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20:10의 법칙

기업이 창업에 성공하여 일단 궤도에 오르게 되면 창업자의 철학은 하나의 불문율로 바뀐다. 그러면 내부적으로 그것을 깨뜨리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된다. 그러나 기업환경은 서서히 변한다. 시간이 지나면 창업 당시와는 전혀 다른 환경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처음 성공의 법칙에 매몰되어 서서히 침몰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비유적으로 등장하는 개구리 이야기가 있다. 개구리를 뜨거운 물속에 넣으면 금방 튀어나오지만 찬물에 넣고 서서히 가열하면 개구리는 서서히 죽어간다. 이는 성공법칙에 매몰되어 외부의 변화에 둔감해지기 쉽다는 점이다.

 

20세기 최고의 경영 컨설턴트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말했다.

“성공의 법칙은 늘 배반한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과거의 문제를 풀기에는 적합했을지 모르지만 변화된 환경에서는 더 이상 적합하지 않으며, 좀 더 큰 문제가 성공하는 순간 그 성공 방정식은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공 방정식은 성공하는 순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앨빈 토플러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실패가 아닌 성공을 더욱 두려워하라.”

 

정상에 선 기업들은 모두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성공한 기업들은 과거의 신화적인 성공 방정식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그의 충고를 들어보자.

 

“위대한 성공은 필연적으로 자만을 낳고, 자만하는 자는 환경변화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기업의 수명도 라이프사이클이 있다. 기업환경이 끊임없이 변하고,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서서히 도태된다. 그래서 지금까지 어느 한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기업이라 하더라도 10년 후에 그 자리가 보장된다는 법은 없다. 아니 정상에 올랐다면 내려가는 것이 다음 순서일 것이다.

 

매년 포천지가 발표하는 500대 기업을 보면 수명이 40년 정도라고 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발표한 것을 보면 일본 1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30년 정도이고, 한국 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23.8년이다. 50년대 주요 기업이었던 삼양사, 럭키화학, 금성방직, 태창 그룹, 삼성 그룹, 삼호 그룹, 개풍 그룹, 동양 그룹, 화신 그룹 등이었다.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은 기업군은 LG와 삼성 정도이다.

 

상공회의소 자료에 의하면 기업은 창업에서 궤도에 오르기까지 10년 동안 평균 순수익률이 5.9%로 높았지만, 20~30년 동안은 3.4%로 떨어졌다. 여기에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지 못하면 서서히 잊혀지는 기업이 되고 만다.

 

1950년대의 주력 산업은 섬유, 시멘트, 제당 등이었다면 1960년대에는 자동차, 1970년에는 정유, 중공업, 전자, 수출 등이 떠오르는 시장이었다. 즉 어느 한 분야만 고집해서는 쇠락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떠오는 시장에 올인하는 전략도 잘못하면 또 다른 쇠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기존 핵심사업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시도했던 다각화, 다변화로 핵심 사업마저 구렁에 빠뜨리고 결국은 기업 간판마저 내린 곳도 많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적절한 변신만이 그 해답이다.

 

그렇다면 적절한 변신은 무엇인가?

정답은 없지만 현재의 핵심 사업과 미래의 성장 사업에 적절히 자금을 배분하는 것이 좋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당하는 있는 구글을 보자.

 

구글은 70:20:10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현재의 핵심 사업에 70, 핵심 사업과 관련된 분야에 20,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 10을 투자한다는 원칙이다. 전혀 새로운, 조금은 엉뚱한 분야에 10을 투자한다는 것은 투자가 실패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맞아떨어질 경우에는 큰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

 

구글의 와이파이나 오프라인 광고 등은 핵심 사업과 전혀 상관없는 실패해도 좋다고 생각했던 10%의 투자에서 나온 히트상품들이다. 이 비율이 정석은 아니겠지만 미래의 성장엔진을 찾기 위해 최소한 일정 비율 이상을 투자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영직 지음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