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변비와 머리를 까맣게 유지하는 미역

부산갈매기88 2010. 2. 9. 09:04

미역은 갈조류 곤포과에 속하며 감곽(甘藿), 해채(海菜)라고도 한다. <세종실록>에 ‘고려시대에 왕자가 탄생하면 반드시 염분(鹽盆: 소금 졸이는 가마)과 어량(魚梁: 고기 잡는 장치)를 하사하였고 때로는 작전(해조류 채취장)도 하사하였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해조류 채취가 보편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바다의 녹황색 채소로 불릴 만큼 비타민류가 많으며 육상식물보다 다종다량의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 일찍부터 애용된 기호식품이다.

 

미역은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이 풍부한 강알칼리성 식품으로 고기, 생선, 달걀 등 산성식품 섭취로 인한 산도를 중화시키는데 가장 효율적이다. 그 밖에 요오드 및 철분 등의 무기질, 수분도 다량 들어 있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좋다.

 

미역의 당질에는 주로 갈락토오스, 만노즈, 프락토오스(과당) 등이 있으나 거의 소화되지 않으므로 열량원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한편 미역의 특수 성분으로 다당류의 일종인 알긴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쌓이는 것을 막고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며 체내 중금속을 배출하기도 한다.

 

미역은 몸에 좋은 영양이 가득하기 때문에 ‘바다의 약’이라 불린다. 특히 피를 맑게 하고 암 발생을 억제하는 작용이 특징적이다. 미역의 점질 성분인 알긴산은 중금속 및 방사능 물질의 체외 배출, 변비 예방 및 비만 방지 효과가 있고 혈압저하와 당뇨예방, 항암효과가 크다.

 

미역에 다량 함유된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구성 성분으로 심장 및 혈관 운동, 체온과 땀 조절, 신진대사 증진의 역할을 하며, 임산부의 경우 신진대사가 왕성하므로 요오드가 꼭 필요하다. 미역 줄기에는 보통 미역의 2배가 넘는 칼륨이 들어 있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미역은 해조류 중 구리가 가장 많이 들어 있으며 머리카락 색소인 멜라닌을 만드는데 필요한 효소인 티로시나아제 성분을 갖고 있어 적극적으로 섭취하면 흰머리를 예방할 수 있다.

 

미역의 양식 시기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10월 초를 전후해서 시작하여 5월경에 수확한다. 생것이나 말린 것 모두 1년 내내 구입할 수 있으나 원래 미역의 제철은 3~5월이다. 생미역은 반투명하고 선명한 녹색을 띠는 것, 말린 미역은 줄기가 가늘고 광택이 있으며 검푸른 색을 띠는 것, 물에 담갔을 때 너무 풀어지지 않는 것을 선택한다. 구입한 미역은 건조하고 습기가 있는 곳이나 직사광선을 피해 보관한다.

 

염장된 생미역은 잘 씻은 후 물을 여러 번 갈아가며 소금기를 충분히 빼낸다. 그런 다음 끓는 물에 살짝 데치면 녹색이 더욱 선명해진다. 마른 미역을 살짝 볶아 수분을 없애고 분쇄하여 조미료로 이용하기도 하며 차로 마실 수도 있다.

 

말린 미역을 곱게 가루 내어 국수, 수제비, 부침개 등을 만들 때 밀가루에 첨가하면 끈기도 좋아지고 미역을 싫어하는 사람도 쉽게 섭취할 수 있다. 이 외에 국이나 무침으로도 좋으며 새콤한 초장에 생미역을 찍어 먹어도 맛있다.

 

 

황지희 <생선 해산물 건강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