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조지부러져?

부산갈매기88 2010. 5. 12. 07:54

경상도 산골 마을에 세 명의 딸을 가진 농부가 살았다.

장녀와 차녀는 부산과 대구에 사는 사위를 얻었으나, 막내는 연애를 잘하여 미국인과 결혼하여 미국에 살고 있었다.

 

막내가 결혼한 지 1년도 되지 않아서 아버지의 회갑연이 열리게 되었다. 그래서 부산, 대구 사위 내외는 참석하게 되었으나 미국의 막내 사위 내외는 출발 전날 사위의 지독한 독감으로 회갑연에 참석할 수 없게 되었다.

 

이때가 1960년 대 후반이라 오늘날처럼 전화 사정이나 휴대폰 등이 펑펑 터지는 시절이 아니었다. 그 당시 시골 마을에는 이장댁이나 면장댁, 아니면 좀 방구깨나 뀌는 집에만 전화가 있어서 동네에 국제전화나 시외전화가 오면 이장이 받아서 당사자에게 연락해 주는 경우가 많았다.

 

아버지 회갑연에 참석을 못하게 된 막내딸이 미국에서 고향 마을 이장댁에 전화를 걸었다.

 

막내딸: 이장님, 안녕하십니꺼? 미국에 있는 누구집 딸 아무개입니다.

이장: 그래, 잘 지내고 있는겨?

 

막내딸: 네, 그런데요.... 저희 내외가 아버님 회갑연에 꼭 참석하려고 했는데요, 제 남편 조지가 갑자가 아파서 못 가게 되었다고 꼭 전해 주이소.

이장: 뭐? 전화감이 안 좋네. 잘 안 들리니까 크게 정확히 얘기해 봐라.

 

막내딸: 제 남편 조지 브라운이 아파서요.

이장: 뭐라고? 느그 남편 조지부러졌다고?

 

막내딸: 그게 아니구요...... 남편 조지가 아파서요. 나으면 한국으로 가서 아버님 뵙겠다고 꼭 좀 전해 주세요.

이장: 잘 안 들리는데...... 조지 부러져서 아프다고?

 

막내딸: 남편이 아프다꼬예.

이장: 응, 그래. 좌우간 네 남편 조지 부러져서 아파서 못 나온단 말이지? 그렇게 전해 주겠다. 알았제?

 

밤중에 미국에서 전화를 받은 이장이 친구인 그 아버지께 전화 내용을 전한다.

 

이장: 어제 저녁 늦게 미국에 사는 자네 막내딸한테서 전화가 왔었는데.... 통화감이 너무 안 좋더군. 내용인즉 자네 사위의 조지 부러져 아파서 회갑연에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낫거든 나온다고 전하라고 하더만.

 

아버지: 허허! 참석 못하는 거야 할 수 없지만, 미제 x도 별것 아니구만. 내 것은 50년 이상을 써도 까딱 없는디, 1년도 안 되어서 부러지니 말이야. 쯔쯧......

'머리식히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 고추에 바람을 넣던데.....  (0) 2010.05.14
지깟게 안 서고 베겨?  (0) 2010.05.13
사업실행의 전과 후(?)  (0) 2010.05.10
어느 학교의 시험 답안  (0) 2010.05.07
척척 웨이터의 비밀(?)  (0) 2010.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