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일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잠녀(해녀) 옷 짧아, 알몸으로 만경의 물결 속에 자맥질하네. 요즘 일은 힘들고 어물 잡기 어려운데, 예사로 채찍질하는 관아는 몇 곳인가?’라는 시에서 조정철(趙貞喆)은 제주 유배 때 본 해녀의 처참한 모습을 담았다. ‘위태롭구나, 전복 따는 여인이여. 바다에 나가 맨몸으로 들어가네. 저 괴로운 생애 가련하여서, 어진 사람은 차마 목구멍으로 넘기지 못하네.’ 제주목사였던 이예연(李禮延)은 전복 따는 해녀의 안타까운 모습에 차마 전복을 먹을 수 없음을 시로 표현했다. 두 시에서 해녀가 알몸으로 물질했다고 한 것은 상의를 입지 않았기 때문이다.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1702년)에 물소중이만 입고 물질하는 해녀 모습이 그려져 있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 부모 날 낳을 ..