입석대

 

 

 

 

 

 

 

 

 

 

 

 

 

 

 

▼joon님

 

▼수피아님

 

 

 

 

 

 

 

▼석남터널 위의 능선에서

▼블랙이글님: 좀처럼 사진 찍기가 힘든데 번개산행이라 사진에서 얼굴을 뵙네요.

 

▼매점

 

 

 

 

 

 

 

 

 

▼중봉에서

 

 

 

 

 

▼2년여 만에 함께 산행을 한 솔향님: 가지산 1,200고지는 처음이라카네여~~

 

 

 

▼안개가 자욱한 산장

 

▼어묵 맛있겠지예~~

 

 

 

 

 

 

 

 

 

 

 

▼운문산/백운산 갈림길

 

 

 

 

 

 

 

 

 

 

 

 

 

 

 

 

 

 

 

 

 

 

 

 

 

 

 

 

 

▲▼너럭바위 위에서

 

 

 

 

 

 

 

 

 

 

 

 

 

 

 

 

 

 

 

 

▼하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