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색골계

부산갈매기88 2010. 6. 17. 08:42

한 농장에 색골계가 있었다.

이 수탉은 암탉이란 암탉은 다 건드리고, 심지어 개, 소, 돼지도 안 당한 동물이 없을 정도로 아주 난봉꾼이었다. 그래서 모든 동물들이 경탄을 했고, 농장 주인도 혀를 내둘렀다.

 

이제는 이웃 농장까지 원정을 가서 위력(?)을 과시하고, 새벽에 이슬을 맞고 초췌한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농장 주인은 걱정이 되어서 말했다.

“색골계야, 너무 밝히면 건강이 망가진단다. 그러다가 제 명에 못살까 심히 걱정되구나. 젊은 시절에 정력을 아껴 두어야지. 그러다가 내 짝 난다! 이놈아!”

 

그러나 색골계는 주인에게 거만스럽게 말했다.

“아저씨, 괜찮아요. 제 방식대로 살겠어요.”

 

그러던 어느 날 농장 뒤뜰에 색골계가 쓰려져 있었다. 숨은 쉬지만 눈을 감은 채 쭉 뻗어서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았다. 농장 주인은 놀라서 달려가 외쳤다.

 

“아이구, 색골계야,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구나. 내 말을 안 듣더니 이게 웬일이냐!”

 

그러나 색골계는 누운 채로 주인에게 말했다.

“쉿! 저리 가세요. 지금 독수리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