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의 우유곽이 나오기 전에는 대부분의 음료수 병이 둥그런 원기둥 모양이었다. 사각 우유곽의 경우 재질이 종이로 되어 있고, 여는 방식이 독특해 어쩔 수 없이 사각기둥의 형태를 취했다고 본다. 하지만 나머지 음료수를 담은 용기는 대부분 원기둥 모양이다.
왜 음료수 회사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원기둥 모양의 용기를 애용하는 걸까?
음료수 회사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음료수를 만드는 비용뿐만 아니라 용기를 만드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최대한 원가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같은 음료수를 담는다고 할 때 가장 용기의 겉넓이가 작게 드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라 할 수 있다. 과연 어떤 모양의 용기가 여기에 해당할까?
용기의 겉넓이는 용기 둘레의 길이에 비례한다. 따라서 용기 둘레의 길이를 비교하면 어떤 모양이 더 많이 차지하는지 알 수 있다. 똑같은 100cm²의 음료수를 담는다고 했을 때 정삼각형의 둘레의 길이는 45.6Ccm, 정사각형의 둘레의 길이는 40cm, 정육각형의 둘레의 길이는 37.2cm, 원의 둘레의 길이는 35.4cm로 각이 많아지고 원에 가까워질수록 둘레의 길이가 짧아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어떤 다각형도 원 모양보다 둘레의 길이가 짧을 수는 없다.
이런 이유로 음료수 회사들은 원기둥 모양의 음료수 용기를 만든다. 그래야 용기에 드는 비용을 최소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문정 <잡학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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