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아이들에게 꿈을 갖게 하라

부산갈매기88 2009. 10. 14. 16:31

뉴욕 브루클린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한 흑인 소년은 어려서부터 늘 동네 아이들과 어울리며 싸우고 욕하고 무단으로 학교에 결석하는 등 갖가지 불량한 행실을 습관적으로 저질러왔다. 학교에서도 그는 문제아로 낙인 찍혀 가르치는 교사마다 골머리를 앓게 만들었다. 게다가 소년의 학교 친구들 역시 그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이 학교에 폴이라는 선생님이 새로 부임해 왔다. 폴은 전근을 오기 전부터 학생들의 악명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폴은 다른 선생님과 달리 아이들이 건전하고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바꾸어 놓는 일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아이들의 나쁜 행동을 고치기 위해 폴이 처음으로 시도한 방법은 바로 충고와 설득이었다. 그는 아이들이 꿈과 이상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 정도로 행동이 고쳐질 아이들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폴의 충고를 한 귀로 흘려버리고는 여전히 싸움과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은 물론 수시로 무단결석을 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을까?’

 

아이들을 바꾸어 놓는 일이 그리 만만찮다는 사실을 안 폴은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폴은 빈민가 사람들이 미신에 무척 집착하고 따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미신을 이용해 아이들을 교육해보기로 결심했다.

 

폴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책을 들고 교실에 들어갔다. 그런데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는데도 폴은 수업을 시작하지 않았다.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아이들에게 그는 말했다.

 

“수업하기 싫지? 나도 다 안단다. 오늘 수업은 쉬자꾸나.”

 

그의 말에 아이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울렸다.

 

“내가 어려서 학교을 다닐 때,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원시 부족들이 사는 마을이 있었단다. 그 마을에는 주술사가 있었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를 찾아가 점을 치곤 했지. 그 주술사는 손금을 아주 잘 보았어. 나도 그에게 손금을 본 적이 있는데, 나더러 커서 선생님이 될 거라고 했단다. 그런데 지금 난 정말로 선생님이 되어 있잖니? 주술사는 나에게도 손금 보는 법을 가르쳐 주었어. 그래서 난 손금을 보면 그 사람의 미래를 알 수 있단다. 오늘은 내가 너희들의 손금을 봐주도록 하겠다.”

 

손금을 봐준다는 말에 아이들의 표정이 상기되었다.

폴은 아이들에게 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 조용히 앉으라고 한 후, 한 명씩 손금을 봐주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손금을 본 아이는 맨 앞줄에 앉아 있던 피터였다. 폴은 피터의 작은 손을 가만히 들여다보더니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이렇게 외쳤다.

 

“오! 넌 커서 기업가가 되겠구나. 크게 성공할 거야. 축하한다. 피터”

 

폴의 따뜻한 눈빛을 본 피터는 흥분한 목소리로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내가 기업가로 성공할 거래! 너희들도 앞으로 뭐가 될지 어서 봐달라고 해.”

 

피터의 말에 아이들은 너도나도 손금을 봐달라고 재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게 손금을 본 아이들은 하나 같이 기쁨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폴은 모든 아이들에게 커서 백만장자가 될 것이라거나 높은 지위에 오를 것이라고 예언했지 때문이다.

 

맨 마지막으로 흑인 소년의 차례가 되었다. 아이는 서둘러 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내심 선생님의 입에서 불길한 말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어려서부터 단 한 명도 자신을 좋아해준 사람이 없었고, 또 앞으로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해준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폴은 아이의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아이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금세 알아차렸다. 폴은 아이에게 다가가 말했다.

“너도 다른 아이들처럼 손금을 봐줄게. 이래 봐도 난 손금을 아주 정확하게 본단다.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어.”

 

아이는 긴장된 표정으로 선생님을 바라보더니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폴은 손톱에 때가 잔뜩 낀 아이의 작은 손을 자세히 살펴보더니 진지하고 확신에 찬 말투로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굉장하구나. 넌 커서 뉴욕의 주지사가 될 거란다.”

 

아이는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

‘내가 뉴욕 주지사가 될 거라고?’

 

하지만 선생님이 보는 손금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이는 감격스러운 듯 선생님을 바라보았고, 그 순간 반드시 주지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세웠다.

 

그때부터 아이들은 싸우거나 무단으로 결석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중에서도 마지막으로 손금을 본 아이의 변화가 가장 컸다. 나쁜 버릇이 모조리 사라져 완전히 다른 아이로 바뀌었다. 그 아이는 자신을 이미 주지사라고 생각하고, 주지사라면 마땅히 훌륭한 사람이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폴이 손금을 봐주었던 아이들 중 대부분은 나중에 커서 정말로 부자가 되거나 높은 지위에 올랐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손금을 본 소년 역시 51세에 뉴욕 주의 53대 주지사이자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주지사가 되었다. 그가 바고 로저 롤스다.

 

 

새론북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지혜 이야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