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지긋한 농부가 나귀를 한 마리 길렀는데, 늘 이 나귀를 이용해서 맷돌로 보리를 갈았다. 농부는 나귀가 게으름을 피우지 못하도록 목에 방울을 달았다. 그래서 나귀가 보리를 갈려고 움직이면 “땡!땡!땡!”하는 소리가 났다.
맑은 방울소리는 농부가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고, 나귀가 게으름을 피울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영리한 사람이 농가를 지나다가 농부의 나귀가 특이하게도 목에 큰 방울을 매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호기심이 생겨서 농부에게 물었다. 농부는 자신의 속셈을 그에게 말해주었다. 그는 말을 마친 다음 아주 득의양양하게 물었다.
“어떻습니까? 내 방법이 괜찮소?”
뜻밖에 머리가 영리한 사람은 별로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에이, 그건 아니죠. 나귀가 가만히 서서 머리만 흔들어도 일할 때처럼 방울소리가 날게 아닙니까? 그렇게 게으름을 피울 수도 있잖아요?”
농부는 영리한 친구의 말을 듣고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과연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군요. 하지만, 다행히도 나귀는 당신이 아니라서 이렇게 교묘한 방법을 알지 못한답니다.”
*인간의 잔머리가 이 세상을 더 어지럽게 만든다.
좀더 있는 그대로를 보면서 단순하게 살아가는 하루가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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