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잘 나간다고 자만하지 마라

부산갈매기88 2010. 4. 7. 10:12

옛날 러시아의 작은 마을에 진흙 인형을 만드는 예술가가 살고 있었다. 그가 만든 진흙 인형은 너무 예뻐서 시장 내다 놓으면 금방 팔리곤 했다. 그 덕분에 그는 매우 풍요롭고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예술가에는 아들이 한 명 있었는데, 아들도 손재주가 매우 뛰어났다. 그래서 예술가는 아들에게 진흙 인형 만드는 방법을 가르쳤고 훗날 부자는 함께 진흙 인형을 만들었다. 아들의 손재주는 아버지보다 뛰어났고 인형을 만드는 속도도 빨랐다. 게다가 아들은 젊고, 성격도 세심했기 때문에 얼마 후 그의 실력은 아버지를 능가했다.

 

아들이 초기에 만든 인형은 아버지가 만든 것과 같은 가격에 팔렸다. 그 후 아버지의 호된 꾸지람 속엣 아들은 더욱 열심히 인형을 만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들이 만든 인형이 아버지의 것보다 높은 가격을 받게 되었다. 아버지가 만든 인형은 매일 두 포대가 팔렸지만, 아들이 만든 인형은 세 포대씩 팔렸다. 하지만 아버지는 계속해서 아들을 꾸짖었다. 아버지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고쳐지지 않는 한 가지 결점 때문에 아들을 나무랐는데, 그 결점이 아버지에게는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거슬렸던 것이다.

 

아들은 전보다 심혈을 기울여 진흙 인형을 만들었고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들의 인형 만드는 기술은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아버지가 만든 인형은 예나 지금이나 가격도 변함없고, 파는 양도 같았지만, 아들이 만든 인형은 가격도 올랐을 뿐만 아니라 파는 양도 매일 달랐다. 네 포대를 파는 날도 있었고, 다섯 포대, 여섯 포대, 심지어 열 포대를 파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불만족스러웠다. 아버지는 아들이 만든 인형의 어깨가 짝짝이라든지, 왼손이 약간 더 크다든지 하는 등의 아주 사소한 결점까지 지나치지 않고 잡아냈다.

어느 날 참다못한 아들이 아버지를 향해 소리쳤다.

 

“아버지는 왜 제게 그렇게 불만이 많으세요? 솔직히 제가 보기엔 아버지가 만든 인형도 그렇게 완벽하진 않다구요! 따지고 들면 지적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란 말예요.”

아버지는 아들의 말을 듣고 매우 실망했다.

 

“너한테 그런 말을 들으니 정말 속상하구나. 아들아, 난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다 안다. 그리고 이제부터 네가 인형들을 영원히 그 가격에, 열 포대밖에 팔 수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 아들을 바라보며 아버지가 말했다.

“손으로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는 자기 솜씨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순간 더 이상 발전할 수 없게 된단다. 즉, 성장이 멈춘다는 뜻이지. 자만은 예술가의 기술을 굳어버리게 만들거든. 나도 내 작품에 대해서 기고만장할 때가 있었지. 세상 어떤 진흙 인형을 가져와도 내 작품을 따라 올 수 없다고 자만했어, 그랬더니 그날부터 지금까지 내가 만든 인형은 언제나 매일 두 포대씩 같은 가격으로만 팔리더구나.”

 

고개 숙인 벼의 겸손과 질긴 소가죽 같은 강인한 의지, 그리고 불꽃같은 열정을 갖춘 자만이 후세에 길이 빛날 참된 업적을 쌓을 수 있다. 겸손을 사람을 발전시키고 자만은 사람을 도태시킨다. 섣불리 자만하지 마라. 자만하는 순간 당신의 발걸음은 그 자리에 멈추고 말 것이다.

 

 

허샨 <잘되는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