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공짜 좋아하지 않는 사람 누구랴!?

부산갈매기88 2009. 11. 3. 10:12

거상이 되려면 무엇보다 고객의 심리를 꿰뚫어볼 줄 알아야 한다. 자기 이익을 챙기는 것은 물론 고도의 경영철학과 최상의 서비스로 고객들을 감동시킬 줄 아는 것이 진정한 거상이다.

 

홀리데이 인의 창업자 케몬스 윌슨은 이렇게 말했다.

 

“고객들의 심리는 모두 똑같습니다. 자신들이 큰맘 먹고 돈을 쓰면 여러 가지 서비스들이 제공되기를 바라는 게 고객의 마음입니다. 예를 들어 호텔의 하루 숙박비가 얼마라고 정해져 있으면 그 비용만 받아야지 여타 시시콜콜한 비용 때문에 고객과 실랑이를 벌여서는 안 됩니다. 그래야만 고객들이 특별 서비스를 공짜로 즐긴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니까요. 만약 그들에게 어린아이 숙박비를 별도로 내도록 한다거나 수영장 사용시 별도의 비용을 요구한다면 바가지를 씌운다며 불쾌해할 겁니다.”

 

윌슨이 이토록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고객들의 심리를 세심하게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 여행을 자주 다녔던 데 이유가 있다.

 

예컨대 윌슨은 호텔 개업 당시 아이를 동반한 부모에게 별도의 비용을 청구하지 말 것을 못박아두었다. 이러한 파격적인 서비스도 언젠가 그가 워싱턴을 여행할 때 겪었던 경험에서 착안한 것이다.

 

당시 그는 가족과 함께 여행하기 위해 구식 캠핑카를 빌리기로 했다. 그런데 캠핑카 렌트사에서 아이들 수만큼 숙박비를 추가로 청구했다. 게다가 아동을 침대로 사용하려면 따로 침대 렌트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평소 검소함이 몸에 배어 있던 윌슨의 어머니가 어이없다는 듯 따졌다.

“이건 불합리해요. 우리는 방 하나를 통째로 빌렸잖아요. 우리만 괜찮으시면 방에 몇 명이 같이 묵든 상관없는 거 아닌가요?”

 

그러자 렌트사 사장이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 부인,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아이용 침대를 만드는 데도 돈이 들고, 그게 망가져서 다시 사게 되면 또 돈이 들잖아요. 사용료를 받지 않으면 이런 비용은 누가 부담하죠?”

 

옆에서 듣고 있던 윌슨의 아내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럼 우리가 사는 침대에 아이를 재우겠어요. 작은 침대는 필요 없어요. 그래도 돈을 내야 하나요?”

 

그러자 사장의 대답은 더욱 가관이었다.

“당신과 아이가 함께 침대를 사용하면 한 사람이 잘 때보다 침대시트가 더 많이 더러워질 거예요. 그러면 세탁비가 더 많이 든다는 것도 감안해주셔야죠.”

 

난감한 경험을 겪은 윌슨은 자신이 경영하는 호텔에서는 보다 많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리라고 결심했다. 이에 각 방마다 TV와 전화를 설치하고 호텔마다 수영장을 만들었다. 게다가 그의 호텔에는 고객이 데리고 온 애견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견하우스도 마련되어 있었다. 심지어 고객의 몸이 불편하면 호텔 측에서 특별초빙한 의사가 와서 진료를 해주었다. 물론 진료비는 무료였고 환자가 약값만 치르면 되었다.

 

그는 고객의 입장에서 필요한 서비스라면 뭐든지 제공했고, 모든 서비스는 ‘공짜’라는 명목으로 제공되었다. 그러나 사실은 숙박비에 모든 비용이 포함되어 있있다.

 

사람들은 윌슨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얻었다고 극찬한다. 하지만 그가 정작 똑똑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어수룩한 척하는 현명한 전략에 있었다.

 

 

정판교 <거상의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