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프랑스 루이 14세의 하루>

부산갈매기88 2009. 10. 15. 16:09

왕의 하루는 정확히 아침 8시에 시작되었다. 그러나 왕을 모시는 많은 귀족과 하인은 새벽 5시가 되면 모두 일어나서 8시에 일어날 왕을 위하여 준비를 하였다. 그들은 모든 왕의 침실 문 앞에 집합하여 왕이 옷을 입는 예식을 거들어줄 준비를 하였다.

 

이른바 왕의 기침을 돕는 일이었다. 침실 담당 최고참 시종이 왕의 침실로 들어가면 그 뒤로 4명의 최고 귀족과 10명의 시종이 따르고 이어 12명이 옷을 들고 2명이 총을 차고, 8명의 이발사와 6명의 소년 시종, 2명의 의자 나르는 사람, 10명의 옷장을 나르는 사람이 뒤따랐다.

 

침실 담당 최고참 시종이 왕실의 커튼을 열고 ‘각하 일어나실 시간입니다.“하고 아뢰면 날씨가 추운 경우에는 병참계에 근무하는 소년이 화로에 불을 지피고 그렇지 않으면 소년시종들이 덧창을 들어 올려 햇빛이 침실 안으로 들게 하였다.

 

왕이 아직 침대에 있을 때 가발을 쓴 고위급 귀족들은 왕에게 알현이 허락되기도 하였는데, 이것은 특별한 귀족에게만 한정된 것으로써 다른 사람들은 왕이 잠옷을 벗기 전까지는 전혀 올 수가 없었다.

 

이제 태양의 왕이 몸을 일으키는 의식을 거행할 차례가 왔다. 먼저 왕이 윗몸을 약간 일으키면 상좌 시종이 오른손에 들고 있던 큰 포도주 병을 기울여 왕의 거룩한 손에 포도주를 붓는다. 뒤이어 침실 담당 최고참 시종이 성수가 담긴 병을 바친다. 그러면 이발사가가 루이에게 가방을 건네고 침실 담당 최고참 시종은 화장 옷을 바친다. 이제 왕은 몸을 완전히 일으킬 준비가 되었다.

 

이때 첫 번째로 침실에 들어온 사람의 출입이 허락된다. 왕자들이1 바로 그들이다. 옷장 담당 제2시종이 옷 밑에 입는 스타킹과 카터 벨트를 옷장 담당 제1시종에게 건네면 그가 그것을 왕에게 바친다. 그러면 왕이 아침식사를 주문한다.

 

아침을 먹고 난 뒤 왕이 화장 옷을 벗는데 옷장 담당 최고참이 오른쪽 소매를 붙들고 옷장 담당 제1시종이 왼쪽을 붙든다. 이때 특별 출입증을 지닌 200명의 귀족들이 ‘옷을 입는 대예식’을 관전하도록 허가를 받는다.

 

옷 입기를 끝낸 왕은 두 줄로 늘어선 가신들 사이를 지나서 예배당으로 간다. 이 예식은 매일 아침 되풀이 된다. 루이 14세가 저녁을 먹을 때 1만 명의 사람들이 그를 지켜본다. 대체로 그는 저녁을 혼자 먹는데 가끔 왕실 혈통인 왕자들이 저녁식사 자리를 같이 하도록 허락한다.

 

 

풀임 지음 <지식은 쾌락 즐겨라>

'머리식히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랑스 루이 14세는 얼마나 화려한 생활을 했을까?  (0) 2009.10.19
내 수준만큼 보인다?  (0) 2009.10.17
경상도 아버지의 시간  (0) 2009.10.14
우연의 일치(?)  (0) 2009.10.13
어떤 고백  (0) 2009.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