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남처럼 해서는 별수 없다(?)

부산갈매기88 2010. 4. 6. 07:50

역사적으로 역발상의 원조는 알렉산더 대왕이다.

알렉산더 대왕이 프리기아를 지나게 되었다. 그곳 신전에는 매듭으로 기둥에 매어놓은 마차가 한 대 있었다. 그 매듭을 푸는 자가 동방의 왕이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매듭이었다. 고르디아스 왕이 매어 놓은 것이어서 고르디아스의 매듭으로 불렸다. 그 이야기를 들은 대왕은 칼을 뽑아 단칼에 매듭을 잘라버렸다. 그리고는 예언대로 동방의 왕이 되었다.

 

알렉산더가 페르시아 원정에 나섰을 때였다. 페르시아 해군은 강했고, 알렉산더 군대는 해상 운송로를 확보하지 못해 곤란을 겪고 있었다. 알렉산더는 일전을 벌이는 대신 페르시아 군에 대한 정보 분석에 나섰다.

 

거기에서 찾아낸 것이 식수 문제였다. 군대가 해상에 주둔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식수가 필요한데 페르시아 군은 며칠 분씩 식수를 반입하는 형식이었다. 알렉산더는 식수원을 공격하여 하나씩 지배권을 확보했다. 그러자 페르시아 군대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강한 페르시아 군을 상대로 정면으로 싸워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알렉산더는 고성을 허물어 그 잔해를 가지고 바다를 메워 육지의 섬을 연결했다. 해전을 지상전으로 바꾸자 페르시아 군은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해전을 지상전으로 전환시킨 역발상, 그것이 알렉산더의 진면목이었다.

또 다른 역발상으로 중국의 예를 보자.

춘추전국시대에 임공이 살던 시대는 전쟁이 그칠 날이 없었다. 사람들은 전 재산을 털어 금과 귀금속을 사들였다. 그러나 임공은 귀금속 대신 곡물을 사들였다. 전쟁이 길어지자 백성들은 식량이 떨어져 갔다. 백성들은 장롱 속의 금을 꺼내어 곡물을 구입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곡물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임공은 큰 부자가 되었다.

 

나중에 한 나라를 세운 유방이 그 소식을 듣고 임공을 불러 비결을 물었다.

“그렇게 많은 돈을 번 비결이 무엇인가?”

“저는 정세를 잘 판단하여 미래에 가격이 오를 물건을 사서 올랐을 때 팔았을 뿐입니다.”

 

귀가 솔깃해진 유방이 다시 물었다.

“그럼 정세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누구나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저는 다른 사람들과 반대로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을 역발상이라고 합니다.”

 

역발상이라는 말에 더욱 입맛이 돈 유방, 역발상의 사례를 하나만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 여기에 임공이 말했다.

 

“남월의 오랑캐들은 신발도 신지 않을 정도로 미개한 민족들입니다. 그들 모두에게 신발을 신도록 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신발을 팔겠다고 했더니 주위 사람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말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자신을 얻었습니다. 사람들이 안 된다고 하는 일은 반대로 하면 오히려 쉬우니까요.”

 

“어떻게 말인가?”

 

유방이 잔뜩 호기심을 가지고 되물었다.

“먼저 마을마다 아름다운 여인을 골라 그 여자에게 꽃무늬 신발과 돈을 주고서 신발을 신고 마을을 돌아다니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그것을 본 다른 여자들도 예쁘게 보이려고 다투어 신발을 샀고 마침내는 남자들까지 신발을 신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청개구리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요즘은 남과 반대로 어깃장을 놓은 청개구리가 오히려 각광을 받고 있다. 오늘도 역발상으로 난국을 타개하는 멋지고 복된 하루가 되기를 기원한다. 남들처럼 해서는 남밖에 되지 않는다.

 

 

 

이영직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