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두 젊은이가 평생을 열심히 일한 끝에 마침내 큰 돈을 모았다. 그들은 처음 상경했을 때, 나중에 나이가 들면 고향으로 돌아가 노년을 편안하게 보내기로 결심했었다. 이제 그 결심을 실행할 때었다.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오솔길에서 흰옷을 입은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손에 징을 들고 그곳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노인에게 물었다.
“어르신, 여기서 뭘 하고 계시나요?”
“나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삶의 마지막 순간에 징을 쳐주는 사람이네. 자네들은 수명이 3일밖에 남지 않았네. 셋째 날 황혼 무렵 내가 징을 들고 집 밖에서 징을 치겠네. 만약 징소리를 들게 된다면 자네들의 생은 끝나는 걸세.”
말이 끝나자 노인은 사라졌다. 두 사람은 눈이 캄캄했다. 그동안 숱한 고생 끝에 겨우 큰돈을 벌었고, 이제야 고향에서 남은 여생을 편하게 보내려고 했는데, 수명이 3일밖에 안 남았다니.....
두 사람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첫 번째 사람은 매일 돈을 세며 걱정에 잠겼다. 의기소침해진 그는 마침내 마시지도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얼굴은 죽은 사람처럼 창백해서 노인이 징을 치러 온다는 사실만을 생각했다. 그는 초조하게 그날만을 기다렸다.
셋째 날 황혼이 되었을 때 그는 이미 바람 빠진 고무공 같았다. 마침내 그 날짜가 되자 노인이 와서 징을 쳤다. 그는 징소리를 듣자마자 쓰러져서 죽었다. 그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줄곧 이 소리만을 초조하게 기다리다 죽은 것이다.
다른 한 사람은 반대로 이렇게 생각했다.
‘이렇게 안타까울수가! 이렇게 많은 돈을 벌었는데 3일밖에 못 살다니! 내가 젊었을 때 집을 떠나서 고향에 아무 것도 해 준게 없으니, 이제 이 돈을 고향을 위해 써야겠다!’
그래서 그는 어려운 고향 사람들을 도와주었으며, 길도 내고 다리도 놓았다. 이 일을 하는 데만도 너무나 바빠서 3일 후 듣게 될 징소리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말았다.
드디어 3일째가 되고 그제야 그는 재산을 전부 다 쓸 수가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사물놀이패와 공연패 등을 그의 집 앞으로 불러 잔치를 벌였다. 폭죽을 터뜨리고 풍악을 울려대며 집안이 온통 왁자지껄했다.
3일째 황혼 무렵이 되자 노인은 약속대로 그의 집 앞에 나타났다. 노인이 ‘징~징~징~’ 몇 번이나 징을 쳤지만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노인은 다시 힘껏 징을 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노인은 할 수 없이 그냥 가버렸다. 젊은이는 여러 날이 지나서야 노인이 징을 치러 오겠다고 한 말이 생각났다. 그리고 어째서 노인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는지 의아해했다.
<인생에 리허설을 없다>에서
*운명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자신이 만든 운명의 틀에 갇히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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