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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있으면 영원히 행복할까?

부산갈매기88 2010. 1. 6. 09:52

행복은 왜 중요할까? 무엇보다도 행복하면 기분이 좋다. 단지 그것뿐만 아니다. 행복은 삶을 좀더 즐겁게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직장에서 성공을 거두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몇 년 전 캘리포니아 대학 소냐 류보머스키 연구팀은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행복이 어떤 효과를 낳는지 조사를 수백 건의 연구사례를 검토했다. 실험 참여자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꽃 냄새를 맡게 하거나, 긍정적인 말(‘나는 정말로 좋은 사람이다’)을 큰 소리로 외치게 하거나, 초콜릿 케이크를 먹게 하거나, 춤을 추게 하거나, 재미있는 영화를 보게 하는 등 온갖 방법이 다 동원되었다. 때로는 IQ 지수가 아주 높게 나왔다고 알려주거나, 거리에서 ‘우연히’ 돈을 줍게 만드는 등 속임수도 썼다. 어떤 방법을 사용하건 간에 결과는 한결 같았다. 그것은 성공이 행복을 낳는 것이 아니라 행복이 성공을 낳는다는 것이었다.

 

25만 명 이상이 참여한 실험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류보머스키는 행복이 가져다주는 특별한 혜택을 발견했다. 행복은 사람을 더 사교적이고 이타적으로 만들며, 자신과 타인을 더 사랑하게 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을 높이며, 면역계를 강화한다. 그 누적효과로 인해 행복한 사람은 부부관계를 만족스럽고 성공적으로 유지해 나가고, 사회생활도 훌륭하게 이끌어 나가며 더 건강하게 오래 산다.

 

행복이 가져다주는 이러한 혜택을 감안한다면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얼굴에 늘 미소를 띤 채 살아가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해 딱 한 마디로 대답한다. 바로 ‘돈’이라고. 거의 모든 조사에서 사람들은 행복의 ‘필수조건’으로 돈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런데 과연 돈은 행복을 사는 게 가능할까?

 

1970년대 노스웨스턴 대학의 필립 브릭먼 연구팀이 이 질문에 부분적인 답을 제시했다. 브릭먼은 돈에 대한 꿈이 이루어졌을 때 그 사람이 느끼는 행복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조사했다. 뜻밖의 횡재가 과연 장기적인 행복을 보장해줄까? 아니면 새로운 재정 상황이 일상으로 자리를 잡고 나면 처음에 느꼈던 흥분(행복)은 금방 사라지고 말까?

 

브릭먼은 일리노이 주에서 로또 복권으로 거액의 당첨권을 탄 사람들을 만나 설문 조사를 해보았다. 그중에는 100만 달러의 당첨금을 받은 사람도 여럿 있었다. 그리고 대조군은 일리노이 주 전화번호부에서 무작위로 선택한 사람들로 채웠다. 그리고 각자에게 현재 얼마나 행복하며, 장래에는 얼마나 행복하게 살 것 같으냐고 물었다. 거기에 덧붙여 친구와 대화를 나누거나 재미있는 농담을 듣거나 칭찬을 듣는 것 등 일상생활의 즐거움에서 얼마나 큰 행복을 느끼는지도 물었다. 그 결과는 행복과 돈의 상관관계에 대해 놀라운 직관을 제공했다.

 

일반적인 믿음과는 반대로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대조군의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거나 덜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예상되는 장래의 행복에 대해서도 두 집단 간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차이점이라면 딱 한 가지밖에 없었는데,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에 비해 대조군은 일상의 사소한 것에서 더 많이 행복을 느끼는 경향이 강했다.

 

복권 당첨은 재정적 안정을 얻는 방법으로는 좀 특별한 것이기 때문에 심리학자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입과 행복 사이의 관계를 조사해보았다.

 

덧붙여 국제적으로 대규모 설문 조사도 실시했다. 사람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평가하게 하고, 국가별 평균 행복지수를 국민총산액(GNP)에 대비해 나타내보았다. 그 결과 아주 가난한 나라 국민은 부자 나라 국민만큼 행복하지는 않지만, 이 상관관계는 GNP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과 행복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연구들에서도 똑같은 패턴의 결과가 나왔다.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서면, 소득이 증가한다고 해서 그에 따라 반드시 행복지수가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우리는 가진 것에 금방 익숙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서 일부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새 차나 큰 집을 사면 일시적으로 기분이 크게 좋아지지만, 금방 그 상황에 익숙해져서 행복감은 그것을 갖기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마이어스는 이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우리는 더 큰 명성과 부에 얼마든지 적응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어제의 사치품은 오늘은 필수품이 되고, 내일은 구닥다리고 전략한다.” 만약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면, 오랫동안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그런데 나쁜 소식이 하나 있다.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 중 약 50%는 유전으로 결정되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역시 나쁜 소식이지만 그것보다 조금 나은 것은 나머지 50% 중 10%는 일반적인 환경(교육수준, 소득수준, 결혼 유무 등)에 따라 결정되므로, 이것 역시 변화의 여지가 얼마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좋은 소식이 있으니, 나머지 40%는 일상적인 행동 그리고 자신과 타인을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 좌우된다고 한다. 그리니 약간의 지식만 있으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 부분을 금방 변화시킬 수 있고, 불과 몇십 초 만에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다.

 

 

리처드 와이즈먼 <59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