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경쟁없는 인생은 자연도태되는가?

부산갈매기88 2010. 4. 5. 09:02

페루 정부에서 운영하는 동물원에 어린 재규어 한 마리가 있었다. 재규어는 전 세계에 오직 열일곱 마리밖에 존재하지 않아 멸종 위기에 놓인 귀중한 동물이어서 페루 동물원은 20평방미터의 크기의 우리를 만들어 재규어를 특별 관리했다.

 

우리는 재규어가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만들어졌다. 우리 안은 진짜 밀림처럼 수많은 풀들과 화초들이 자라고 맑은 시냇물이 흘렀다. 게다가 재규어가 원하면 언제든지 소, 양, 사슴, 토끼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동물원을 관람하는 여행객들은 재규어의 우리를 보고 모두 감탄했다.

 

“와! 정말 완벽한 환경이군! 여기는 그야말로 재규어를 위한 지상낙원이야!”

 

그런데 정작 재규어는 맛있는 먹잇감을 코앞에 두고도 그다지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건장한 육식동물답지 않게 맥없이 보이는 재규어의 모습은 여행객들을 실망시켰다. 온 밀림을 누비고 다닐 만큼 활동적이라는 재규어가 우렁찬 울음소리 한 번 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행객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보통 사람들이 ‘재규어’하면 떠올리는 모습과는 반대로 페루 동물원의 재규어는 축 처진 꼬리를 힘없이 흔들면서 하루 종일 에어컨이 나오는 우리 안에 꼼짝 않고 앉아 있었다. 그나마 하품할 때만 머리를 살짝 들 뿐 축 처진 몸으로 매일같이 먹고 자는 일만 반복했다.

 

“너무 외로워서 그런가봐. 짝을 만나면 좀 좋아지지 않을까?”

 

누군가 힘없는 재규어를 보고 말하자 페루 정부는 콜롬비아 정부를 설득해서 그곳에 사는 암컷 재규어와 짝을 붙여주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재규어에게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던 것이다.

 

하루는 동물 행동 연구가가 재규어를 관찰해보았다. 그는 재규어의 힘없는 모습을 살펴본 뒤 관리인에게 말했다.

 

“이런 환경에서 사는 재규어는 풀이나 뜯어 먹고 관리인이 갖다 주는 먹이를 먹는 일밖에 할 줄 모릅니다. 동물을 잡아먹는 기술을 익히기는커녕 먹잇감 때문에 다른 육식동물과 경쟁할 필요도 없지요. 이렇게 큰 동물원에서 경쟁할 상대가 없다는 사실이 재규어를 무기력하게 만든 원인입니다. 여우 몇 마리라도 데려다놓지 않으면 재규어는 영원히 제 본성을 찾지 못할 것입니다.”

 

관리인은 동물 행동 연구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다른 동물원에서 살고 있는 여우 몇 마리를 재규어의 우리로 데려왔다. 그러자 재규어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졌다. 여태껏 동물원의 최고 자리에 대한 위기감을 느껴본 적이 없던 재규어 앞에 성가신 놈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틈만 나면 자신의 먹이를 탐내는 여우 몇 마리 때문에 재규어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하지만 여우들을 막는 일은 쉽지 않았다.

 

재규어는 매일 높은 곳에 올라가 큰 소리로 울어 자신의 지위를 확인시켰고, 그 소리는 동물원을 들었다 놓았다 할 만큼 기개 있는 울음이었다. 그리고 재규어는 한시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동물원의 녹지 주위를 살폈다. 마침내 우리 안 재규어는 긴장하고 패기 있는 본성을 되찾고 진정한 야생의 재규어로 다시 태어났다.

 

경쟁자가 없으면 활기를 잃고 의기소침해지는 동물처럼 사람도 경쟁자가 없으면 나태하고 무능해지기 쉽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경쟁 업체가 없으면 성장에 대한 의지를 쉽게 상실하고 미래를 보기보다는 현재에 만족하고 안주하려 한다.

 

당신의 경쟁자를 찾으라! 그리고 그를 더불어 살 수 없는 적으로 만들지 말고 당신을 발전시키는 촉매제, 추진기, 고속 기어, 그리고 채찍으로 삼으라!

 

 

허샨 <잘되는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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