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사소한 자존심의 말로(?)

부산갈매기88 2010. 6. 8. 18:45

대학 캠퍼스에서 죽고 못 사는 두 연인이 있었다.

하지만 그 둘은 사소한 말다툼 끝에 자존심을 상해서 각자의 길로 갔다.

 

대학을 졸업한 후, 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인생의 방향을 바꾸었다. 각자의 결혼 생혼 생활은 기대한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현실이 고달프면 고달플수록 과거를 돌아보게 되는 법. 그네들은 캠퍼스에서의 달콤했던 시절을 생각하곤 했다.

 

인생은 후회 속에서 사는 법.

이 연인들도 이제는 호호백발이 되었다.

반백이 된 머리로 캠퍼스를 찾은 사내는 우연히 그 옛날 그 연인과 마주쳤다. 여자 또한 흘러가버린 그 옛날의 추억을 더듬어 보고자 그곳을 찾아 온 것이었다.

 

벅차올랐던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며, 남자는 가슴에 묻어 두었던 이야기를 쏟아냈다.

“내가 그날 밤 찾아갔을 때, 왜 자기는 문을 열지 않았어?”

 

여자 또한 오랜 세월 가슴에 간직한 말을 했다.

“나도 그때 문 뒤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지.”

“아니, 날 기다리고 있었다고? 그럼 왜 문을 열지 않고 기다리기만 한 거야?”

 

“나는 네가 열 번 두들기면 그때 열어 주려고 했지. 하지만 당신은 아홉 번만 두드리고 돌아서서 가버렸잖아.”

 

오랜 세월 동안 가슴에 묻어 둔 이야기를 하고 나니 지난 일들이 후회 막급했다.

서로가 원했는데, 왜 그토록 꼭 열 번을 두들겨야만 문을 열려고 했을까?

 

여자는 남자를 시험하고, 자존심을 세워 열 번을 헤아리면서 기다리다 아홉 번을 두들기면 돌아서서 가는 애인을 잡지 못했다는 것에 후회가 되었다. 남자 또한 여자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많이 후회가 되었다.

 

그러면서 여자는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고 자리를 떴다.

 

“사실 그 대문은 잠겨 있지도 않았어. 당신이 열어 보려고 시도도 해 보지 않았던 거야. 나 또한 당신이 아홉 번을 두드릴 때까지 아무 인기척도 안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