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백산산악회 제 294차 정기산행: 완주/금산 대둔산(878.9m) ◈(2016. 10. 22. 토)

부산갈매기88 2016. 10. 28. 15:19

 

◎산행지: 완주/금산 대둔산(878.9m)

★산행일시: 2016. 10. 22. 토. 흐림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43명(금호지, 동무, 와석, 강해영(기리이끼), 붉은 노을, 청명, 태평양, 수정, 형제, 부용, 인선, 새콤달콤, 갈바람, 해월정, 칸초야, 호두, 나무, 청파, 퀵, 피네, 황석, 임상훈, 유일경, 미산, 블랙이글, 삼총사영순, 가을삼총샤, 수피아, 달래, 팅커벨, 운해, 와니, 부산갈매기 외)

 

●산행 코스: 대둔산 주차장~동심정~금강구름다리~삼선계단~마천대~낙조대~낙조산장~수락계곡~주차장

 

◔시간대별 산행코스:

11:20 산행시작

11:52 동심정

12:22 금강구름다리

12:50 삼선계단

13:20 마천대(중식 30분)

14:56 낙조대

15:07 낙조산장

16:42 대둔산 승전탑(부근 계곡에서 탁족 20분)

16:50 수락리 주차장

 

★산행 시간(후미 기준): 5시간 30분(점심식사 30분, 탁족 20분, 기타휴식 22분)

                                      <순수 산행시간: 4시간 18시간>

◍산행거리: 6.7km(GPS)

◎교통편: 신부산 고속투어버스

 

▶산행 tip: 이번 백산산악회 294차 정기산행은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완주/논산의 대둔산(大芚山) 산행이다. 대둔산은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대둔산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금강구름다리~삼선계단~마천대~낙조대~낙조산장~논산시 벌곡면 수락리 주차장까지이다. 산행시간은 5시간 반(중식 30분, 탁족 20분 포함) 6.7km의 거리로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에서 최고의 환희를 맛보고 마천대를 오른 후, 낙조대 능선길에서 기암괴석의 비경에 다시 한 번 감동을 받게 된다. 그리고 낙조산장을 거쳐 수락계곡으로 하산을 하면서 울긋불긋한 단풍과 계곡의 이끼에 힐링의 시간을 갖는다. 대둔산 승전탑 가기 전 계곡에서 잠시 발을 담그면 피로도 가시고, 가을이 무르익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대둔산 1,000여 봉우리와 단애의 절경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다.

 

♣웬 돌계단 천국!!!

대둔산은 198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산림청 100대 명산 57위, 한국의 산하 6위에 올라 있다. 대둔(大芚)이라는 명칭은 ‘인적이 드문 벽산 두메산골의 험준하고 큰 산봉우리’를 뜻한다. 옛날에는 오지 중의 오지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둔산은 케이블카로 오를 수도 있고, 산꾼들은 그냥 발품을 팔아서 오를 수도 있다. 최근 경향으로 볼 때 케이블카가 설치된 곳은 경치가 빼어난 곳임을 알 수 있다. 부산에서 대둔산 주차장까지 장거리이기에 어지간해서는 나서기 힘들다. 산행지가 정말 멋지지 않고서 대형버스가 움직이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대둔산’하면 금산의 대둔산이라고 알기가 쉽다. 그러나 예부터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불러왔다. 결코 ‘충청의 금강산’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완주의 대둔산’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한다. 지자체도 파워가 있고 예산이 풍부한 지역이 더 홍보를 많이 하기에 그에 상응하여 지자체의 이름이 붙는 것인지도. 유명한 산이 인근 몇 개의 지자체에 걸쳐 있는 경우 말썽이 날 소지가 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산행은 완주군 운주면에서 시작하여 논산시 벌곡면 수락리 주차장에서 끝난다. 대둔산은 완주군, 논산시, 금산시의 세 지자체의 경계에 걸쳐 있다.

