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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단으로 하는게 나을까, 혼자서 하는 게 나을까?

부산갈매기88 2009. 11. 17. 10:04

광고회사의 중역이던 알렉스 오즈번은 1940년대 초에 사람들을 방 안에 모아놓고 간단한 규칙을 따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창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보통 사람들은 혼자 일할 때보다는 집단으로 일할 때 두 배나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이 획기적인 접근방법은 순식간에 세계를 정복했다. 그 후 전 세계의 많은 기업과 조직에서는 중요한 문제들을 다룰 때마다 이 접근 방법을 사용하라고 권장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브레인스토밍의 효율성을 검증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 실험에서는 실험 참여자들 중 절반을 무작위로 선택에 모두 한방에 들어가게 했다. 이들은 ‘집단으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에게 표준적인 브렌인스토밍 규칙을 알려주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내놓으라고 했다.

 

나머지 절반은 각각 독립된 방에 혼자 있게 하고 같은 지시와 임무를 주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조건에서 나온 아이이디어의 양과 질을 평가했다. 브레인스토밍이 혼자서 일하는 것보다 과연 효율이 더 높았을까? 많은 실험결과는 부정적이었다. 영국 켄트 대학의 브라이언 뮬런 연구팀은 브렌인스토밍의 효율성을 검증한 연구 20건을 분석했는데, 대다수 실험에서 혼자 일한 사람들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훨씬 나은 결과를 내놓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브레인스토밍이 실패한 원인을 ‘사회적 나태’라는 현상 때문이라고 지목한 연구도 있었다. 1880년 후반에 프랑스의 농업공학자 막스 링겔만은 노동자들의 노동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개발하려고 노력했다. 수백 가지 실험을 한 끝에 우연히 예상치 목한 효과를 발견했는데, 이것은 그후 약 100년 동안 심리학의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되었다.

 

링겔 만은 한 연구에서 사람들에게 밧줄을 끌어 점점 더 무거운 무게를 들어올리게 해보았다. 링겔만은 사람들이 혼자 일할 때보다 집단으로 일할 때 더 열심히 일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혼자서 일할 때 각 개인은 약 85kg을 들어올렸지만, 집단으로 일할 때에는 한 사람당 65kg밖에 들어올리지 못했다. 추가 연구를 통해 앞에서 언급한 방관자 효과와 비슷한 현상 때문에 책임의 분산이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혼자서 일할 때에는 일의 성패가 순전히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달려있다. 성공하면 영광이 돌아오지만, 실패하면 고스란히 져야 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을 추가로 투입하면, 갑자기 모든 사람이 노력을 덜하게 된다. 성공을 거두더라도 각 개인에게 돌아오는 영광이 적을뿐더러 실패하더라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많은 상황에서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사람들에게 마음대로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보라고 시키면 집단 속에 있을 때보다 혼자 있을 때 소리를 더 많이 지른다. 또 수들을 더하는 과제를 주면, 참여한 사람이 많을수록 과제 수행률이 낮아진다. 아이디어를 내놓으라고 할 경우에도 혼자 있는 편이 훨씬 창조적이 놓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이것은 미국, 인도, 타이,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 각지에서 실시된 연구 결과 확인된 보편적인 현상이다.

 

요컨대 우리는 지난 70년 이상 브레인스토밍을 사용해오면서 사람들의 창조성을 자극한 게 아니라 오히려 가로막았던 것이다. 함께 일할 때 사람들은 훌륭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투입해야 할 동기를 크게 느끼지 않으며, 기존의 틀 안에서 생각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면 창조성을 높이려면 무리에서 따로 떨어져 혼자 생각하는 편이 나을까? 그렇진 않다. 연구 결과, 자신의 내면에서 숨어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끌어낼 수 있는, 빠르고도 효과적인 방법이 몇 가지 발견되었다. 필요한 것은 그저 적절한 현대 미술작품을 쳐다보거나 드러누워서 일을 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책상 위에 식물을 하나 놓아두기만 하면 된다.

 

 

리처드 와이즈만 <59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