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자신의 눈을 뺀 왕

부산갈매기88 2009. 9. 23. 08:49

“부모는 살아있는 동안은 자식의 아픔을 대신하고, 죽은 뒤에는 자식의 몸을 지키려 한다.” <불경>

 

한 나라에서 새로운 법칙을 제정하여 왕이 공포를 했다. 왕은 새로운 법을 지키지 않은 사람은 자신은 물론 어떤 누구라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거기에 덧붙여 새로운 법칙을 지키지 않다가 잡히는 사람은 누구든지 벌로 두 눈알을 빼겠다고 했다.

 

어느 날, 관원들이 그 법칙을 어긴 범법자를 한 사람 잡아왔다. 잡혀온 사람은 다름 아닌 단 하나뿐인 왕의 아들이었다. 왕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어려움에 빠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단 하나밖에 없는 왕의 자식인데 눈알을 빼지 않을 것이라고 왕을 이죽거렸다. 그 소문을 듣게 된 왕은 자신의 아들이라고 하여 그 죄를 특별히 묵인해 준다면 백성들이 법을 어길 경우 처벌할 명분을 잃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 아버지로서 자식의 눈을 뽑는다는 것은 차마 못할 짓이었다.

 

며칠을 고민하던 왕은 결국 아들의 눈 한쪽과 자신의 눈 한쪽을 뽑았다.

아들의 한쪽 눈은 사사로움보다 공적인 중요함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자신의 한쪽 눈은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표현한 것이었다.

 

*때론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공정함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이 이끌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사로운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은 장차 큰일을 도맡을 수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법을 지키기 위해서 사랑하는 자식의 눈을 빼야 했을 부모의 마음을 생각해 보라. 아무리 근엄한 임금도 제 자식 앞에는 그저 사랑에 이끌리는 한없이 다정한 아버지일 뿐이다.

 

 

김종웅 <행복은 물 한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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