 

주차장 입구의 도로변에 하차를 하고 난 후 매표소 방향으로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올라 간다. 매표소 가기 전 길가 포장마차에서 부침개 굽는 냄새는 얼마나 배꼽을 뒤틀리게 하던지. 그 고소한 냄새가 코를 발름거리게 한다. 케이블카를 타러가는 여행객들과 뒤섞이어 도로는 인산인해다. 전국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많은지 팔도 언어로 요란스럽다.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단체 인증샷을 한다. 그곳이 초입에 해당된다. 거기서 원효사가 있는 동심휴게소까지 20여 분의 돌계단을 오른다. 그런데 이 돌계단이 좁고 세월에 이기지 못하여 훼손된 곳이 많아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워밍업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돌계단을 오르기에 몸의 중심을 잃기가 쉽다. 그래서 중간에 청파님이 돌계단을 확실히 밟지 않아서 계곡으로 한순간 떨어지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마침 뒤에 있는 타지에서 온 노인네에 받치게 되어 한 큐션을 먹는 바람에 사고를 면하게 되었다. 뒤에서 지켜보는 순간 머리카락이 쭈삣 섰다. 천만다행의 순간이었다. 한발 만 더 뒤로 갔었더라면 그 아래는 이끼가 낀 암반이 되어서 세게 미끄러지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동심 휴게소에 도착하니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산꾼들로 북적거린다. 그 휴게소에서 4분여 올라가면 <동심바위> 안내판이 있다. 일행은 잠시 그 안내판을 배경으로 한 컷을 한다. 사진을 찍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제 점점 돌계단은 가팔라지고 배낭은 묵지근해 온다. 초입에서 50여 분만에 금강구름다리에 도착을 하게 된다. 금강구름다리 입구의 빨간 단풍에 마음을 빼앗겨 일행은 사진을 찍는다고 순서를 기다린다. 금강구름다리의 폭이 너무 협소하고, 또 산꾼들이 사진을 찍고 있어서 정체가 지속된다. 금강구름다리는 높이 70m, 길이 50m, 폭 1m로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잇고 있다.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에서의 비경이 압권

구름다리 입구에서 구름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1분이면 갈 거리를 10여분 걸리고 있다. 구름다리의 많은 인파 때문에 진행이 어려우니 그 막간에 한 컷씩 한다. 그 구름다리에서 올려다 보이는 대둔산자락의 기암단애는 단풍과 어우러져 장관이다. 형형색색에 전율과 감동이 일어난다. 쭉 뻗어있는 단애 위에 찹쌀떡 같이 올려져 있는 바위덩어리. 수천 년의 세월에 깎이고 패여 예술작품으로 승화되고 있었으니.

 

구름다리를 지나 전망대에 올라가서 경치를 조망하고 싶지만 한정된 공간이라 위에 있는 사람과 교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는 수 없이 데크계단을 내려와 삼선계단 방향으로 오른다. 삼선계단 가기 전의 휴게소에는 잠시 휴식을 취하며 먹거리를 찾아 수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다. 삼선계단을 오르기 위해서 앞에 50여 미터의 줄이 늘어서 있다. 서 있는 줄 앞에 젊은 외국인이 애기를 등에 짊어지고 여기까지 올라왔다. 줄을 서 있는 것으로 보아 애기를 업고 삼선계단을 오르려고 한다. 대단한 부성애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다. 거기서 오늘 첫산행에 참가한 달래님을 만나게 된다. 달래님은 부산에서 대둔산 주차장까지 옆자리에 앉아 함께 왔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와서 초입의 단체 인증샷 이후로 보지를 못한 것이다. 달래님 혼자 배낭을 꾸리고 나니 전부 가버리고 없어서 혼자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그래서 올라올 때 사진 한 장도 남기지 못했는데, 여기서부터 사진을 남기라고 거들어 본다.

 

삼선계단을 오르기 위해서 15분여 대기를 하여 겨우 순서가 된다. 먼저 삼선계단에 오르기 전 삼선계단 입구의 포토 존에 올라가 삼선계단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긴다. 일행이 계단 난간을 잡고 뒤돌아본다. 얼굴에는 웃음 가득하지만 아마 속으로 떨고 있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그 계단 입구에 올라서서 사방팔방으로 보는 경치도 너무나 좋다. 아래쪽 암벽에는 자일을 타고 오르는 산꾼들의 모습도 보인다. 여기저기 쭈삣쭈빗 촛대바위처럼 솟아있는 돌기둥들이 멋지다. 암벽의 골짜기에 내려앉은 가을의 산세를 보니 여기까지 오르기 위해 흘린 땀방울은 충분히 보상된다. 왜 그 먼 길을 달려왔던가. 자문하고 해답을 얻는 순간이다. 우리 마음에 평화가 깃들어야 행복이 찾아오리라. 대둔산의 암벽과 흙, 바위들은 그대로이건만 계절에 따라 나무이파리의 색깔만 달라지고 있듯 우리도 계절에 따라 옷 모양만 바뀌어 입고 있는 것 같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속마음이 변해야 하는데, 각박한 세상살이 속에 속마음은 더 좁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 넉넉한 대자연의 선물을 받고 보니 마음도 조금 후해지는 듯하다. 발아래를 내려다보면 오싹한 마음이 들지만, 만산홍엽에 마음은 붉게 물들어간다.

