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왕중추의 <디테일의 힘>

부산갈매기88 2010. 2. 22. 08:29

2005년 국내에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중국 경영 컨설턴트 왕중추가 쓴 <디테일의 힘>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서 경영자의 심장을 찌른 것은 ‘100-1=0’이라는 말로 설명이 된다. 100가지를 잘 했어도 1가지를 잘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사실이다. 한 예를 들어 보면 이렇다.

중국 저장성에 냉동새우를 판매하는 한 회사가 유럽의 수입업체로부터 이미 공급한 제품의 수입을 거부당했다. 게다가 수입업체는 중국 업체에게 손해배상까지 청구했다.

 

유럽 현지 검역소에서 중국 회사가 수출한 1천여 톤의 냉동새우를 검사한 결과, 항생물질의 일종인 클로람페니콜 0.2g이 발견되었다고 통관 불허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이 물량은 총수출량의 50억분의 1에 불과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유는 아주 보잘 것 없는 새우껍질을 벗기는 일부 공원들의 손에 습집에 생기자 클로람페니콜이 함유된 소독약을 바르고 일을 하다가 새우에 그 성분이 묻게 된 것이다.

 

왕중추가 디테일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게 된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중국 사람들은 일을 대충대충 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전에 데리고 있던 비서는 제가 가져오라는 서류를 한 번도 제대로 가져온 적이 없었습니다. 부하 직원이 적당히 한 일이 잘못되어 제가 다시 고치느라 시간을 허비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어떤 회사에서는 중요한 협상 내용이 담긴 팩스를 보내야 하는데, 실수로 단축 번호를 잘못 눌러 경쟁업체에 정보를 고스란히 갖다 바친 적도 있어요. 그로 인한 손실은 그 직원의 몇 년치 연봉보다 더 컸죠. 이래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디테일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쓰고 강연도 하게 되었습니다. 유능한 사원과 무능한 사원, 초일류기업과 아닌 기업,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모두 디테일에서 비롯됩니다. ‘대충대충 적당히’는 절대 안 됩니다.”

 

그는 원대한 전략도 결국 세세한 디테일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럼 디테일이란 무엇인가?

그는 디테일을 어떤 일의 중심이나 기초가 되는 부분이라고 정의한다. 책상 위에 있는 연필꽂이를 예로 들면 색깔이나 모양, 재료가 다 디테일에 속한다. 물건을 만들 때 반드시 신경을 써야 하는 핵심 부분인 것이다. 하지만 이 제품을 어떤 종이로 싸서 무슨 박스에 넣느냐는 것은 간단한 잔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핵심 제품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왕중추는 ‘대장부는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않는다’ 식의 중국인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신랄히 비판했다.

“하이얼 그룹의 장루이민 회장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인 직원에게 하루에 책상을 6번 닦으라고 하면 그대로 하는데, 중국인 직원은 처음 이틀간은 6번 닦고, 다음 날부터는 5번, 4번으로 차츰 횟수가 줄어든다고요. 중국산 제품이 해외에서 비싼 값에 팔리지 못하는 것은 다 이런 디테일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왕중추는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대충’과 ‘적당히’였다고 한다. 저우언라이 전 총리는 국빈 만찬이 있을 때 자신은 먼저 국수로 간단히 배를 채운 뒤 손님을 맞았다고 한다. 실제 연회에 나가서는 먹는 시늉만 하면서 손님이 식사를 잘 하는지 정성껏 챙기기 위해서였다.

 

요즘 경영자들은 창의성과 혁신을 강조하는 추세인데, 디테일을 강조하다보면 창의성을 억압하지 않을까라는 문제에 대해서 왕중추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일에는 정도가 있어요. 작고 사소한 부분까지 모두 완벽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기도 불가능하죠. 하지만 디테일은 태도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욕구, 완벽함을 추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작고 사소한 걸 무시하면 만회할 수 없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천리 둑도 작은 개미구멍 때문에 무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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