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심리공략법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라

부산갈매기88 2009. 12. 11. 09:31

비즈니스 협상에서는 방법이나 전략이 결과를 좌우한다. 가령 상대에게 공세를 퍼부어 무력하게 만들거나 선택의 여지가 없는 궁지로 몰아넣었다면, 설령 상대가 조건을 수용했다고 해도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번 거래의 성사 가능성은 아주 희박해진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최고의 전술은 심리전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협상 전문가 니런버그는 이렇게 말했다.

“협상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파트너 정신과 우호적인 수단으로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 또한 협상이 원만한 결과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쌍방 모두가 승리의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성공적인 협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상대방이 진심으로 당신의 조건과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상대의 진정한 바람을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협상하는 과정에서 상대방 언행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그가 가진 견해와 입장을 분명히 파악하면 상대방의 시각으로 문제를 사고할 수 있다. 여기에다 완곡하고 부드러운 태도를 유지한다면 상대방은 별 거부감 없이 당신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다.

 

‘협상의 대가’라는 별명을 가진 하백이 동료와 함께 맨하튼에 출장 갔을 때의 일이다. 첫 번째 미팅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던 터라 그들은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갔다. 음식을 주문한 뒤 하백의 동료는 신문을 사오겠다며 밖으로 나가더니 짐시 후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는 고개를 흔들며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요긍ㄹ 내뱉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가 하고 하백이 물었다.

“젠장, 저기 맞은편 신문가판대 보이나? 내가 신문을 하나 집으면서 10달러짜리 지폐를 냈더니, 주인이 돈을 거슬러주기는커녕 내가 산 신문을 도로 낚아채는 거야. 그러면서 마구 욕을 해대더군. 자기는 바쁜 출퇴근 시간에는 잔돈을 바꿔주지 않는다나 뭐라나. 나 참, 기가 막혀서 원.”

 

동료는 이곳 사람들이 무례하고 교양이 없는 것 같다며 한동안 투덜거렸다. 식사를 마친 후 하백은 자신이 한번 10달러짜리로 신문 사기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는 동료에게 식당 앞에서 기다리라고 하고는 가판대로 향했다.

 

그는 신문 가판대 주인에게 정중하게 말문을 열였다.

“저기 실례가 안 된다면 도움을 좀 구하고 싶은데요. 저는 타지에서 온 사람인데, <뉴욕 타임스> 한 부가 꼭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10달러짜리밖에 없는데 어떻게 하면 좋죠?”

 

주인은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하백에게 신문 한 부를 건네주면 말했다. “그냥 가져가시오. 돈은 잔돈 생기걸랑 그때 와서 내요!”

 

결국 하백은 신문을 들고 으쓱거리며 돌아왔다. 그는 남을 돕고 싶어 하는 상대방 욕구를 대화 속으로 절묘하게 끌어낸 셈이다. 그래서 상대방은 하백이 이곳을 다시 찾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선뜻 신문을 내주었던 것이다.

 

중국 고대병법에서는 적의 마음을 공략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이른바 ‘공심위상(攻心爲上)’ 전략을 강조하였다. 송나라 대문호 소식(蘇軾) 또한 “용병에 능한 자는 상대의 마음을 정복한 뒤 무력을 사용하니 적이 쉽게 무너진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협상이란 군대가 대립하는 형국과 같다. 고로 당사자들은 고도의 심리전으로 상대의 마음을 공략하고 조율해야 한다. 그런 다음 이치에 호소해 상대방으로 하여금 이해관계를 깨닫고 기존에 견지했던 인식과 주장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공심전술인 것이다.

 

 

정판교 <거상의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