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계 경제질서는 미국과 구 소련 진영으로 구분되었던 양극 냉전체제와 냉전체제 종식 후 미국이 주도했던 체제를 지나 크게 3개의 축으로 세력이 재편되는 ‘경제 3극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그럼 이들 3개의 축이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제 1의 축은 근대사를 주도해 온 유럽으로 대표되는 서구세계를 말한다. 로마제국으로부터 시작된 서구문화는 종교개혁과 문예부흥을 통해서 성장했으며, 계몽사상과 과학의 발달을 통해 선진문명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앞선 문물로 식민지 경영의 팽창주의를 경험한 서구사회는 우월한 경제력을 앞세워 여전히 세계 무대의 주체로서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제 1의 축이 쥐고 있던 힘이 균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예일대 교수이자 세계적인 역사학자인 폴 케네디 교수 역시 1987년 그의 저서 <강대국의 흥망>을 통해 이러한 견해를 밝힌 적이 있다. 즉 지구촌 권력이 미국 주도의 일방주의에서 중국, EU, 러시아, 일본 등으로 분산되는 다극체제로 바뀔 것이라 전망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전망은 다소 수정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EU를 미국과 분리된 독립개체로 바라본 점이다. 이러한 그의 시각은 9.11사태가 일어나기 전의 세계, 다시 말해 역사적으로 잠복해 있던 종교적 갈등이 국제 관계에서 노출되기 전의 힘의 변수를 오로지 군사와 경제적 요소로만 보았다는 한계가 있다.
제 2의 축은 오스만투르크제국 패망 이후 서구체계에 주도권을 빼앗긴 아랍지역을 주축으로 한 이슬람세계를 말한다. 더불어 한 때 제국주의의 식민지였던 나이지리아 같은 아프리카 회교국가들과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같은 아시아 회교국가들도 제2의 축에 속한다. 특히 여기에는 안보적으로 서구세계를 끊임없이 위협하는 세력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안보적 문제가 미국을 비롯한 서구세계의 경제질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제 3의 축은 앞에서 언급한 제 1,2의 축에 속하지 않는 국가집합을 말한다. 흥미로운 것은 제 1,2의 축이 종교를 통해서 동질성을 느껴는 반면, 제 3의 축은 오로지 경제논리만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제 3의 축은 경제적으로 결코 통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들은 경제적 실리를 위해서라면 어떤 동맹도 마다하지 않는 이해타산적인 집단으로,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제 1의 축과 제 3의 축을 이끌려는 러시아와의 새로운 충돌이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의 움직임이 새로운 국제 역학구도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데, 이들 두 나라는 양극시대의 쌍두마차였던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국제정치, 경제적 관점에서 저울질하고 있다.
조명진 <세계 부와 경제를 지배하는 3개의 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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