 

앞서가는 일행을 따라 삼선계단을 오른다. 인파에 떠밀리어 앞사람의 발뒤꿈치만 보고 계단을 오른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도 약간 공포감이 덜한 이유는 계단을 절벽 아래로 바로 보이지 않게 얼기설기 막아 두었다. 만약 구멍이 숭숭 떨리어 바로 계단 아래를 보게 된다면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오를 수 없을 것이다. 삼선계단 절반 이상을 오르니 구조물이 많이 흔들리면서 옆의 거치대와 닿아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약간의 흔들림과 삐걱거리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선다. 내 바로 뒤에는 타지에서 온 키 작은 여성이 곧장 따라온다. 그 뒤에는 사람이 없다. 두려움을 느꼈는지 내 뒤에 바짝 붙어온다. 오로지 위만 쳐다보고 올라오는 것이다. 드디어 127계단을 다 올랐다. 계단 위에 올라서니 마음이 놓인다. 일행들은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경치를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삼선계단의 맨위에 올라서니 마천대가 바로 올려다 보이는 전망쉼터가 있다. 그 포토 존에 서서 대둔산 병풍바위를 배경으로 한 컷씩 한다. 최상의 환희를 느낀다. 대둔산의 품안에 쏙 안긴 기분이다. 대둔산은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 시간만큼은 그냥 즐기라고. 즐거운 것이 행복 주머니에 행복을 주어 담는 것이라고. 세상의 번뇌는 잠시 잊으라고 이른다. 대둔산은 무언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일행과 함께 웃고 즐기는 시간은 인생사 흘러가는 구름과 같다고.

 

♣마천대 정상과 낙조대

마천대 정상은 다시 돌계단을 10분여 숨가쁘게 올라가야 한다. 진저리나는 돌계단과 돌길. 점심시간이 지난 시각이라 배가 고파 힘이 빠진다. 마천대 정상 갈림길에 휴게소가 나타난다. 여기저기 앉아서 막걸리 한 잔씩을 하고 있다. 일행이 막걸리 마시고 싶다고 한마디 한다. 목이 탄다. 마천대 정상은 거기서 150미터를 왼쪽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이정표는 일러준다. 정상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며 환호하고 있다. 정상 가기 전 길옆 여기저기에는 점심을 먹고 있는 산꾼들이 많이 보인다.

 

마천대 타워를 배경으로 일행은 인증샷을 하기에 바쁘다. 사방이 트인 곳이라 조망하기에 최상이다. 타워 주위에 포토존이 있어서 인증샷을 하는 인파에 발 딛을 틈이 없다. 입가의 미소가 귀까지 올라간다. 이 행복한 순간을 어찌 놓칠 수가 있겠는가. 이 순간을 위해서 그렇게 땀방울을 흘리며 올라 온 것이다. 고진감래의 진정한 맛을 느끼는 순간이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본다. 또 다시 이곳에 오는 것은 쉽지가 않을 것 같기에 지금 이 순간이 참 소중한 것 같다. 삶이란 구름처럼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이기에. 등이 굽고 문밖 출입이 쉽지 않을 때 과거에 그렇게 다녔었지 하고 회상할 시간도 있을지 모른다. 때론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기에. 남동쪽으로 눈을 돌려보니 덕유산과 남덕유산이 아스라이 보인다.

 

마천대 정상에서 조금 내려온 지점에 자리를 잡아서 점심식사를 한다. 앞서간 태평양님과 퀵님 일행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래서 함께해 본다.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한꺼번에 앉을 수가 없는 것이 조금 아쉽다. 누군가 가지고 온 생탁 한 병에 목을 축이고 마음을 가라앉힌다. 어느 때든지 행복한 순간은 놓치지 말아야 함을. 행복도 습관이라고 하니 울적한 기분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모습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적응할 줄도 알고, 주위의 여건에 맞도록 살아야 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래서 그 순간 함께하는 사람이 소중한 것이다.

