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이야기

사회 지도자들의 자녀교육

부산갈매기88 2009. 9. 23. 09:32

재산을 가진 사람이 자녀를 키우는 것은 그 나름의 독특한 도전이다. 부잣집 아이들은 세상의 현실로부터 멀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돈이 너무 많은 것도, 돈이 너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자립은 세상을 혼자 살아갈 수 있는 능력으로 심리적, 경제적 자립은 매우 중요하다.

 

부모들의 공통된 걱정거리는 자녀에 관한 것들이다. 자녀를 세상으로 내보내는 대부분의 부모들은 행여 엉뚱한 길로 갈까봐 노심초사한다. 자녀교육의 키워드는 자립심이다.

자립심은 자녀가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삶을 살아가는 능력이다. 사람은 각자 제 앞가림을 해야 한다. 자기 밥벌이는 자기가 해야 한다. 자립심은 부모가 자식에게 남겨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다. 그것은 평생을 살아가는데 기둥이 될 수 있는 어떤 일류대학의 졸업장보다 더 가치 있는 선물이다. 현명한 부모는 돈보다 지혜를 상속한다.

 

부모의 재산이 자식에게 불행의 씨앗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자립심이 없는 자녀에게 돈만 남겨놓으면 불행을 안겨주는 것이다. 어려움을 모르고 자란 2세들은 돈의 힘에 농락당한다. 자립심과 함께 상속을 하면 불행을 면할 수 있다. 자녀의 자립심은 부모의 손에 달렸다. 부모의 솔선수범과 가르침으로 자립심은 키워진다. 자녀들이 고통을 참고 견디며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도록 교육해야 한다.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자녀교육에서 강조한 점은 홀로서기이다. 김 행장은 자녀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다각도로 신경을 썼다. 큰아들이 대학에 들어가자 “독립적으로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아들이 대학 2년 때 이사를 했는데, 도배를 직접 하라고 시키고 김 행장이 직접 시장조사를 하여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한지를 알아봤다. 도배에 필요한 비용은 시장에서 조사한 것보다 10% 적게 주었다. 아들은 며칠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니더니 돈이 모자란다고 손을 벌렸다. 하지만, 김 행장은 “가진 돈의 범위 안에서 해결하라. 앞으로도 돈이 모자라면 항상 이런 식으로 할 거냐?”고 나무랐다.

 

대학원생이던 아들이 결혼할 때도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것과 해줄 수 없는 것을 분명히 했다. 결혼 후 생활비로 매월 100만 원을 주고, 학교 근처에 전셋집을 마련해주되 결혼식과 결혼비용은 알아서 해결하라고 강조했다. 결국 아들은 무료인 구민회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대학원을 졸업한 아들이 직장을 다니고 전셋집을 옮길 때도 돈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보태주지 않았다. 대신 “은행에 좋은 금리의 대출상품이 많으니 알아서 해결하라!”고 말해줬다. 아들은 은행에 찾아가 대출을 받아 전세자금을 마련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의 자녀교육은 자립심과 책임감이 핵심이다. 이 박사는 아이들 스스로 모든 일을 알아서 하고, 경제적인 문제도 가능한 한 직접 해결하게 했다. 이 박사는 1남1녀의 자녀들에게 거의 용돈을 주지 않았다. 대학은 물론 중고교시절에도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사주지 않았다. 다만 등록금은 직접 건네줬다. 아이들은 늘 용돈이 부족했지만 그다지 불평은 하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스스로 벌어서 쓰는 것 같았다.

 

이 박사는 자녀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할 때 종자돈으로 500만 원씩 주었다. 건네주면서 마지막으로 주는 돈임을 분명히 했다. 결혼을 하건 집을 장만하건 앞으로 더 이상 돈을 주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아들 결혼식 때도 결혼자금을 일체 지원하지 않았다. 패물 하나 사주지 않았다. 아버지는 결혼식 날 하객 자격으로 참석했을 뿐이다. 집 장만도 그동안 번 돈으로 능력에 맞게 하라고 했다. 아들도 부모의 뜻을 헤아려 스스로 결혼식을 준비하고, 집 문제도 해결했다. 이 박사는 자녀들에게 유독 책임감을 강조했다.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하게 했다.

 

 

비즈프라임 <부자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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