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사가 오후에 집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 건너편에서 낯설고 거친 음성이 들려왔다.
“당신 아이가 책을 훔치다 걸려서 지금 우리가 데리고 있으니 빨리 오시오!”
순간 어리둥절했으나 그녀는 자신 옆에서 TV를 보고 있는 딸아이를 보고서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어떤 여자아이가 책을 훔치다가 직원에게 들켰는데 집에 알려지는 게 싫어서 아무 전화번호나 말한 게 우연히 그녀의 집이었으리라. 물론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전화를 끊어버리거나 상대를 나무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은 교사였고 그 여자아이가 자신의 학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여자아이가 한 번의 실수로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무서운 순간을 경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냥 전화를 끊을 수가 없었다. 잠시 머뭇거렸지만 그녀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고 서점 주소를 물어 그리로 달려갔다.
생각대로 서점에는 눈물범벅이 된 여자아이가 겁에 질린 채 훌쩍이고 있었고, 어른들이 큰소리로 아이를 혼내고 있었다. 그녀는 곧장 여자아이를 품에 안으면서 옆에 있는 직원에게 “아이한테 겁주지 말고 할 말 있으면 저한테 하세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구시렁대는 서점직원에게 돈을 주고 나서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아이는 눈물과 두려움에 가득한 눈망울로 자신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아이를 데려온 후 아무것도 묻지 않고 잘 타일러 돌려보냈다.
그녀가 아이가 막 나가려는 순간, 우리 집에 좋은 책이 많이 있으니 다음부터 보고 싶은 책이 있거든 언제든지 오라고 신신당부했다. 아직도 무서움이 덜 가신 아이는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빠르게 뛰어나가 버렸고, 그 후로는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어느새 십여 년이 흘러 그녀는 이 일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같은 동네에 살며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 정오 문 밖에서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예쁘장하게 생긴 낯선 여학생이 손에 큰 선물을 든 채 환한 미소를 띠고 서 있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그녀의 물음에 여학생은 감격에 겨워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 여학생의 하는 말을 듣고는 여학생이 수년 전 책을 훔쳤을 때 자신이 도와 준 아이라는 것을 알았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 아이는 대학을 졸업했고 자신이 너무 보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했다.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여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도 그때 아줌마가 왜 나를 구해주었는지 모르지만, 그 뒤로 항상 아줌마를 엄마라고 부르고 싶었어요!”
여학생은 또 “지금 제가 외국회사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는데, 아줌마 딸이 위중한 병에 걸렸다는 말을 들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모든 치료비용은 제가 댈게요. 그리고 제가 이미 좋은 병원에 다 연락해 놓았고 골수이식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도 알아놨으니 분명히 고칠 수 있을 거예요. 싫다고 하지 마세요. 이건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이예요.”라고 말했다.
여학생은 굳어진 표정으로 덧붙였다.
“그때 아줌마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 더 나쁜 길로 빠졌거나 어쩌면 죽었을지도 몰라요.”
내가 정말 힘들 때 나와 함께 울어 줄 사람은 누구이고, 내가 정말 기쁠 때 나를 위해 진정으로 기뻐해 줄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내가 진심으로 아무런 대가없이 헌신적으로 도움을 베풀 때 이런 인맥은 견고해지고 탄탄해진다. 유명 기업가인 요시다의 말처럼 선행을 베풀면 베푼 만큼 돌고 돌아 결국에는 다시 나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다. 말 그대로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뤄무 <나를 바꾸는 7일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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