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마음의 유혹이 있으면 협상은 진다?

부산갈매기88 2010. 7. 14. 09:45

작은 시골의 마을에 가끔 요사스러운 귀신이 나타나면 온 마을이 요란스러워졌다. 하찮은 귀신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입는 정신적 피해는 아주 심했다. 그 마을의 촌장은 주민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자신이 직접 나서서 귀신을 잡겠노라고 다짐했다. 그래서 귀신이 자주 나온다는 들판으로 나갔다. 들판을 돌아다니고 있는 중에 낯선 사람과 마주쳤다.

 

그 낯선 사내가 촌장에게 물었다.

“어디 가시나요?”

“네, 귀신을 잡으러 가지요.”“왜 귀신을 잡으려고요?”“그 귀신이 마을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기 때문에 잡아야 하지요.”

 

그러자 그 사내는 웃으며 말했다.

“제가 바로 그 귀신입니다.”

 

촌장은 그가 귀신이라는 말에 온 힘을 다해 그를 때려 눕혔다. 그리고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꺼내 귀신의 목을 겨누었다.

 

“어차피, 저는 촌장님에게 잡힌 몸이니 천천히 하세요. 그런데, 그 전에 물어 볼 게 하나 있지요.”

“말해 보거라!”

“촌장님은 저를 없애면 무슨 이익이 있나요? 오히려 저를 놓아 주면 더 큰 이익이 생길 텐데.....”

촌장은 귀신의 말에 귀가 솔깃했다. “만일 저를 놔 주시면 매일 아침 촌장님의 머리맡에 10불씩 갖다 드리죠. 그것도 촌장님이 하늘나라에 갈 때까지.”

 

촌장은 귀신의 말을 듣고 금세 생각이 바뀌었다.

 

‘이 녀석을 놔 주고 매일 아침 10불씩 챙기는 것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겠어.’

결국 촌장은 그의 제의를 받아들여 그를 놓아 주었다.

 

다음날 아침 촌장은 머리맡에서 10불의 돈을 세워보고는 아주 만족했다. 매우 훌륭한 인생의 선택이었다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어느 덧 보름이 흘러갔지만, 촌장은 누구에게도 이 비밀을 발설하지 않았다.

 

한 달이 지나가던 어느 날 평소와 다름없이 촌장은 머리맡의 돈을 잡으려고 손을 휘저어 보았지만 손에 잡히는 것이 없었다.

 

‘아니, 이상하다. 오늘은 귀신이 깜빡 잊었나. 설마 내일은 이틀치 돈을 가져다놓겠지.’

 

그러나 다음 날에도 머리맡에는 돈이 없었다. 느낌이 이상했지만 촌장은 하루를 더 기다렸다. 여전히 귀신은 돈을 갖다 놓지 않았다. 촌장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촌장은 귀신을 찾아 나섰다.

 

촌장은 처음 만난 그 들판에서 귀신을 만났다.

“이 사기꾼아, 내가 너를 살려 주었는데 그럴 수가 있어?”

“아니 제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십니까?”

 

“매일 아침 10불씩 나에게 주기로 했잖아! 한 달 동안 잘 하나 싶더니, 이제 와서 왜 입을 싹 닦는겨!”

“촌장님, 처음에는 저도 약속대로 이행하려고 했지만, 나중에는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돈이 너무나 아깝더란 말이지요. 그렇게 불만이 많으시면 다시 한 번 붙어 보시죠!”

 

이미 과거에 그를 때려눕힌 적이 있는지라 촌장은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역전되어 귀신이 촌장의 배에 올라타고 결정타를 날리려 하고 있었다. 그때에 촌장은 물어 보았다.

 

“이봐, 날 죽이기 전에 한 가지만 물어 봄세.”

“뭡니까?”

 

“전에는 분명히 내가 너를 이겼는데.....상황이라고 해봤자 변한 게 없는데 어째서 오늘은 네가 나를 이겼는가?”

“그날 촌장님은 정의를 위해 싸웠지만, 오늘은 돈 때문에 싸우지 않으셨나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촌장님을 쉽게 넘어뜨릴 수가 있었지요.”

 

오늘도 사사로운 개인의 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속한 기업과 사업, 국가와 민족을 위해 참되게 헌신하고 봉사하는 하루가 되기를 기원한다. 돈의 유혹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