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이야기

뚝심 경영의 광동제약 최수부 회장

부산갈매기88 2010. 3. 12. 09:00

‘우황청심환, 뚝심경영, 최씨 고집’으로 대변되는 광동제약의 최수부 회장, 그의 학력은 초등학교 4년이 전부다. 가난한 집의 아들이었기에 12살에 가족의 생계를 맡기 시작하여 시장에서 해보지 않았던 일이 없었을 정도로 많은 경험을 하였다. 그러나 최 회장은 처지를 한 번도 원망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꿈을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고 한다. ‘도전 정신’이 오늘날 그를 성공으로 이끌게 했다고 말한다.

 

최 회장은 굴곡 많은 광동제약 40년사 못지않게 어렵고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36년 일본 규슈 후쿠오카에서 태어난 그는 철공소를 운영하던 아버지 덕에 가정형편은 윤택했지만 학교생활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조센징’으로 놀림 받았던 것이다.

 

“일본인에게 당하는 이지메를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어느 날 쇠가죽으로 만든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어요. 무기를 들고 학교에 간 바로 그날, 끝장을 봤지. 이유 없이 시비를 거는 놈과 평소에 나를 유독 괴롭히던 녀석들에게 (쇠가죽을) 휘둘렀는데 다들 피투성이가 돼 쓰러지더라고. 헤아려보니 모두 여섯 놈이었어요. 그러곤 뒤도 안 돌아보고 미련 없이 학교를 박차고 나왔죠.”

그의 나이 열 살 때였다. 해방이 되자 일본생활을 정리한 부모를 따라 한국으로 건너와 외가가 있는 경남 달성군 화원면에 정착했다. 귀국 직후 다시 사업에 손을 댄 아버지가 1년 만에 사기를 당하고 병석에 눕자 그는 열두 살에 학교를 그만뒀다. 어머니를 도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였다.

 

“시장통이 학교였다”

 

“일본에서는 학교를 그만둘 각오로 싸운 거였지만, 이번엔 아버지가 쫄딱 망해 기를 쓰고 학교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처지가 된 거죠. 아홉 식구를 먹여 살리려 고생하는 어머니를 따라 참외를 떼다 시장에 내다 팔았는데 그걸로는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었어요. 가난이 참 싫었어요. 가난 때문에 다섯 살 난 막내 동생까지 죽었고. 약 한 첩 못 쓴 채.”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는 열두 살 나이로 가장이 되어 여덟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게 되어 군 입대 전까지 온갖 장사를 하며 사업수완을 익혔다.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삼시 세 끼 밥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좋았다”는 그가 제대 후 얻은 첫 직장은 제약회사인 고려인삼사 영업사원이었다.

 

그러나 그 제약회사에 쉽게 입사한 것은 아니었다. 면접날 한 켤레뿐인 낡은 구두에 탁탁 침 뱉어가며 제법 윤나게 닦고 갔는데 며칠 지나도 감감무소식이라 계란 두 꾸러미를 들고 지사장 집에 찾아가 ‘배운 것도 없고 생긴 것도 변변치 않지만 물건 파는 건 자신 있으니까 뽑아 달라’고 하여 다음날부터 출근을 하여 경옥고를 판매했다.

 

그는 물건을 팔 수 있는 곳이라면 국회든 어디든 발 벗고 찾아다녔다. 그리고 한번 물건을 사간 고객은 끝까지 책임지고 관리하였다.

 

이런 외판원 시절의 험난한 경험과 몸소 체험한 지식을 바탕으로 1963년에 창업하였다. 그는 지금 70을 넘어선 나이에도 불구하고 영원한 현역으로 살고 있다.

 

오늘날 광동제약은 우황청심원, 쌍화탕, 옥수수수염차, 비타500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가 들려주는 '성공의 기회를 만드는 삶의 원칙'는 이렇다.

 

-흔들리지 않는 초심

최초의 결심을 잊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 반드시 값진 열매를 맺는다. 하나의 물건을 따는 순간, 고객과의 관계는 끝이 아니라 비로소 시작이다.

 

-당당한 태도와 배짱

정중함과 비굴함은 다르다. 비굴한 자세로 일하지 말라.

 

-굳은 의지

가난 때문에 그만둬야 했던 학업, 그러나 나는 시장에서 더 뜨거운 삶의 지식을 배웠다.

 

-신용

장사꾼은 신용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 팔 다리가 부러지고 달러 이자를 낼지라도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경청

위로 올라갈수록 많이 들어라. CEO는 입은 하나이되, 귀는 열 개 백 개로 늘어나야 한다.

 

-긍정적인 시각

시련은 산삼보다 더 좋은 보약이다. 위기를 성공의 길로 가는 징검다리로 보느냐, 실패의 신호로 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진다.

 

-발상의 전환

마음속에 항상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을 품어라. 나는 우황청심원을 복용하는 미국인, 쌍화탕을 마시는 러시아인들 꿈꾼다.

 

-도전정신

기회를 제 발로 오는 것이 아니라 제 손으로 만드는 것이다.

 

-끈기

큰 그릇은 늦게 완성되는 법이다.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끈기있게 스스로를 채워가라. 기회는 온다.

 

최수부 <뚝심 경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