 

낙조대를 가기 위해서 이정표가 일러준 대로 하산을 위해 내려선다. 100여 미터 내려가다 붉은 노을님이 운해님에게 무전을 해서 낙조대 방향을 묻는다. 운해님은 정상 갈림길에서 능선을 따라 가라고 한다. 그래서 조금 알바를 하고 다시 휴게소 앞으로 올라선다. 낙조대로 가는 도중 타산악회가 이쪽 방향으로 오고 있어서 약간의 장애가 된다. 정상 휴게소에서 칠팔백여 미터를 가니 갈라진 능선 틈새로 멋진 암봉이 나타난다. 촛대바위가 위 아래로 솟아있고, 그 중간에 돌기둥 위에 왕만두를 올려놓은 것 같은 절경이 펼쳐진다. 포토 존에 서서 일행과 함께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탄성의 메아리가 여기저기 울린다. 자연과 우리가 하나 된다. 자연의 숨결에 가슴이 벅차다. 자연은 말로써 우리에게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암봉과 나무. 그들도 오랜 세월을 함께 하며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으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이 세월의 흐름과 환경에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부부도 처음엔 성격차이로 티격태격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환경과 여건이 변하면 그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자연이나 인간이나 매 한가지인 것 같다.

 

삼삼오오 추억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 키 높이를 맞추어 본다. 추억의 앨범이 만들어진 일행은 먼저 자리를 뜬다. 낙조대 방향의 암릉 위에 올라서서 멋진 산자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행복한 시간을 공유한다. 서산에 지는 아름다운 일몰이 유명한 낙조대. 그 낙조대 위에서 일행의 웃음소리가 하늘로 향한다. 산 아래로 바라보는 경치도 좋지만, 능선에 피어있는 하얀 억새의 나풀거림이 더 서정적이다. 이 가을이 아니고서는 볼 수 없는 억새가 미풍에 하늘거린다. 어쩌면 우리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는 세월, 가는 계절의 의미를 남기고 있는지도.

 

낙조대에서 낙조산장으로 가는 길은 온통 산죽이다. 주위는 이제 이파리를 휘날리고 있지만 산죽은 녹색으로 싱싱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산죽은 그 옆의 단풍나무와 대조적이다. 발갛게 물들어 가는 단풍잎을 지나칠 수 없어서 잠시 친구가 된다. 일행의 발걸음이 자연스레 멈춰 선다. 얼굴도 단풍잎처럼 발갛게 물이 든다. 그리고 옷도 마음도 온통 발갛다. 낙조산장 뒤편에는 마애불이 있어서 일행은 그곳을 들렀다 내려가고 있다. 바위 벽면에 새긴 마애불이다. 오랜 세월에 조각은 다소 희미해져 가고 있다. 산장 마당은 나무가 깔려 있어 좋은 쉼터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잠시 쉼을 얻고 갔을 것이다.

 

♣오랜 세월이 남긴 계곡의 흔적들

이제 낙조산장에서 수락계곡으로의 하산이다. 여기저기 단풍나무가 울긋불긋하게 치마를 드리우고 있다. 등로는 돌길이다. 그 등로 옆의 개울은 말랐지만 계곡이 습한지 돌 위에 파란 이끼들이 자리 잡고 있다. 밋밋한 돌이 아니라 그 위에 생명체가 숨쉬고 있다. 그 녹색 이끼에 마음이 평온해진다. 듬성듬성 서 있는 단풍나무마다 색동옷을 입고 있어서 몇 걸음 떼고서 멈춰 선다. 그 아름다운 자태에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다. 그 여인의 손길에 어찌 태연히 모른 체 할 수 있겠는가. 지난 무더운 여름을 그렇게 견디어 내었는데, 야속하게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것이다. 자연에 대한 감사함이 마음의 평화로 찾아온다.

