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나 하나쯤이야'

부산갈매기88 2010. 1. 9. 11:23

추장이 축제를 계획하고 있었다. 추장은 축제를 열기 위해 사자들을 이웃 부족들에게 보냈다. 그는 사자들을 통해 부족민들에게 이렇게 전했다.

 

“잔치에 오는 모든 분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합니다. 다만 야자 술만은 각자가 한 단지씩 들고 와야 합니다.”

 

그동안 축제를 기다려왔던 부족민이 있었다. 그는 축제에 참가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야자 술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야자 술 없이 축제에 참가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렸다.

 

그떄 아내가 말했다.

“여보, 뭘 그렇게 고민하세요? 야자 술 한 단지를 사면되잖아요. 별로 비싸지도 않은데요. 뭘.”

 

그가 화를 내며 말했다.

“멍청한 소리하지 마!”

 

그는 덧붙여 말했다.

“돈 안 들이고 공짜로 갈 수 있는데, 뭣 때문에 돈을 써.”

 

잠시 후 그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항아리에다 술 대신 물을 담아 가면 되겠구나. 축제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큰 술독에 물이 한 단지 들어간다고 어떻게 되지 않겠지.’

드디어 축제날이 되었다.

 

이른 아침부터 북이 울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가장 좋은 옷으로 갈아입고 추장집으로 모여들었다. 마당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저마다 가져온 야자 술을 진흙 구워 만든 항아리에다 부었다. 그도 단지에 든 물을 술항아리에 조심해서 붓고 추장에게 인사를 한 다음 춤추는 사람들 틈에 섞여들었다.

 

모두들 도착하자 추장은 음악을 중단시켰다. 그리고 하인들에게 술잔에 술을 채우라고 명령했다. 추장이 축제 인사말을 하고 나자 하객들은 일제히 잔을 들었다가 입으로 가져갔다. 다음 순간 사람들은 놀라서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 그들이 마신 것은 다름 아닌 맹물이었기 때문이었다.

 

축제에 온 사람들은 모두가 커다란 술항아리에 물 한 단지를 들어가도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 하나쯤인데 뭘.’

 

이런 핑계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지 마라.

누군가가 당신을 대신해 줄 거라는 어리석은 생각은 버려라.

‘나 하나쯤’이라는 생각을 가지는 순간 자기를 가장 하찮고 쓸모없는 인간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것을 아는가?

 

‘나 하나쯤’이라는 말 속에는 스스로가 큰 의미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훌륭한 건축물을 구성하고 있는 벽돌들이 ‘나 하나쯤 빠져도 상관없겠지.’ 하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될까? 분명 건축물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고 말 것이다.

 

 

김태광 <지혜의 소금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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