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이야기

도스토예프스키

부산갈매기88 2009. 10. 19. 10:53

죽음 앞에서 다시 태어난 작가

도스토예프스키(Fyodor Mikhailovich Dostoevskii : 1821∼1881)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궁극적인 문제를 주제로 다루면서 인간심리의 내면을 비상한 정도로 극한까지 파헤쳐 들어가 예리하게 묘사함으로서 현대인의 사상과 문학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도스토예프스키를 다른 소설가들과 확연하게 구별 짓도록 만든 것은 그가 28세 되던 해의 겪었던 참담한 체험 탓이었다.


1847년경부터 그는 ‘유토피아 사회주의자’ 단체인 ‘페트라셰프스키회(會)’에 참여해서 정치적인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그 모임은 당시 러시아의 큰 사회문제인 농노제 폐지, 검열제도 폐지, 재판제도의 개혁 등을 논의하며 사회주의 이상을 러시아에 실현시키는 꿈을 꾸는 비밀결사였다. 그러나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그 단체는 당국에 의해 발각됐고 도스토예프스키는 동료 33명과 함께 체포돼 농민반란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1849년 12월, 도스토예프스키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의 사형집행대에 서게 됐다. 그의 얼굴에는 두건이 씌워졌고, 병사들의 소총이 그의 가슴을 겨누고 있었다. 그는 여섯 번째 였고 이미 세 사람은 사형대의 기둥에 묶여 있었다. 눈앞이 캄캄하고 온몸이 공포로 조여들어오는 소름끼치는 그 순간 도스토예프스키는 하늘을 우러르며 맹세했다.


“만약 내가 여기서 살아 나간다면 남은 인생의 1분 1초도 허비하지 않겠다.”


그는 헛된 희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마차 한 대가 광장을 가로질러오더니 관리가 뛰어내리며 소리쳤다.


“사형을 중지하라. 황제의 명이다. 사형을 중지하라. ”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다가 다시 살아난 그는 그날 밤 동생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지난 일을 돌이켜보고 실수와 게으름으로 허송세월했던 날들을 생각하니 심장이 피를 흘리는 듯하다. 인생은 신의 산물… . 모든 순간은 영원의 행복일 수도 있었던 것을! 아아 좀 더 일찍, 좀 더 젊었을 때 알았더라면! 이제 내 인생은 바뀔 것이다. 나는 다시 태어날 것이다.”


총살형을 면한 도스토예프스키는 4년 동안 시베리아에서 유형생활을 해야 했다. 유형생활은 살을 에는 혹한 속에서 무려 5kg에 달하는 쇠사슬을 다리에 매달고 다니는 혹독한 고문과도 같은 것이었지만 그는 다시 태어난 삶을 값지게 준비하는 시간으로 삼았다. 글쓰기가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소설을 써서 그것을 모조리 외워두었다.


그는 시베리아의 옴스끄감옥에서 4년을, 그리고 출옥 후 5년간, 중앙아시아에서 사병으로 근무하고 1859년 말 10년 만에 수도 페테르부르크로의 귀환이 허락돼 자유의 몸이 됐다.


그때부터 도스토예프스키는 죽는 날까지 미친 듯한 열정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유형 생활 10년 만에 돌아온 그는 강인한 혁명가가 아닌, 러시아적 신비주의자로서 신앙심이 깊어져서 서구 물질문명으로부터 러시아를 구원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게 됐다.


그는 도시의 뒷골목과 지하실의 사람들, 가난한 학생, 하급 관리들, 학대받고 고통 받는 사람들, 그들의 고뇌를 치밀하게 묘사하면서 세계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꼽히는 ‘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등 대작을 잇따라 내놓았다. 그는 누구보다도 앞서 ‘현대문명 속에서의 인간의 파괴’를 갈파한 작가였다.

 

<중소기업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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