 

하산길은 돌길이지만 산책로 같은 느낌이 들기에 참 좋다. 오지의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 무엇보다 인위적인 요소가 별로 없어서 좋다. 간간히 갈림길이 나타나고 철다리가 보이기도 한다. 더욱 아래로 내려가니 이제 물소리도 들린다. 말라버린 개울이 숨을 쉬면서 우렁찬 소리를 지르고 있다. 소폭이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오늘 첫산행에 동참한 삼총사님과 하산을 하면서 단풍나무를 배경으로 함께 사진을 찍는다. 또 나무님과 느린 걸음으로 단풍도 구경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 이 계곡에서 맑은 공기를 쏘이고, 자연의 품안에서 가능하면 오래 머무르고 싶은 심정이다. 언제 또 다시 이곳에 오겠는가. 어쩌면 여기 산행이 우리 인생에 마지막 발걸음이 될지도 모른다. 가야 할 산행지는 많고, 체력은 점점 고갈되어 가기에. 욕심 같아서는 100세까지 산을 오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인간의 한계가 있는지라. 그래서 천천히 돌 하나, 나무 이파리 하나, 조그만 폭포 하나도 정겹게 느껴지고 애정이 간다. 그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데크 계단 아래의 수락폭포의 물줄기는 풍부한 수량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폭포다운 느낌을 준다. 그 수락폭포를 배경으로 일행들이 사진을 남긴다. 수락폭포를 지나고 나니 길은 평탄해진다. 선녀폭포는 선녀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선녀폭포라는 말에 한 번 고개를 빼어서 본다. 거기서 조금 아래로 내려가 탁족을 할 만한 장소를 찾는다. 앞서간 태평양님과 해월정님이 거기에 앉아 꼼지락거리고 있다. 합류를 한다. 맑은 개울물을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전해져 온다. 한여름에 비해서 몸에서 냄새가 덜 나지만 아직 더운 날씨라 쉰 냄새가 난다. 잠시 개울에 주저앉아 낙엽이 떠내려가는 것도 구경하면서 탁족을 한다. 머리를 감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목욕을 한 느낌이 든다. 바람이 살랑거리니 나무에서 이파리들이 춤을 추며 휘날린다. 주위가 조용하니 여유로움이 찾아온다. 그런데 이미 일행들은 일어서 가고 없으니. 얼른 나무님과 일어선다.

 

대둔산 승전탑 앞 광장벤치에서 배낭을 챙긴다. 그런데 아뿔싸 폰이 안 보인다. 아까 개울가에 앉은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안가지고 온 것이다. 부랴부랴 뛰어갔다가 온다. 주차장 방향으로 나무님과 걸음을 재촉하고 있는데, 운해님에게서 무전이 온다. 모두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고.

 

♣뒤풀이와 감사의 말씀

뒤풀이는 수락리 주차장에서 25분여를 달려서 추부IC부근의 [육미관]에서 소고기 전골로 했다. 담백한 것이 입에 착 달라붙는 것이 일품이다. 게다가 국물이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 날씨가 추워지고 있으니 이제 따뜻한 국물이 그리워지나 보다. 산행 거리는 짧지만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에서의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비경을 구경하느라 시간이 다소 더 걸리게 되었다. 또 수락계곡에서의 단풍에 혹해서 시간을 조금 빼앗겼다. 그러나 전체 산행을 통해서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충분히 힐링 한 점이 좋았다. 그 기분을 어찌 건배주로 화답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마음을 모두어 백산을 “위하여~~!!”하고 외친다.

 

이번 산행에 처음으로 동행한 사람이 14명이나 되었으니 대둔산이 이름값을 한다는 것을. 앞으로 백산은 더욱 화합하고 뭉쳐서 더 나은 명품산악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그 열정과 애정을 가진 회원 여러분이 많기에 끈끈한 우정이 지속되리라 생각한다. 전체 산행 리더로서 수고한 운해님, 후미를 챙겨 준 붉은 노을님, 총무로 수고한 와니님, 그리고 회원 한 사람마다 사진을 찍어주고 챙겨준 금호지님, 블랙이글님, 와석님, 피네 부회장님 등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 행복한 순간을 오래도록 가슴에 간직하고 싶다. 백산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산행지도: 지명과 지형만 참조바람. 코스는 다름.

 

♣산행사진

 

 

 

 

 

 

 

 

 

 

 

 

 

 

 

 

 

▼삼총사

 

 

 

 

 

 

 

 

 

 

 

 

 

 

 

 

 

 

 

 

 

 

 

 

 

 

 

 

 

 

 

 

 

 

 

 

 

 

 

 

 

 

 

 

 

 

 

 

 

 

 

 

 

 

 

▼정상휴게소

 

 

 

 

 

 

 

 

 

 

▼낙조대로 가는 도중

 

 

 

 

 

 

 

 

 

 

 

 

 

 

 

 

 

 

 

 

 

 

 

 

 

 

▼마애불 앞에서 태평양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