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일흔 한 번째의 방분

부산갈매기88 2009. 5. 12. 07:24

하라 가쓰히라(原一平)는 일본의 유명한 보험 판매왕이다. 그는 일본 보험업계에서 입지전의 인물로 그가 처음 보험을 시작하면서 3년 8개월 동안 한 고객을 70번이나 찾아갔던 일화는 전설처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라가 젊은 시절 보험판매를 시작했을 때, 그는 회사로부터 한 남성용품 회사 사장에 대한 정보를 받고는 다음 날 그를 찾아갔다. 사장의 집을 찾아 갔을 때 문을 열어 준 이는 꽤 교양을 갖춘 것처럼 보이는 한 노인이었다. 하라는 그가 사장의 웃어른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라가 신분을 이야기했을 때, 그 노인은 아주 예의 바르게 “사장은 지금 집에 없으니 다음에 다시 오시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라는 사장이 언제 집에 계시느냐고 물으니, 노인은 회사 일이 바빠서 언제 집에 있는지 말할 수가 없다고 했다. 하라는 그 후에 3년 8개월 동안 70번이나 찾아갔으나 그때마다 사장은 집에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다른 고객으로부터 지금까지 자신에게 사장이 안 계시니 다음에 오라고 응대한 그 노인이 바로 자신을 70번이나 허탕치게 한 사장이라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하라는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약이 오르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으며, 철저하게 놀림을 당하는 기분이었다. 그 노인에게 낭비한 시간을 생각하면 화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하라는 노인에게 단단히 복수를 해 주리라 마음먹고 그 노인을 찾아갔다. 그 날은 웬일인지 노인이 집앞에 나와 청소를 하고 있었다. 울분을 삭이기 위해 하라는 담배 한 대를 피워 물자 마음속의 응어리가 다소 풀어지는 것 같았다. 노인은 여전히 입을 다문 채 청소에 여념이 없었다. 하라가 두 번째 담배에 불을 붙였을 때, 노인은 청소를 마치고 청소도구를 챙기고 있었다.

 

하라는 담뱃불을 끄고 심호흡을 두 번 하고 노인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저는 메이지 보험의 하라 가쓰히라입니다. 사장님께서 지금 댁에 계신가요?”

“이걸 어쩌나, 방금 전에 나갔다오.”

 

“나이도 지긋하신 분이 얼굴빛 하나 변화지 않고 이렇게 거짓말을 하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노인장께서 바로 사장님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보험에 가입할 의향이 없으시다면 떳떳이 밝히고 거절을 하실 일이지 왜 사람을 놀리십니까? 제 인내심을 시험하시는 건가요?”

 

“당신이 처음 왔을 때부터 보험 가입을 원유하기 위해 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오.”

 

“제가 찾는 사장님이 노인장처럼 살날이 얼마 남지도 않은 줄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지난 삼 년 팔 개월 동안 귀중한 시간을 내서 찾아오지 않았을 겁니다. 이렇게 쇠약한 고객을 보험에 가입시켰다면 저희 보험회사는 진즉에 파산했을 겁니다.”

 

“뭐라고? 지금 날 무시하는 건가? 설마 내가 보험에 가입할 만한 자격조차 없다는 거야? 지금 당장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세, 내가 보험 가입요건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지.”

하라는 자신의 말이 고집불통 노인의 오기를 발동시켰다는 것을 알고 마음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자신의 영업능력을 발휘해 쐐기를 박는 말을 던졌다.

 

“흥! 사장님 한 명을 가입시키자고 제 귀중한 시간을 또다시 허비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사장님 가족과 회사 직원들이 모두 가입한다면 한 번 생각해보죠!”

 

“좋아, 그런다고 못할 줄 아나? 내일 당장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찾아가겠네!”

 

누군가 설득하려면 그가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다양한 작전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여러 번 시도해도 거절당했다면 반드시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새론북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지혜 이야기>에서

'비즈니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대한 결단: 파이컴 이억기 부회장  (0) 2009.05.18
경영은 예술이다  (0) 2009.05.15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라  (0) 2009.05.08
어제의 시간표는 찢어버려라  (0) 2009.05.07
세계 최초 주식회사의 유래  (0) 2009.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