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람이 진짜 부자

부산갈매기88 2009. 8. 31. 10:45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자기의 부를 나눠야 한다.” <H. 베르그송>

 

어떤 마을에 큰 부자가 살고 있었다. 그 부자는 태어날 때부터 부자였다. 그의 아버지가 부자였고, 또 그 아버지의 아버지가 부자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그 부자는 한 번도 부자가 아닐 때가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그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주어 그는 또 부자가 되었다.

 

당연히 그 부자는 가난한 사람들은 물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 필요도 없었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부자 집 근처에 아주 가난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가난한 사람은 매일 끼니를 챙기는 것마저도 힘겨운 일이었다. 그러나 부자가 보기에는 가난한 사람은 돈을 모으는데 관심이 없어 보이고 부지런하지도 않게 보였다. 부자는 가난한 삶을 비웃었다.

 

“대체 가진 것도 없고 하루 먹고 살 일도 빠듯한 주제에 뭐가 그렇게 즐거워 매일 저렇게 웃는 거야? 그리고 자기도 배부르게 먹지 못하면서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꼴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군.”

 

창고에 가득 쌀을 쌓아놓고 사는 자신과 같은 부자도 누군가에게 그것을 나눠준 일이 없는데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 남들에게 음식을 퍼주는 걸 부자가 이해할 리 없었다. 아니 너무나도 어리석게만 보였다.

 

부자의 낙은 날마다 창고에 가득 쌓인 곡식을 세어보는 일이었다. 그 시간이 부자는 제일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그의 아들이 물었다.

“아버지, 우리는 부자가 맞죠?”

“그럼. 우리 동네에서 제일 부자지, 그런데 갑자기 그런 왜 묻는 것이니?”

 

“제 생각에는 우리 옆집이 더 부자인 것 같아요.”

“아니, 그게 무슨 엉뚱한 소리냐? 넌 그 집이 다 무너져 가는 것도 보이지 않느냐?”

“그래도 그 집 아이는 자기 집은 늘 천국처럼 좋은 일만 있다고 하던데요.”

 

부자는 말문이 막혀서 아들을 붙잡고 이야기했다.

“그 애 옷을 한 번 봤니? 기운 옷만 입고 다니지 않더냐.”“그건 그런데요. 그래서 이상해서 제가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그 아이가 자랑스럽게 대답했어오. 얼마의 정성이 담긴 옷이니까 너무나 소중하고 자랑스럽대요.”

 

“그럼 우리 집 창고를 한 번 보아라. 얼마나 귀중한 것이 많은지. 그런데 옆집은 그나마 있는 것들도 남한테 다 줘버리고 끼니도 제대로 먹지 못하지 않느냐?”

 

“제 말이 바로 그 말이에요. 우리 집은 모든 것이 남아돌아도 나눠 줄 것이 없는데 그 집은 아무 것도 없어도 남들에게 나눠주니 말이에요. 그러니까 우리 집이 진짜 부자인지 의심스러워요. 선생님이 그러셨거든요. 남들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부자라고.”

 

*배려와 나눔은 궁극적으로 자신을 위한 일이다. 성공하는 삶의 대부분은 타인을 배려함으로써 생겨나는 좋은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보잘 것 없어 보여도 훗날 어떤 모습으로 그와 다시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타인과의 만남과 관계를 잘 이어나가는 사람의 인생은 아름답고 행복하다.

 

김종웅 <행복은 물 한 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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