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쥐는 서로 천적 관계다. 한자리에 풀어놓으면 쥐가 고양이의 먹잇감이 되는 숙명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쥐는 곡식을 훔쳐 먹는 ‘도둑’이고, 고양이는 이 쥐를 잡는 엄정한 ‘관리’로 비유되곤 했다. 그런데 만약 이 고양이와 쥐가 서로 사이좋게 지낸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대학교수들이 올 한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뽑은 ‘묘서동처(猫鼠同處)’는 이 같은 장면을 꼬집은 것이다.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잠을 잔다는 ‘묘서동면(猫鼠同眠)’도 같은 뜻이다. ▷중국 당나라 역사를 기록한 ‘구당서’ 등에 따르면 지방 군인이 집에서 고양이와 쥐가 같은 젖을 빨고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봤고, 그 상관이 고양이와 쥐를 임금에게 바쳤다고 한다. 중앙 관리들은 예사롭지 않은 징조로 보고 “복이 들어올 것”이라며 환호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