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강소기업(强小企業)

부산갈매기88 2009. 7. 1. 09:39

인간과 마찬가지로 기업은 장수하기를 원하지만 인간에 비해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수명이 짧다. 이러한 원리는 기업에 있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매킨지 보고서에 의하면 1935년 기업의 수명은 90년이던 것이 1975년에는 30년, 2005년에는 15년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바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도 일본에는 비록 대다수가 중소기업이긴 하지만, 200년 이상 된 기업이 3,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이처럼 오랫동안 살아남은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초일류 기업이 즐비한 미국에도 이러한 장수 기업은 14개뿐이며, 중국은 9개에 불과하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엔 불행히도 하나도 없다.

 

그런데 일본의 장수 기업 중에서도 가장 역사가 긴 회사는 백제인이 세웠다는 곤고구미(金剛組)다. 서기 578년에 창업된 이 기업은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중소 건설회사다.

 

일본 장수 기업들이 가진 성공 DNA로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그 중 공통적인 핵심 요인은 본업에 충실하면서 후계자를 키워 기술을 잘 전수해 나가는 인재경영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천연자원이 거의 없고 고급 인적 자원만이 유일한 무기랄 수 있는 우리나라의 중소·벤처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언제부턴가 언론에 ‘강소국’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강소국은 말 그대로 작지만 강한 나라를 뜻한다. 스웨덴, 필란드, 덴마크, 스위스 같은 강소국들은 대부분 북구 유럽에 위치하고 있으며 국토의 면적이나 인구에 비해 막강한 기술력을 앞세워 강대국 틈에서도 최고의 국가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비슷한 의미로 일본의 고도(古都)인 교토에는 세계적 게임회사인 닌텐도, 평사원이 노벨상을 수상해 유명한 시마즈 제작소, 세계 종합전자 제품을 석권하고 있는 교세라, 세계 휴대폰 업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무라다 제작소 같은 ‘강소기업’이 모여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역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중소기업을 말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서 강소국이라는 개념에 근접할만한 수준의 강소기업을 찾기는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수많은 중소기업은 있으되 이 가운데 강소기업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국내의 중소기업들도 가격경쟁력이 아니라 기술과 품질로 승부하는 추세가 굳어지면서 중소기업 CEO들이 기술 개발이나 새로운 제품 전략을 추구하여 혁신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이 모든 것이 사람에 의한 것이요, 우수한 인재 없이는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과 비교해 직원에 대한 교육투자가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더구나 중소기업에서는 어느 회사를 막론하고 쓸 만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 또한 어렵게 뽑더라도 동기부여가 쉽지 않을뿐더러 사소한 이유만 생기면 금방 자리를 옮겨버린다. 그렇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누구의 잘못이라고 탓할 수가 없다. 그게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환경이요, 해결해야 할 숙명이고 과제다.

 

따라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먼저 중소기업 CEO들의 인재에 대한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좋은 사람을 뽑아 핵심인재로 키우기 위해서는 CEO가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적합한 인재를 찾아 직접 키워야 하며, 그리고 중소기업의 경영자는 늘 우수한 새로운 손님을 적절한 때에 태우고 적합하지 못한 사람들이 큰 소리나 불만 없이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버스 기사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강소기업(强小企業)의 조건이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이다.

국민소득 2만 달러의 언저리에 서 있는 한국호가 계속 제자리 뛰기만을 하거나 선진국 주위에서 서성일 수는 없다. 이러한 과정에서 대기업의 역할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소·벤처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중소·벤처 기업이 우수인재를 확보하고 적극 활용함으로써 어려움을 딛고 성큼 한 걸음 도약하여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우뚝 서야만 한다.

 

 

가재산

(주)조인스H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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