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O-157

부산갈매기88 2009. 5. 13. 08:14

식중독이라면 으레 O-157을 떠올릴 정도로 O-157은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그런데 이 O-157의 정식명칭은 바로 ‘베로 독소 생산성 대장균’ 또는 “장관출혈성 대장균 O-157: H7'이다.

 

일본에서 1996년 오카야마에서 발생한 학교 급식 식중독 사고가 계기가 되어 널리 알려졌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1996년 O-157 발생건수는 총 87건, 사망자수는 8명, 환자 수는 1만 명을 넘어서 일본열도 전체가 O-157 공포에 떨어야 했다.

 

O-157은 베로 독소라고 하는 아주 강력한 독소를 생산한다. 베로 독소가 몸속에 들어오면 대장 점막으로 흡수되어 점막 세포 속의 리보솜(세포질 속에서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공장 역할)을 파괴하고, 단백질 합성을 방해해 세포를 죽게 만든다. 이로 인해 감염자는 장에서 출혈이 일어나고 혈변과 복통을 일으킨다. 또한 혈액 속에 들어간 베로 독소는 적혈구를 파괴하고, 신장의 세뇨관 세포를 파괴해 ‘용혈성 요독 증후군’을 일으킨다.

 

보통 뇌의 모세혈관에 있는 혈액 뇌관문은 독성이 있는 물질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베로 독소는 혈액 뇌관문을 통과한다. 때문에 증상이 진전되면 경련과 의식장애와 같은 뇌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O-157은 1982년 미국에서 발생한 햄버거로 인한 식중독 사건 때 원인 균으로 처음 지목되었다. 2000년에는 7만 3000명이 감염되어 61명이 생명을 잃었다. 소비자 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1년 미국 농무부가 쇠고기 분쇄육에 대한 방사선 쬐기(살균목적)을 허용한 것도 이 세균 때문이다.

 

O-157의 감염의 원인이 되는 식품으로는 햄버거, 소의 간 회, 로스트 비프 등 소고기 제품과 샐러드, 떡잎 무순 등의 생야채 등이다.

 

O-157은 감염력이 아주 높다. 일반적인 식중독균의 경우 증상을 일으키는데 100만 개 이상의 세균이 필요하지만, O-157의 경우 불과 100개 정도의 균으로도 식중독을 일으키며, 2차 감염도 쉽게 일어난다. 저온에도 강해 냉동고 속에서도 생존하며, 산에도 내성이 있어 위액 속에서도 살아남는다.

 

국내에서는 2000년 첫 환자가 나온 이래 3명이 숨졌다. 한국인은 O-157에 강하다고 알려졌는데, 이것은 김치, 고주, 마늘 등 매운 음식에 든 항균 성분이 살균 작용을 한 덕분이라는 가설이 있다.

 

O-157은 대장균의 일종으로 열에 약하기 때문에 75℃ 온도에서 1분 정도 가열하면 균이 죽는다. 따라서 O-157에 의한 식중독 예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식품을 속까지 잘 익혀 먹는 것이다.

 

 

다나까 마찌 <약이 되는 독, 독이 되는 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