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욕심의 가지를 과감하게 쳐라!!!!

부산갈매기88 2009. 11. 28. 12:26

옛날에 금욕과 고행을 실천하며 수행을 정진하던 수도자가 있었다. 아무도 살지 않는 산 속에 은거하며 수행을 결심한 그는 옷가지 하나만 달라 들고 혼자 산으로 들어갔다.

 

얼마 후 옷이 더러워져 빨래할 때가 되자 그는 갈아입을 옷이 필요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에게 옷을 얻어 일을 요량으로 하산했다. 그가 수도자임을 잘 알고 있던 마을사람들은 여벌로 걸칠 옷을 선뜻 내주었다.

 

산으로 다시 돌아온 수도자는 움막 안에서 쥐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 쥐를 그가 수행을 하는 사이 빨려고 내놓은 옷을 갉아먹었다. 평생 살상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터라 쥐를 다치게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궁리해도 쥐를 내쫓을 방법이 없었다. 결국 그는 마을로 내려가 사람들에게 고양이 한 마리를 얻어와 기르기 시작했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그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고양이에게 뭘 먹여야 할까?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도록 할 순 없지. 그렇다고 과일이나 채소만 줄 수도 없는 일이고......’

 

결국 그는 고양이에게 우유를 먹이기 위해 다시 마을 사람들에게 부탁을 해서 젖소 한 마리를 얻었다. 하지만 산 속에서 혼자 살다보니 젖소를 돌보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들었다. 그는 다시 마을로 내려가 의지할 곳 없는 남자 한 명을 데려다가 젖소를 돌보도록 했다.

 

그런데 그 남자는 한동안 잘 적응하나 싶더니 수도자에게 불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저는 당신과 다릅니다. 여자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싶소.”

 

수도자가 듣고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에게까지 금욕과 고행의 삶을 강요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필요한 것을 자꾸 채우다 보니 결국 반 년 후에는 마을 전체가 수도가 혼자 살던 산중턱 위로 옮겨졌다. 물욕이 넘쳐나면 마음의 평온함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져 자기수양은 더더욱 기대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판교 <거상의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