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뇌가 가장 갈망하는 음식 이야기

부산갈매기88 2009. 11. 2. 17:00

수백만 년 전 뇌의 원형을 설계하는 일을 맡았다고 가정해 보자. 논리적으로 생각해 볼 때 뇌는 완벽한 기능을 돕는 물질에 의해 그 형태가 정해졌을 것이다. 사실 그 물질은 뇌의 생물 역학과 조화가 잘되는 것이어야 한다. 뇌는 유기적인 구조물로 어떤 영양소를 공급하느냐에 따라 최종적인 구조와 기능이 결정된다. 즉, 뇌의 근본적인 성격에 맞지 않는 영양소를 공급하고 뇌가 원만하게 돌아가길 바라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뇌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으면 인류의 유전적 기원에 맞는 고대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 즉 패스트푸드의 가공식품이 생기기 훨씬 전, 곡식을 재배하고 가축을 기르기 수천 년 전, 구식기인들이 수렵 채취 생활을 하던 진화의 초기 시절, 뇌에 영양을 주었던 음식을 먹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3백만 년 전에 걸친 형성기 동안 인간의 뇌는 많은 변화를 겪으며 성장했다. 뇌의 구조와 복잡한 배선은 그 기간에 풍부했던 음식을 지배를 받았다. 뇌 세포는 당시 가장 풍부했던 지방 유형에 의존해 성장했다. 뇌는 과일, 견과, 채소, 기타 야생 식물의 영양소에서 나온 효소로 신경 전달계를 만들었으며, 고대의 음식에서 나온 영양소로 생명 과정을 통제하는 유전자를 만들었다. 이와 같이 우리 몸이 섭취하는 음식은 유전자 구성과 완벽한 일체를 이루었으며, 그 결과 자연이 의도한 대로 뇌 기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먹는 음식은 뇌가 필요로 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 몇 백만 년 동안 우리의 유전자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지만, 지난 50년 동안 우리의 식습관은 크게 달라졌다. 그러므로 뇌 기능 장애를 일으켜 우울증, 정신병, 기억력 감퇴, 지능 저하, 치매 같은 비정상적인 상태를 보이는 것도 크게 놀랄 일이 아니다.

 

진화적인 관점에서 보변, 오늘날 우리가 먹는 음식은 우리의 유전적인 구성 성분과 완전히 다른 것으로 우리의 뇌는 연료가 떨어져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뇌는 4만 년 전에 풍부했던 음식을 갈망하지만, 우리는 50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음식을 먹고 있다. 우리의 뇌는 석기시대 음식에 들어 있던 영양분을 찾고 있지만 우리는 햄버거와 옥수수기름을 먹고 있다. 이로 인해 뇌 안에서 일어나는 결핍 현상은 상상을 초월한다.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수렵 채취한 석기시대 음식을 -야생동물, 야생 채소, 과일 근초류 - 먹고 살았다. 그러다가 1만여 년 전 농업 혁명이라는 큰 변혁을 겪으로 곡물을 재배하고, 빵을 만들고, 가축을 기르게 되었다. 그 결과 곡물과 유제품이라는 새로운 식품군이 생겨났다. 진화적으로 말해 그때부터 인류는 재배된 식품에서 영양소를 얻었고 뇌는 그 기원이나 유전적 구성에 필요하지 않은 영양소를 섭취하게 되었다.

 

이런 음식 패턴이 약 5백 세대 동안 계속되다가 20세기 들어오면서 산업화의 영향으로 새로운 식품 혁명이 일어났다. 가공식품과 인스탄트 식품이 출현하게 된 것이다. 가공식품과 인스탄트 식품은 50-6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대량으로 유통되었다. 우리의 뇌가 그렇게 짧은 기간에 급격히 변화한 음식 패턴에 적응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구석기 시대의 음식 패턴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뇌 세포가 최대한의 잠재력을 발휘하는데 필요한 음식물을 섭취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일 것이다.

 

 

진 카페 지음 <뇌 X-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